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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게시판 목록 총 360개의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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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5: [방탈출] 눈을 떠보니... 레스 (298)
  6. 6: ★☆★앵커판 홍보스레★☆★ 레스 (102)
  7. 7: 안녕하세요. 답장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레스 (288)
  8. 8: 소설을 써보자 레스 (238)
  9. 9: 당신은... 레스 (694)
  10. 10: Do you wanna play the game? 레스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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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889: 981) 합창, 수감된, 넥타이를 푼
1
별명 :
★9ESRRBJBN6
작성시간 :
17-05-12 00:41
ID :
anMp860trYClA
본문
베란다에, a는 교복을 입고 서있습니다. 스산한 저녁은 일요일 저녁에 적합합니다. 이틀 이상 학교에 가지 않은 학생에게만 허락되는 안식 섞인 착잡함이 땀으로 흘러내립니다. 나가기조차 버겁습니다. 햇살은 어찌나 무거운지, 모두의 등을 구타해 굽혀버립니다.

노래가 들립니다. a는 듣습니다. 속으로 구절을 낭독해 노래를 이기려듭니다. 새벽 기도를 하는 간절함이 비칩니다. 비록 오로지 홀로 베란다에 있다는 상황은 눈감읍시다.

-아우구스틴, 사랑하는 아우구스틴
-모두 끝났다, 모두 끝나고 말았다

노래는 너무 요란합니다. 가사조차 불분명해 듣기 주체스럽습니다. 소절마다 뼈가 씹히는 합창입니다. a는 귀를 감싸들고 눈을 감습니다. 속으로는 중얼대며.

합창이 끝났습니다.

>>3 a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4 a의 성별은 어떻습니까?
>>6 무엇을 주문하겠습니까? 창밖을 내다봐도, 집을 둘러다봐도, 사람을 불러도 좋습니다.

/3레스까지는 도배로 치지 않습니다. 도배는 꺼리어 주십시오.
/24시간 이상 레스가 달리지 않으면 제가 앵커를 채우고 진행합니다.
/등장인물은 늘어납니다.
/진지하지 않은 앵커도 받아들입니다.
934
별명 :
★9ESRRBJBN6
기능 :
작성일 :
ID :
an4o2aqcI/RCk

>>107 호연과 민기의 등장

설정비화 15. 민기의 비중

바로 설정비화 14의 마지막 줄에서 민기는 빠져있습니다. 혼자 인간관계 고리에서 빠져있어.... 민기가 그 아파트에 원래 살고 있었으며 따라서 노을과 채하의 사정을 알고 있었음이 그나마 마지막 연결고리였는데, 그 직후에 채하가 노을을 데리고 도망쳐, 무엇인가 붕 뜬 채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설기와 연화/월하의 때늦은 합류가 민기의 분량에 있어서는 다행이었죠.

민기가 노을과 채하를 알고 있었음을 설정한 것은, 그 이름들을 가명이 아닌 본명으로 정한 이후, 즉 제1장이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제1장에서 '민기는 옛날 이 아파트에서 살았다'를 말한 게 예기치 못한 복선이 되었죠. 역시 앵커 소설에서는 설정을 모호하게 잡아 어떤 방향으로 가든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설기와 연화/월하는 계획되지 않은 인물들이었습니다. 그건 다시 말해 '민기는 가족을 구한다고 호연과 외부에 나갔지만, 실은 구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죠. 동생은 가출해 행선지조차 모르는 상태였으니까요.

호연의 말마따나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 가족을 구한다는 혜택을 얻은 것'이라면, 민기의 행동을 결정지은 것은? 뭐, 호연이 걱정되었겠죠.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 가능성 없는 구출작전이라도 벌여 가족답게 행동해보고 싶었거나. 작품 전반에서 책임감 없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므로, 위험을 무릅쓴 것에 대해 감사를 받는 것이 귀찮아 미리 '내 가족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다'라 공표했을지도요.

실제 의도는 그가 '자존심의 결여'를 키워드라 삼은 만큼, 자아가 약해 욕심이 없는 편이었다, 였습니다. 원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885) 하지만 위와 같은 해석도 얼마든지 가능하겠죠.

935
별명 :
★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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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anRAfefULmjCA

>>127 노을 등장

설정비화 16. 너 왜 어려졌니+이명

생존자 그룹은 제 능력 부족으로 진부한 모습을 보이었고, 너무들 허무하게 죽어버려 미안합니다.

노을은 즉석으로 추가되었으므로 노을의 예지몽이나 예고하던 흑막의 정체도 그때는 미정이었습니다. 선택지에서 노을의 정체를 골라도 만족할 만한 해답은 내놓지 못했을 테니, 적절히 실속을 챙기신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노을의 초기 설정, 즉 그녀가 등장하던 원래 단편에서의 설정은 이랬습니다.
+배경은 놀이공원에 정착해, 땅을 파 쓸 물건들을 찾는 생존자 그룹의 먼 후손
+바울주의(메시아주의)를 들고온 이방인, 이십대 중반의 여성.
+생존자 그룹에 집단 자살을 설득하다, 구덩이에서 실족한 채(?) 발견

거의 사라졌지요. 호연이 20대 중반이었기에 노을은 열 살이 어려져 중학생이 되었고, 1장 중반에 채하를 구상하고선 놀이공원을 망하게 하려던 목적도 자연스레 없어졌습니다. 그쪽이 더 이야기 상으로 좋았으니까요.

다만 바울주의만은 그대로입니다. 자신도 부끄러워하던 이명이지만 스스로를 '아카바울'이라 불렀죠. 그 흔적이고, 작품 전반에서 크게 의식하고 썼습니다. 채하가 제3장에서 산불을 앞에 두고 기절하기 직전 종말론과 엮은 것 외엔 '아카바울'이란 이름은 전혀 비중이 없었지만, 제가 가장 신경 썼던 해석으로의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하는 소재입니다. 이 해석은 '아카바울'이 재등장할 제3장의 산불 장면에 설명하거나, 아예 설정비화를 모두 풀고 정성들여 자세히 설명하죠. 자신의 글이 말하고자 한 것을 작가가 말하는 건 아무래도 사도지만, 그러는 것이 독자의 해석에 방해가 되진 않을 것 같으니까요.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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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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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5+/cWpJaCiA

>>173 호연, 민기, 노을의 아파트 도착

설정비화 17. 밤은 부드러워

배경이 상시 밤이었으므로 광원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앞서 설정비화 13에서 밤의 쓰임새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작을 적으며 항상 신경썼던 상징 두 가지
+얼굴이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비밀을 가졌다는 은유
+밤을 활용한 비유
+좀비잡이 불, 폭죽, 캠프파이어 등 주요 소재인 불을 강조하는 효과
+그림자를 강조한 복선

그 중 1번과 3번의 예시로 호연과 민기, 노을이 만담하며 이동하는 장면을 들 수 있습니다. 자세히 풀어 설명을 하자니 무슨 서정극을 적는 것 같네요. 1번은 노을이 마음을 숨길 때마다의 버릇이던 머리로 얼굴을 가리던 장면 중 하나이고, 3번은 스노볼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의미 있겠다고만 담담히 말하고 마렵니다.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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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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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5+/cWpJaCiA

>>190 새벽 여명 구출 작전 시작

설정비화 18. 탐욕, 허영심, 자존심, 상상력

호연의 가족을 구출하는 장면입니다. 실상 그들은 이미 아침에 죽었고, 새벽과 여명이 구출됐지만요. 동생이 좀비에 잡힌 것이 새벽과 여명과 대화를 오래간 나눴다는 사실에서, 새벽과 여명이 호연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대신 탔다는 시야도 가능하겠네요.

좀비가 불에 약하다는 설정을 만들고 >>78에서부터 제목의 네 단어를 말한 만큼, >>190에서 노을이 저 넷으로 좀비를 이길 수 있다 말하는 것은 중요한 소재였습니다. 저 중 한 가지씩이 빠진 새벽, 여명, 호연, 민기가 아닌 그것을 모두 가진 노을(노을의 말에 따르자면 모닥불)이 좀비를 이긴다는 것이었지요. 노을은 어느새 흐지부지되었지만 면역자라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153에서 노을이 물리는 선택지가 있거나, 1장 후반( >>266)에서 좀비에게 팔을 잡히고도 감염되지 않은 것이 그 흔적이죠. 물리지 않고 얼마간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됨을 호연은 몰랐지만 민기는 알았으므로, 1장 후반( >>268)에서 민기가 오는 선택지가 나왔다면, 노을에 대한 민기의 적의는 더 강해졌겠지요. 지금처럼 어정쩡한 적대자로는 남지 않았을 겁니다. 더욱이 노을의 면역자 설정도 없는 것처럼 되지 않았겠고요.

>>885에서 저 네 단어가 욕망의 조건이었다는 답을 고려하고 이 이야기를 하나의 우화로 보자면, 노을=폭죽=모닥불=욕망입니다. 나중에 가선 중요도가 덜해졌지만, 노을이 채하임을 기억하면 작 전반을 통틀어 얼마든 쓸 곳 많고, 작품 자체에 의도되어 있는 해석이니 우선은 소개해봅니다.

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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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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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5+/cWpJaCiA

와아. 설정비화라는 게 이리 힘들었나요. 못 하면 아쉬울 만한 작품 관련된 이야기를 간단히 하려 했는데, 이 기세로는 한 달 이상 쓰겠는걸요. 본편이 진해된 게 45일임을 생각하면 그에 달하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계획은 제0장부터 외전까지 차례대로 장면 뒤에 숨겨졌던 이야기를 하고, 이후에 인물 코멘트, 실제로 의도했던 작품 해석, 그리고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가능했을(계획하고 메모해뒀던) 시나리오들을 말하는 것인데, 좀 많이 길어지겠네요. 하지만 다 못 했을 때의 후회가 더 클 줄을 아니 시간을 오래 끌더라도 끝내기는 할 각오입니다. 자신의 작품에 독자보다 더 오래 남는 것만이 작가의 의무겠죠.

작품은 모를까, 설정비화를 쓰는 건 너무 낯설어 가독성이 많이 낮은 것 같으니, 장면 순서대로가 아니라 소재마다 설명하는 건 어떠한가 같이 조언을 주시면 적극 받아들이겠습니다. 작품 해설집의 목차가 지금처럼 에피소드 가이드-프로필-해석-추가 시나리오 순서인지, 아니면 더 읽기 좋은 순서를 따르는지 확인이라도 해봐야겠습니다.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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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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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cbuNsmwjBY

난 어느 쪽이든 괜찮을 것 같은데!
잘 보고 있어!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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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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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hIoiVkJ9kPs

>>936
본 장면에서 밤이 쓰인 용도는 2번과 3번입니다. 오타를 수정할 수 없어 불편하네요.

원래 계획대로 에피소드 가이드, 인물 코멘트, 실제 의도한 해석, 추가 시나리오 순으로 적겠습니다. 설정비화 1에서 9까지는 제0장을, 10부터 12까지는 스레 전반을 다루고, 13부터는 어느 장면과 관련되었는지 앵커를 걸며 이어나갈 테니, 다 읽으시긴보단 뒷이야기를 알고 싶은 장면만 제목을 참고해 골라 읽으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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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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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anhIoiVkJ9kPs

>>198 새벽 여명 구출작전 중

설정비화 19. 좀비는 가연성

좀비가 불에 약함은 초기 설정이었습니다. 즉 설정비화 18의 '탐욕, 허영심, 자존심, 상상력'과 함께 작품 전반에 의미가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나타났던 상징물이죠.

이 이야기가 초반에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던 점에서, '탐욕, 허영심, 자존심, 상상력'이 욕망의 구성요소이고, 그 네 가지를 모두 가진 노을이 좀비에 면역이었다는 점에서, 좀비의 반대말은 욕망이라고 할 수 있죠. 좀비의 천적이 모닥불이었으므로, 모닥불은 욕망이니다. 동시에 노을이죠. 이것은 설정비화 18에서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노을=모닥불=폭죽=욕망

이 도식에 추가할 것이 있다면 =대체품이겠지요. 이것은 노을이 캠프파이어를 놓고 서장을 설득하려들 때 '우리는 모두 대체품이고 캠프파이어는 대체품들의 축제'라고 했던 장면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어째서 욕망=대체품인가 물으시면, 욕망의 라틴어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솔직히 저로서는 출처 없는 설명밖에 찾지 못했으므로, 관련된 지식이 있는 분께서 '그건 이것과 연관 없는데 대체 무엇을 찾으란 거냐'라 하신다면 그때는 제가 털어놓고 말겠습니다.

노을=모닥불=폭죽=욕망=대체품이 좀비를 이긴다. 이때 좀비가 무엇의 비유인지를 적확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으므로, 이만 넘어가겠습니다.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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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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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hIoiVkJ9kPs

>>204 새벽과 여명, 놀이공원 그룹에 합류. 학교로.

설정비화 20. 넥타이를 맨

차에서의 대화의 주요 소재는 '호연 마음 추스르기', '오해 풀기(대체품)', '넥타이 매기'입니다. 대체품은 막 설정비화 19에서 쓸어내렸으니 이제는 넥타이 차례로군요.

정작 제목이 '합창, 수감된, 넥타이를 푼'인데 정작 제0장밖에 담아내지 못하는 것도 같습니다. '수감된'은 타임 패러독스에 갇혔던 노을과 채하가 풀려나는 것, 합창은 점차 좀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제3장까지 포괄할 수 있다면, '넥타이를 푼'은 그 자체에서 나오는 아나키즘적인 느낌 외에는 확실히 의미가 약했지요.

제0장을 벗어나고 얼마 되지 않고서도 저 자신도 의미가 약함을 느낄 정도라, 넥타이를 노을과 새벽의 매개체로 설정함으로써 제목이 텅 비지 않게 하려 노력했습니다. 넥타이는 새벽과 노을를 묶는 끈으로써, 제1장 이후의 현실에선 계속 착용되고 있었고, 새벽이 채하에게 잡혔던 제2장의 꿈에서만 벗겨졌습니다. 결말에선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것을 잃어버리고(입었다는 것마저 잊어버려 푼 것과 다름 없게 되고)'라며 상징물로 쓰였죠.

당시 노을의 심리 상태를 생각했을 때도 시치미를 붙이는 이런 행동이 꽤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도둑맞았다가 돌려받은 책의 배를 네임팬으로 간지르며 이름 석자를 또박또박 새기는 광경.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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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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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anhIoiVkJ9kPs

>>211 민기의 여동생이 있던 학교.

설정비화 21. 학교에 별 이벤트가 없었던 이유

호연과 민기가 놀이공원을 나서며 제시되었던 선택지가 마트와 학교와 아파트였는데, 만일 마트가 아닌 학교에 먼저 갔다면 노을이는 그 부근 고속도로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1장 초반의 주목적은 새벽과 여명, 노을의 합류, 그리고 보급품을 얻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노을이 마트에 할당된 후 학교는 애매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사실 민기는 동생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구할 희망도 없는 상태였으니까요. 월요일 지금은 좀비가 꽉 들어차있다, 이것만 보여주고 이곳을 제2장의 배경으로 삼을 계획이었습니다.

채하가 구상되고, 노을의 꿈에서 등장한 마녀로 채하를 낙점한 후, 채하가 그 학교에 머물고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이때에만 해도 노을이 놀이공원을 망가트리고 새벽과 여명과 호연과 민기가 차를 타고 도시 어딘가(학교)로 대피하는 것이 세워두었던 계획이었지요. (새벽의)집(제0장)에서 놀이공원(제1장), 놀이공원에서 학교(제2장), 학교에서 다시 (새벽의, 그러나 동시에 채하의)집(제0장)으로 배경을 잡았었습니다. 학교는 미래를 위한 공간이었기에 별 이벤트 없이 떠나보내게 됐지요.

그런데 제2장은 그 중 절반을 학교에서 사용하고, 민기의 동생이던 설기, 나아가 생존자 그룹마저 나왔죠. 제2장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영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944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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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wkDzd7lMag

고속도로에서 노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트에 가서 다행이야...
그리고 잊을만하면 넥타이 나왔었지? 스레주가 다 생각이 있었던 거구나. .나레스주가 더 똑똑했어야했어!ㅜㅡ 앗 넥타이 있었지(멍-) 앗 노을이가 아카바울이래. 아카바울이 뭐지?..검색해도 안 나오네(멍-) 빼고는 아무생각 없었어!!
망충한 나레스주...... 설정비화라도 풀려서 다행이다...^ㅡ^ 안 풀렸으면 이런 보배로운 설정들을 영영 몰랐겠지....... 아찔해...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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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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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anjDv5LIs9n4M

>>215 놀이공원 도착. 민기와의 대화.

설정비화 22. 치정 관계

'민기가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튤립 이야기를 해야지.'라 너무 자연스레 생각하는 자신을 보니 민기가 불쌍해져서 민기에 대해 떠듭니다. 민기는 새벽/주인공/참여자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장면이 이것으로 유일했죠? 즉 민기와 관련될 법한 이야기를 할 유일할 기회입니다. 민기, 축하해! 비중이 낮으니 등장할 때마다 내가 신경을 쓰게 되구나!

민기가 첫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노을과 새벽, 여명을 빼곤 갈등을 겪을 여지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진흙이 털어져나오는 로맨스를 떠올렸어요. 새벽을 뺀 네 명이 모두 얽힌 정사면체 관계까지 나왔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지웠습니다. 삼각관계가 네 개라니, 인간관계를 등골의 내밀한 곳까지 빨아먹는 플롯.

그럼에도 나름 진지했던 고민은 정말로 갈등을 겪을 여지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각 인물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여명은 '채하와 동생 대신 새벽을 지킨다', 노을은 '자신의 예지몽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호연은 '직업윤리를 이행한다' 민기는 '수상한 노을을 의심하자' 채하는 '자신이 겪은 일이 그대로 노을에게 일어나기를'로 명확했지만,
노을과 채하를 빼곤 서로 불화하지 못했습니다. 장난을 칠 만큼 친했죠. 이때 편의주의적이지만 설득력 있는 방법이 인간관계를 꼬는 것인데, 그걸 포기하니 기장 요소가 확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치정을 원했던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새벽의 심리만을 말하는 관찰자 시점에서 심리 묘사를 시작할 경우 글이 망할 뿐더러, 이완할 틈새가 없어 완급 조절이 불가해졌을 테니까요. 다만 초장에는 치정을 만들려던 흔적이 조금은 남아있습니다. 특히 차에서요.

이런. 이거 어떻게 봐도 민기 이야기가 아니네요? 민기, 안 됐구나.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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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ESRRBJB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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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jDv5LIs9n4M

>>222 노을과의 대화.

설정비화 23. 인류 모닥불 협회=노을의 화형식

이 직전에 노을=채하를 설정했습니다. 대화를 해나가며 >>233에서 노을이 죽는 모닥불 장면을 구상했죠.

그러나 >>233 전후로 시나리오가 변했을지라도, 대화의 양상이 크게 변하지는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노을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화형이 확정되어 있었으니까요. 노을은 밤 순찰 때 납치되고 다음날 오전에 불탈 예정이었습니다. 그것이 차에서부터 꾸준히 강조했던 '인류 모닥불 협회'입니다. 노을의 화형식이죠. 자신의 죽음을 예지몽으로 알고 있는 노을에게 이것은 마지막으로 하는 대화였지요. 그래서 처음부터 새벽에게 마음을 몹시 엽니다. 대화 전체를 거리낌 없음과 죽음이 보인다는 체념이 덮고 있죠.

제1장에서 노을이 납치되지 않음으로써 좌절된 모닥불(배드엔드1)이나, 새벽이 노을을 붙잡고 모닥불이 꺼져 좌절된 모닥불(배드엔드2)나, 노을이 자포자기한 채 어느새 자신에게 넘어온 의무를 따라 뛰어들었어야 했지만 좌절된 모닥불(노말엔드)나, 자신이 겪은 일을 동생에게 그대로 돌려주려다 자신이 의무의 이름으로 유희를 행했음을 알고 노을이 뛰어들려다 포기한 모닥불(굿엔드1)이나, 노을은 언제나 불에 의해 죽네요. 그런 노을이 제1장에서 계속 '모닥불 협회 창립'을 구호 삼아 다니는 것은 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그 모든 모닥불이 노을 자신이 피운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노을의 죽음을 상정했던 계획을, 신들린 선택지로 피해 노을을 끝까지 살린 채로 진행한, 참여자들의 기지에 나름 감탄하며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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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노을과의 대화

설정비화 24. 돈키호테: 기사 노을과 시종 또는 풍차

이 대화장면에서 노을이 새벽에게 보이는 감정은 솔직히 연애 감정보다는 미지근한 호감에 가까웠을까요. 언니가 없는 상태에서, 언니를 욕망의 중매인으로 삼아 새벽에게 관심을 보이는 노을의 행태는, 차라리 기사소설에 빠져 풍차에 달려가는 돈키호테와 엇비슷합니다. 물론 풍차는 새벽이죠. 무생물이 되었네, 새벽아.

제1장에서의 노을은 자신이 얼떨결에 얻게 된 예지몽을 떠받드는 중이므로 타인에 눈을 돌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때 노을이 새벽에게 보이는 친절함은 썸이라고 보기도 애매하죠.

제2장에 들어선 새벽과 노을이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새벽은 풍차보다는 '돈키호테의 약속을 믿고 그를 신뢰하는' 시종 산초에 가까워집니다. 풍차에서 산초로. 그나마 생명을 얻었네, 새벽아. 그리고 기사 노을과 시종 새벽은 먼 여행길을 돌고 돌아, 수레바퀴처럼 한 바퀴를 돌아옵니다. 떠났던 새벽이 노을에게, 떠났던 노을이 새벽에게 돌아오죠.

돈키호테의 결말은 '집으로의 귀환'이므로 순환구조이죠. 돈키호테(노을)이 욕망의 매개체로 삼았던 기사소설(채하 또는 채하에 대한 원망)이 불타며 소설은 막을 내립니다. 굿엔딩1에서 채하가 불타거나, 굿엔딩2에서 노을과 채하의 갈등이 점차 소실되는 것에 비할 수 있겠죠.

돈키호테는 오마주를 의도하지 않았고, 이것도 막 착상해 글로 옮겨본 것이지만 나쁘진 않다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이 글은 노을과 새벽을 주연으로 한 현대 한국의 돈키호테였을까요.

음... 그건 확실히 아니네요. 노을과 새벽은 꿈을 드나들지만 그것은 엄연히 공적인 모험이 아닌 사적인 기억이니까요. 돈키호테는 모험소설이지, 바보커플의 꽁냥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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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노을과 기념품 가게로

설정비화 25. 퍼즐, 머그컵, 카스케트 傘

퍼즐과 우산은 노을에게, 머그컵과 모자는 새벽에게 분배됐죠. 노을의 죽음을 더 아련하게 만들 소재로 택했는데, 노을은 끝까지 살아남았고 얘들은 쓰이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아이템으로는 노을의 꿈수첩이 있습니다. 우산은 퍼즐과 수첩과 함께 계속 관람차에 고이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퍼즐은 외전의 끝에서 쓰였죠. 이야기의 결말을 장식한 아이템입니다. 머그컵은 굿엔딩2의 끝을 장식했죠, 그나마.

모자는 좀 많이 사용됐군요. 제 실수로 새벽이 선물받은 모자를 두고 채하를 따라가긴 했죠. 모자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동화 '거위지기 공주'을 연상시키기 위해 존재했습니다. 복선인데다가 어디서 쓰였는지 말하려면 길어질 테니, 모자의 이야기는 그것이 쓰일 때 말하지요. 제2장의 결말에서네요. 엄청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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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호연과 합류

설정비화 26. 페스트 시대의 사랑

진도가 안 나가네요. 26인데 반도 안 나갔다니, 외전까지 정말 100이 되려나. 이 스레가 1000이 채워져도 외전 스레로 가면 되지만요.

노을이 꾸었다는 꿈, '화형장에 비가 내려 도시 전체가 타는 것'은 제2장에서 노을이 놀이동산을 마비시킬 때 쓰려 구상한 장면입니다. 제1장에서 노을이 납치되었다면 봤을 장면이죠. 배드엔딩1입니다. 배드엔딩2는 채하의 회상신으로 나온 바 있으므로, 배드엔딩1은 노멀엔딩과 더불어 장면 없이 말로만 나온 엔딩이네요. 그 희귀한 흔적이 보인 장면이라 짧음에도 불구하고 부가설명을 해봅니다.


>>234에서 위생도구를 화장실에 맡기면, 아침에 호연과 노을과 새벽이 그쪽에서 만나는 이벤트가 있었겠는데, 그렇지 않아 자연스레 사라졌죠. 그런 것 없이, 제2장 아침에 셋이 캠프파이어 준비를 하며 만담하는 편이 더 보기에는 좋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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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식당, 서장과 만남

설정비화 27. 대체품의 축제

설정비화 19에서 이미 이야기했지요. 노을은 모닥불이 옛것을 새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대체품으로 여기는데 모닥불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항변합니다.

이때에는 채하가 '빛나는' 노을이란 점에서, 노을이 '빛나는' 모닥불에 들어가 채하가 된다고 정해놓은 상태였기에, 이 대사도 '노을이라는 옛것이 채하라는 새것으로 대체된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이때 노을의 대사가 가리키는 대상을 '모닥불'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불타는 모든 것에 적용되죠. 그 중 하나가 촛불입니다. 밤을 밝히는 도구로서 사용되는 촛불과 가스등불은 이야기 전체에 걸쳐 출현합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어떤 면에서는 '불타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계속 타오르는 이야기.

다른 종류의 촛불은 바로 생일파티의 두 종류의 촛불입니다. 세 종류의 생일파티에서, 항상 생일초와 양초가 같이 등장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 종류의 생일파티에는 모두 탄생 축하와 망인에 대한 애도가 담겼지요. 이것을 이전 설명과 결부지으면 재미있어집니다. 탄생을 담당하는 것은 생일초, 애도를 표현하는 것은 양초입니다. 그리고 이 글이 '불타는 이야기'라고 할 때, 그 불은 생일초도 모닥불도 폭죽도 아닌, 다름 아닌 양초입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거대한 애도라고도 볼 수 있겠죠.

물론 소재 하나만에 집중한 해석입니다. 편협한 시각으로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볼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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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식사 후, 노을과 다시 대화

설정비화 28. 미래를 본다면서 과거를 보는 것

이때에는 노을의 예지몽이 채하가 만든 것이 아니라 정말로 예지몽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때 '예지몽을 꾼다면서 어째서 과거를 알아?'는 중요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는 노을의 미래가 과거임을, 즉 노을이 과거로 돌아갈 것임을 암시하던 질문입니다. 결말을 보고 난 후에야 대응시킬 수 있는 질문이지만요.

>>243에서 새벽이 농담을 한 친구는 채하입니다.
"친구하고 하던 농담인데, 기억을 잃은 미래인이 기억을 되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미래와 과거가 섞여 나오는 거죠."
이건 채하의 정체를 미리 암시하는 대사였죠. 호연과의 문답에서, 질문은 노을의 정체를, 대답은 채하의 정체를 알리는 대사였습니다. 그런데 노을의 설정이 바뀌며, 새벽의 대답이 노을과 채하에게 모두 적용되게 되었죠. 예지몽을 둘이 같이 꾸었으니까요. 설정이 바뀌긴 해도, 허용 범위 내에서 아슬아슬하게 바뀌어 다행입니다. 완전히 바뀌었다면 이 대사들은 쓸모 없는 낭비가 되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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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호연, 여명, 민기에게. 뜻밖의 진실게임

설정비화 29. 진실게임은 왜

설정비화 22에서 말했듯이 초반에는 연애 라인을 세워두었습니다. 호연이 진실게임을 제안한 것은 마음을 떠보기 위한 의도가 이때는 있었지요. 자연스레 사라졌지만요.

진실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복선은 >>257에서의 여명의 대사였습니다. 이 캠프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하면서도 의아함을 느끼는 것. 제3장의 끝에서 드러난 반전을 차례대로 1, 2, 3이라 했을 때 여명이 채하를 위해 아파트에서 왔다는 반전1과 채하=노을이라는 반전3의 복선이었습니다. 반전1은 '좀비 발발 하루 전'을 다루던 외전에서 말할 계획이었는데, 제3장의 막바지에서 급작스럽게 진상을 풀 때, 반전1과 반전2로부터 반전3이 유추되기를 바랐기에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반전1에서 반전3이 나올 건덕지가 바로 이곳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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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츄러스 천막 안 짐 확인

설정비화 30. 미성년

이 글에서 등장하는 노래는 네 편이었습니다. 그 중 두 번째이네요. 엘루이즈의 미성년입니다.

'너에게 닿기를'이라는 노래가 유명했는데,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밴드입니다. 유감이지요.

"나의 말들은 어째서 허공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지. 더럽게만 느껴지는 시선들 속에 나는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았지. 나의 마음 속에 날 가둬버렸지. 붕대로 감아버린 내 두 눈은 널 보았네. 엘루이즈."

위 가사는 엘루이즈의 미성년의 가사입니다. 여명이 채하에게 선물로 주었던 '수레바퀴 아래서'의 첫장에 적힌 노래였지요. 채하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였습니다. 여명이 채하에게 가지는 감정과, 채하가 느끼는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붕대'라는 소재는 배드엔딩1의 주소재가 될 것이었지만 보이지 못했습니다.

대신 굿엔딩1의 결말에, 그리고 굿엔딩2로 가는 중간에 '붕대'라는 소재가 쓰였지요. 그 정도 쓰였다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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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재미있다. 잘 읽고있어.

나중에 또 스레를 진행할 생각 있어? 당시에 스레더즈를 몰랐기에 참여 못 해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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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4 이후에 몇 개 진행했지만, 소재가 앵커 소설보다는 소설에 어울려 연중했습니다. 지금은 연휴 맞아 다른 스레를 진행 중입니다. 아이디도 인증코드도 같으니 숨기진 못할 것 같아 밝힙니다.
+'또 스레를 진행'한다는 것이 이 스레를 다시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스레는 완결되었습니다.

+항상 설정비화를 얘기하다 보니 정작 보아주시는 분들께 반응을 하지 못했네요. 이미 끝난 작품을 보아주셔 고맙습니다. 뒷이야기에 불과할지라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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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레를 진행한다는 의미가 이걸 이야기하는 것도 포함되었구나.. 또 다른, 이야기의 스레말이야.

혹시나 했는데 정말 스레주였구나. 이것도, 그 스레도 잘 읽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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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첫 순찰, 좀비의 습격

설정비화 31.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이 있나요? 그건 사실 끔직하리만치

>>263에는 '사랑하는 아우구스틴'의 번역이 나오지만, 설정비화6에서 했으니 건너뛰죠.

대치 장면 직전까지는 노을이 거듭해서 떨어짐을 암시합니다. 처음으로 신앙할 끈이 생겨난 노을에게 도덕이란 꿈에 묶인 산양처럼 끌려가는 것이었으니, 노을은 마음을 굳힌 상태였지요. 철창 너머로 노을을 보냈다면, 그 순간 노을이 납치되고 제1장이 끝난 뒤 배드엔딩1로 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 구상했던 길은 배드엔딩1뿐이었으니, 노을이 죽은 이후로도 제3장까지 이야기는 계속되었을 겁니다.

배드엔딩1을 뺀 모든 엔딩은 제가 마련해두었던 길을 참여자들이 고개를 도리질하셨기에 만들어진 것과 진배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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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채하의 등장

설정비화 32. 동쪽마녀는 못됐나요

채하의 등장장면은 무조건 수상해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마법을 쓰는 모습을 보여 타임슬립과 예지몽이 말이 될 세계관으로 보이려 했지요. 판타지 요소를 소설에 넣는 건 처음이라 긴장했었습니다.

채하는 이때 '노을의 언니'임을, 그리고 '3년 뒤에서 왔음'을 숨깁니다. 제0장에서 '좀비 아포칼립스'임을 드러내 '여명이 새벽의 형이 아님'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의혹을 풀었듯이, 여기서도 '노을의 언니'이며 새벽과 친숙한 사이임을 밝힘으로서 이 장면에서의 수상한 모습을 잊게 하려고 했지요. 채하는 제1장의 끝에서 이방인으로 등장하고, 제2장에서 새벽의 친구임이 드러나 친숙한 면을 보인 후 끝에서 다시 낯설어집니다. 제1장과 제2장의 마지막 장면을 추동한 인물은 채하인 꼴이지요.

채하의 실상을 안 뒤 재독할 때 눈여겨볼 장면은 채하가 호연에게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 정도입니다. 그리고 채하는 삼 년 전 이곳에서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으므로 총과 대치하고도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죠.

채하가 자신에게 붙인 '동쪽마녀'는 기억 속의 언니를 따라한 겁니다. 노을이 꿈을 따르듯 채하는 기억을 되풀이하죠. 그림자처럼 엇비슷합니다. >>275에서 새벽이나 노을이 철창을 넘어오면 곧장 납치하려 했는데, 호연이 나와 영락없이 정체를 말하는 상황이 되자, 급히 머리를 짜내 채하에게 준 별명입니다. 악인이었다는 말만 있지만 시신밖에 본 적 없으므로 무지하다는 뜻의 작명이었습니다. 선인지 악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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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제2장 시작

설정비화 32. 어린왕자의 넥타이

오랜만에 온 건 어린왕자 팝업북을 보고 감성이 차오른 덕도 있습니다. 뒷이야기 대신에 어린왕자와의 연관점을 찾아보죠. 마침 관련된 것들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제1장의 끝에서 새벽은 채하와 비행하며 밤하늘을 봅니다. 오컬트를 좋아하는 노을의 언니=마녀임을 말하려 채하가 말했던 재미없는 우주인 드립은 잊도록 합시다. 밤하늘의 별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왕자가 일곱 번째 별(지구)에서 장미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도 떠올리죠. 새벽은 2017년에 18살이고, 놀이동산에 갔던 것은 11살, 7년 전입니다. 별이 일곱 번 돌아오니 장미(노을)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됐죠. 멋진 우연이 즐겁습니다.

어린왕자에는 'tie'가 두 번 등장합니다. 횟수가 아니라 뭉뚱그려서요.
1) 어린왕자는 양이 장미를 뜯어먹을까 걱정합니다. 나는 양에게 tie를 채우라고 권하지만, 어린왕자는 어떻게 양을 매어놓느냐고 되묻습니다.
2)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길들이는 것은 tie를 세우는 것이라 일러줍니다.
마침 제2장의 처음에 채하는 새벽이 맨 노을의 넥타이를 풀어버리지요. 노을과의 관계를 초기화시키며 장미(노을)를 해치라는 의미를 지닌 것이 엮여 재밌게 느껴집니다.

이야기 전체를 어린왕자의 포맷에 담자면, 비행사는 여명, 어린왕자는 새벽, 양은 채하, 장미는 노을이 되겠네요.

이러면 가장 의미가 약했던 '넥타이를 푼'이 의미가 강해집니다. 넥타이를 풀었던 새벽이 넥타이를 매는 것(길들여짐). 양과 장미를 걱정하는 비행사의 마지막 독백을 생각할 수도 있겠죠. '별'이라는 비유도 흔할지라도 뜻이 겹치고 전하는 바가 불분명하던 제목이 뚜렷해지는 이유로, 앞서 권장하고 싶은 해석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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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제2장 시작

설정비화 33. 야구공이 있는 꿈

앵커 소설을 쓰다보니 있으면 도움되는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하나는 나중에 뒤집기 쉬운 애매한 서술이고, 나머지 하나는 현실성이 없어지는 부분을 흡수할 '다른 세계'였습니다. 후자가 꿈이었지요.

현실에서는 제한되는 행동폭을 장소와 시간을 고려 않고 마구 풀 수 있어 올라가는 자유도는 좋았지만, 제3장이 되면 전할 정보가 넘쳐나며 전달이 안 되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소설이라면 회상으로 처리했을 텐데, 시간을 꼬았다가는 어떤 사단이 일지 몰라 꿈이 회상 역을 떠맡았죠. 내가 왜 꿈을 이야기에 포함했는가 후회도 했습니다. 지금은 만족하지만요.

꿈의 존재 의의는 익히 생각하실 바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가려져 있던 기억과 비밀이 드러나는 곳이죠. 하지만 상상이 상징 속의 실재를 건드리면 꿈은 무너집니다. 꿈에서 내쫓기는 부분들이 바로 그때였지요. 다시 말해 사건과 갈등이 진실로 해결되어야 할 공간은 꿈이 아닌 현실일 수밖에 없어지죠. 인생에 살 때와 증언할 때가 있어도, 해결은 일상에서 행해져야 하듯이요.

동시에 소통을 맡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현실에서도 소통은 하지 않나 싶지만,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는 생각해보면 당연하죠. 공유되는 꿈은 없지만 이 이야기에서 꿈은 공유되니까요.

그곳이 꿈이었음이 드러나고 채하를 현실에서 다시 보기 전까지 새벽이 보이던 이상한 반응은 새벽이 채하를 죽은 줄로 알았고, 따라서 영수증을 발견한 성탄절의 고아처럼 현실이 아닌 꿈임을 일찍이 눈치채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제2장의 제목인 '야구공이 있는 풍경'은 '다리미가 있는 풍경'의 패러디인데, 제2장의 꿈 부분과의 연관점을 찾아도 재미있을 겁니다. 다른 연관점은 나오면 말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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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판에서 이렇게 깊이있는 스레 처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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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생일파티 준비, 생일파티 시작

설정비화 34. 열린 파티와 닫힌 교실

채하의 입을 빌려 암시가 많았던 장면이죠. 채하가 노을처럼 사변을 즐기는 성격임을, 오컬트를 좋아하는 노을의 언니임을, 새벽에게 '사랑하는 아우구스틴'을 개사해준 소꿉친구임을, 그리고 여명과 새벽의 사이가 데면데면함을.

PNE는 박노을의 이니셜이고, 제0장의 생일 파티가 채하를 위한 것이었으며, 노을을 타인과의 소통을 바란다고 규정하고, 새벽의 시간이 채하보다 삼 년 뒤쳐졌고, 새벽의 집이 주택가에 있는데 기숙생인 여명의 아파트가 상점가에 있는 것, 채하가 노을의 마음을 읽는다고 한 것, 노을이 자신의 생일날 라이터를 가졌음을 채하가 기억하는 것, 인류 모닥불 협회처럼 생일 축하 협회라는 말을 쓰는 채하와 노을의 어투가 흡사한 점, 복선이 넘치죠. 다시 읽어보시면 새로이 다가오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여타 사변이 모두 그렇듯 주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설정비화 18, 19, 24에서 드러냈듯 욕망을 말하고, 채하가 사르트르의 타자론을 비관적으로 잘라서는 투정을 부리죠. 노을과 채하의 성격과 사고방식이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지만, 이건 인물 코멘트에 푸는 것이 낫겠죠.

생일파티 때에 노을은 새벽을 모르는 척하는데, 이건 노을의 심정을 생각하면 당연하죠.

채하가 자신이 노을이던 때에 겪은 사건을 꿈에서 재현하려 하면서도 여기선 널널한 자세를 취하는 건,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언니와 새벽과 여명과 생일파티를 하고 불꽃놀이를 본 것 같다'로 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새벽과 노을이 어떻게 행동하든간에 생일파티와 불꽃놀이만 충족하면 타임패러독스는 없다고 생각하지요.

+ >>961 반응 감사합니다. 깊이는 착시입니다. 해석 나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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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꿈으로 진입

설정비화 35. 노라(을), 인형의 집(꿈)

꿈 속에서 옛 기억으로 돌아갈 때, 자신이 그 기억에 들어있으면 기억 때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관찰하는 외부인이 된다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2장에서 새벽과 노을이 꿈에 들어갔을 때 과거의 어린 자신들을 관찰하는 것은 그들이 채하가 있던 세계의 새벽과 노을(채하)인 타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제3장에서 새벽이 채하의 기억에서 만난 노을은 수학여행을 갈 때는 버스에 타고, 강변 공원에서는 3년 전 모습으로 가는 등 기억의 시점에 맞추어 바뀌는데, 여기서 나오는 노을은 과거의 채하라 보면 됩니다.
이 설정은 제3장에서 제2장의 마지막 부분의 전말을 드러낼 때 새벽과 채하가 관찰자로 행동하며 깨졌지요. 그렇게 중요한 설정은 아닙니다.

제1장의 꿈은 미래를 보고, 제2장의 꿈은 실패했던 과거를 다시 세우며, 제3장의 꿈은 과거를 되짚고 있으니, 이 이야기의 꿈은 제2장을 향해 시간축을 겨누고 있다고 해도 좋겠군요.

인물의 대화는 그저 읽는 것이 좋겠지요. 대화 이상의 것을 함부로 말했다가는 인물의 해석마저 해치겠죠. 지금 글의 설정과 복선과 의도했던 해석을 말하는 중이지만, 인물만은 절대로 프로필 같은 틀에 잘라 넣어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360에서 노을이 부르는 노래는 서정주의 단오노래입니다. 곡조는 없고 평범한 시에요. '수리취떡'은 흔히 보셨을 녹색 피에 수레바퀴 문양이 찍힌 떡입니다. 수레바퀴와 태양. 뻔한 비유죠. 마침 관람차에 타서 수레바퀴와 태양을 말하다니. 어릴 때부터 관람차는 인형의 집과 같이, 하나의 완결된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밖에서의 도움이 없으면 칸에서 빠져나갈 수도 없죠.

노라는 인형의 집을 기어코 탈출합니다.

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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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꿈으로. 놀이공원을 지나 카페로.

설정비화 36. 튤립 설화

튤립에 얽힌 이야기는 마침 들었던 것을 응용해 썼는데, 지금 찾아보니 출전을 모르겠습니다.

노을이 들려준 이야기에서 튤립은 '세 선물을 모두 거부하고 스스로 바라던 선물이 된 여인'이지만, 청혼자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에요.'라 말했다가 욕을 얻어먹자 화병으로 드러눕고, 여신이 그녀를 꽃으로 만들었단 버전도 있더군요. 무슨 그리스인들은 꽃을 사람 무덤처럼 여겨.

외면하고 싶은 사실에 가까워질 때 꿈이 깨지거나, 꿈 속 한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 다른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더듬더듬 읽었던 라캉 입문서에서 발췌했습니다. 프로이트는 죽은 아들이 '제가 불타고 있어요'라 말하는 악몽에서 깨어났더니 실제로 아들의 시신이 불타고 있던 환자의 일화를 말합니다. 라캉은 이를 열기 같은 현실에 있던 부정적인 자극에서 잠을 지키려 꿈이 내부에 열기라는 자극을 넣었다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아들의 몸이 불타는 것이 아들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졌던 부모의 심부를 건드렸기에 꿈이 깼다고요.

꿈을 제대로 연구하지도 않은 채 그것을 편의주의와 전개를 위해 소모하는 건 싫어 이해하지 못한 사상을 넣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공부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 꿈을 자아 같은 더 큰 의미로 확대하면 여기서 나오는 인물들의 행동방식과 연결이 되니 좋긴 하죠. 제 좁은 식견으로, 제 글 대부분의 인물은 르네 지라르 식으로 욕망의 중개인을 따르거나 라캉식으로 도넛의 구멍을 채우러 다닙니다. 깊이 사상으로 들어가는 대신 비유로 보아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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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꿈으로. 카페를 지나 학교로. 불꽃놀이.

설정비화 36. 역광은 좋아하시나요

>>385에는 새벽의 미소가 노을에게 닿지 못하는 광경이 나옵니다. 항상 어둡던 현실에 대비해 꿈은 적어도 광도는 밝았는데, 그것이 깨지죠. 헛되고 침묵이 두려워 지속되는 말 이상으로 소통할 방법이 없다는 비극적인 전망이, 항상 밝던 꿈에서 드러나 조금은 강조되죠.

앞서 밤이 주요 소재 중 하나라 말한 바가 있었지요. 채하의 얼굴을 덮는 마녀 모자와 더불어 밤의 어둠은 계속해서 사람의 얼굴에 걸칩니다.

망인을 위해 마련했던 선물들과 마지막 식량으로 생일잔치라는 마지막 환상을 꾸몄던 제0장이 끝나면, 환상이 사라진 현실은 여명이 사막이라 말했듯이 밤이 됩니다. 항시 밤이지요.

얼굴을 보이지 않음은 문학적으로 매우 뻔한 비유입니다. 모비딕은 얼굴을 보이지 않죠? 하지만 더 유명한 출처가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죠. 성경입니다. 해석이 넘쳐나지만, 한 해석에선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출애굽기)라 하듯이 신은 사람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습니다. 소통이 불가능하고 의도를 짐작해야 하는 절대자. 밤은 노을과 새벽을, 여명과 채하를, 모든 인물들을 서로에게 이해할 수 없는 구멍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어쩌면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설정비화 27에서 말했듯이 밤에는 촛불과 모닥불이 있고, 제2장의 캠프파이어의 실상을 말할 때를 빼고는 항상 낮이던 꿈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소통에 관한 것으로 도약합니다.

>>416 채하의 역광은 의미가 뻔하죠. 이 불꽃놀이 장면은 노을이 불타는 장면에서 다시 쓰입니다. 역광, 소통되지 않음이 노을을 또다른 채하로 만드는 연결점이 되지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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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아직도 한 여름의 꿈?

설정비화 38. 소네트 30과 groovin

소네트 30은 넣고 싶었는데, 쓸 곳을 못 찾아 아쉽게도 못 넣었습니다. jukebox the ghost의 show me where it hurts도 있어요. 둘 다 새벽과 채하의 관계를 은유합니다.
For precious friends hid in death's dateless night. (중략)
But if the while I think on thee, dear friend,
All I losses are restored and sorrows end.
채하는 새벽과 여명 자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데, 능력 부족으로 그녀가 둘에게 갖는 영향력을 잘 묘사 못했죠. 설정비화 32에서 새벽을 어린왕자, 여명을 비행사라 했는데, 둘이 좀비 소요 때 관계를 맺게 된 계기가 그림 속의 양(채하를 위한 생일잔치)였음은 비유가 꼭 들어맞아 상쾌합니다. 마침 불꽃놀이 장면에서 채하는 여명을 어린왕자 속의 비행사냐고 꼬집죠. 츄러스 천막 습격 시에도 여명은 비행사 역을 떠맡고요.

여기서 나오는 노래는 설정비화 30에서 말했듯 4편인데, 그 중 마지막이 카페에서 흘러나왔던 groovin입니다. 한 번밖에 안 나왔고 앵커로 받은 곡이지만, 떠올리기만 하고 실제로 옮기지 못한 장면이 있습니다.

가사를 모르는 새벽에게, 노을은 노래 가사를 한글로 번역해 불러줄지를 묻습니다.
"호의는 고맙지만, 그럼 원래 노래가 안 들려." 새벽이 손사래를 칩니다. 하지만 이윽고 그것도 나름의 풍미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이 발끝을 박자에 맞추어 휘두릅니다.

채하의 번역(아우구스틴)이 새벽에게 전해졌듯이, 노을의 번역(groovin)도 새벽에게 전해진다는 것. 상징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적자니 급했습니다. 아직 아쉽습니다. 퇴고가 된다면 맞춤법 다음으로 고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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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깨어난 새벽. 채하와의 비행. 송구는 노을 선수에게

설정비화 39. 그림자

밖에서 열어주지 않고선 나갈 수 없는 관람차 문을 호연이 열어주는 건 호연이 노을을 '수레바퀴' 밖으로 꺼내준다는 비유 중 하나. 앵커 소설의 특성 상 주인공의 영향력이 강해야 해 새벽(주인공)의 행동이 노을의 행방의 향방을 가르게 된지라, 호연과 노을 사이의 관계는 약해진 것이 퍽 유감입니다.

이제 본 이야기로 가죠. 이야기에서 반복된 그림자는 흔한 비유죠. 동굴에 매달려 그림자를 보는 사람들은 말도 아니고.

>>436 그림자는 노을이 원하는 대로 날개를 달았습니다. 노을은 그것이 기뻐 웃었습니다. 그림자는 웃지 않았습니다.

채하가 노을에게 말하는 "너는 내 그림자에 불과해" 동화에서 소녀의 "너는 내 그림자를 꼭 닮았구나."

채하에게 그림자는 자신이 언니의 폭력을 재생산할 수밖에 없고, 노을 역시 자신처럼 불타고 말 것임을 상기시키는 격언 수첩 같은 명령입니다. 해가 저물었으므로 지상의 광원이 중요하고, 광원은 계속해서 그림자를 만들어내지요. 그림자는 이 글 전반에서 묘사나 상징으로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그림자, 별 수 없이 모든 것이 반복된다는 것이 기저에 깔렸다고도 느껴지지요.

하지만 노을에게 그림자는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제2장의 꿈에서 새벽과 노을이 같이 꾸는 꿈에서, 그림자를 찾아보죠. >>363에서 관람차의 그림자, >>403에서 구름의 그림자를 새벽과 노을은 아름답게 향유합니다. 그림자는 새벽과 노을에 의해 다른 의미를 만들어버려요.

채하는 동굴의 비유와 실체가 그림자에게 '반복'하도록 하는 명령(몸짓, 날개)를 보았지만, 새벽과 노을은 세세한 차이(웃지 않는다)를 봅니다. 그것이 채하와 노을에게 차이를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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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완결이나고 한동안 스레더즈를 떠났었는데 후일담이 이어지고있었구나! 잘 읽었어!!!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너레더 국문과냐?! 아니면 문창과냐?! 앵커에서 이렇게 좋은 글이라니 감동적이야 ㅠㅠ 다른 앵커도 진행한다니 따라갈게 그리고 후일담도 계속 지켜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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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 이미 스레주도 밝힌거니까 적어도 될 것 같아서.. 그 앵커스레 제목에 10월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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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학교의 생존자

설정비화 40. 거위지기 공주

글을 적을 때 가장 간절하면서도 위험한 욕동은 글을 낱낱이 분해해 보이고 싶은 심리입니다. 앞서 상징과 목적을 이야기하며 가끔 대화를 분석하려 드는 과오를 저지르곤 했는데, 적어도 이쯤에 있는 노을과 호연의 대화는 쪼개어선 안 될 느낌이네요.

노을과 채하의 대비되는 취향은 이 장면을 전후로 확연히 드러나지만, 상징과 주요 서사에 집중하며 정작 현실성을 잃어버렸다는 후회가 강합니다. 고로 여기서는 때맞추어 등장한 모자를 해석할게요.

이 글에서 모자의 종류는 두 가지입니다. 채하의 마녀 모자와 노을이 새벽에게 선물로 준 모자. 채하의 모자는 얼굴을 가려 비밀을 품게 만듭니다. 노을이 선물했던 모자는 노을이 꾸었던 꿈에서 기원합니다. >>948에서 말했듯 동화 거위지기 공주이지요. 공주가 이웃나라에 시집을 가며 하녀와 신분이 바뀌고 거위지기로 전락합니다. 공주가 '모자'를 벗어 금빛 머리칼을 내놓을 때마다 같이 거위를 몰던 목동은 욕망에 휩쓸립니다. 그때마다 공주는 노래를 부릅니다.

바람아, 불어라, 콘체트의 '모자'를, 멀리 날려주렴

바람이 목동의 모자를 낚아채고, 목동은 모자를 벗은 공주에게 닿지 못합니다. 공주의 노래를 수상히 본 왕이 진실을 이끌어냄으로써 공주는 자신의 원래 자리를 되찾지요.

>>248 노을의 꿈에서 동화는 변주됩니다. 거위지기 공주(채하와 신분이 바뀐 노을)을 목동(새벽)은 등한시합니다. 그는 소원팔찌를 구했으니 모자가 날아가지 않게 될 것이라 말하고 공주로부터 멀리 뛰어갑니다.

이미 여러 상징을 지나칠 정도로 털어놓았으므로, 이는 각자의 해석으로. >>612를 참고하면 해석이 재미있어질 겁니다. 동화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남몰래 한 개의 모자를 더 품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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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913이야! 갱신하고 한동안 스레더즈에 안 돌아왔었는데 스레주가 있더라?? 쨌든 감상을 부탁했으니 해 볼게! 우선 전체적으로는 잘 만들어졌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어. 스레주가 자세히 내용을 짜고 쓴 글이니까 그런 거겠지? 또 레스더들도 스레주와 이야기를 잘 이끌어준 것 같고! 내 필력이 부족해서 잘 표현은 못하겠는데, 뭐랄까 되게 소름 돋았어! 앞으로도 이런 대작 스레가 나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구.. ㅎㅎ 나도 이런 글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스레를 세워준 스레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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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코멘트 1. 노을

>>376 "줄리엣의 이 대사 좋아. 장미의 이름이 바뀐다고 그 아름다움이 가시겠어요?"

여명, 새벽, 호연, 민기는 각각 상상력, 허영, 탐욕, 자존심이 결여된 인물들입니다. 고쳐 말해 노을과 채하는 이들 모두를 지녔지요.

>>297 "뛰어다님으로써 가슴에 뚫린 구멍을 잊으려 하는 폭주 기차"
그러나 채하가 자신을 성찰했듯이, 예지몽이라는 작은 흔들림으로부터 죽음 충동을 느낄 만큼 노을은 나약하고 뿌리가 얕은 인물입니다. 네 요소를 모두 갖추었는데, 노을에게는 대체 무엇이 부족했을까요?

>>145 "'평화'라고 불렸어. 하지만 가명! 여러분 씨는 날 뭐라고 부를래?"

노을에게는 이름이 없습니다. 항상 채하로 불리며 그 이름 밑에서 삶을 쌓아왔는데, 언니가 돌아오며 이름을 빼앗기지요. >>673에서 동생이 언니를 노을 언니라 부르는 점에서, 채하가 막 돌아왔을 때에는 노을이라 불렸을 것이라 빈칸을 채운다면, 노을은 자신이 모르던 사람과 이름이 뒤바뀐 처지입니다. 그런데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829 '이름을 되찾았다'고 말하지요.

노을에게는 닻을 내릴 기표가 없습니다. 자신이 기표 위에 어떤 기의를 쌓든간에, 외부의 개입으로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모든 과거가 미분되어 사라진 상태에서 들어갈 곳은 스키조 정도입니다. >>494 하지만 노을은 자포자기하는 대신 모든 일에 열심이 되기를 택합니다.

모든 것을 추구함은 언제나 이름을 가면처럼, 가명으로 바꾼다는 비유에 어울리지요. 가명 작업이 그녀를 미리 알던 민기에 의해 좌절되지만, 새벽과의 만남으로부터, 즉 이름으로부터 내쫓기기 전을 마주함으로써 노을은 세상에 대한 적의를 누그러뜨립니다.

1500자가 아쉽게 할 말이 많아요. 성격이 운명인,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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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 안에 설정비화를 끝마치려고 일부러 코멘트를 아꼈는데, 지금 보니 딱 들어맞거나 훌쩍 넘거나, 둘 중 하나겠네요. 레스를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설정비화와 코멘트를 마음가는대로 적고, 에버노트에 깔끔히 정리해 외전 스레에 올리는 것이 낫겠네요. 은근히 오타가 많거든요.
+ >>971 참여자분들 덕분이었죠. 뒷이야기가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길고 중구난방인 글을 좋게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 >>968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학과를 물으신다면 실은 이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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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새벽 3시 노을 특선 명화 극장

설정비화 41. 노을이 새벽에 꾼 꿈

노을의 꿈을 설계하면서, 앵커로 오즈의 마법사와 라푼젤 사이의 양자 택일을 부탁드렸었죠. 장르를 동화라고 명시해두었으면서도 그런 분위기가 적어 애매하던 새에, 말 그대로 동화를 적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명, 호연, 민기를 세 동행인으로 하고, 노을은 채하와 동일인물이라는 복선을 깔 겸 동쪽 마녀로 해야지, 그리고 새벽과 채하는... 음, 우선 가져다 넣자, 하여 얼떨결에 그런 배역이 정해졌습니다.

도로시가 오즈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해 서쪽 마녀를 죽이고 동쪽마녀의 구두로 얌전히 귀가하는 플롯이었다면, 오즈가 일이 끝난 뒤 동쪽 마녀를 만나러 가는, 노을에게는 해피엔딩이었겠지요.
서쪽 마녀를 무찌르고 오즈까지 무찔렀다면 또 재미있는 엔딩이 되었겠고요. 어쩌다 보니 서쪽 마녀와 합작해 오즈 자체를 실각시키는 엔딩이 되었지만요.

배드엔딩으로 갈 것 같이 불길한 느낌을 주면서 결말은 항상 행복하게 내는 편향이 있어서, 이 동화가 배드엔딩이 된 것이 제2장의 절정 돌입 직전 분위기를 적절히 녹였나 싶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일 라푼젤 플롯으로 갔다면, 라푼젤은 노을, 탑을 나가지 말라고 명령하는 게모는 채하, 외부의 기사가 새벽이었을까요. 더 직관적이고 옛날 동화다웠겠네요. 그리고 어떻게 가든 노을은 새벽과 파트너고요.


동화 돌입 직전도 살짝 코멘트를 할까요. 설기와 월하가 남매 사이인 척하는 건 여명과 새벽의 비유이고, 둘의 나이 차가 노을과 새벽 사이와 같음은, 노을이 퇴장했을 때 새벽이 의지할 대체품이 될 수 있을까 해서였습니다. 새벽과 여명, 새벽과 노을의 비유로 만들어진 관계지요. 잘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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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캠프파이어 시작 직전

설정비화 42. "네 꿈을 믿어."

여기선 캠프파이어 돌입 직전 구상해뒀던 메모를 그대로 옮겨 붙일까요.

+노을은 마지막 꿈을 꾼다. 노을과 채하 재회. 고민하는 노을에게 채하의 조언. "네 마지막 꿈을 따라. 네 꿈을 이루어." 채하가 노을에게 조작한 마지막 꿈이자, 자신이 실제로 꾸었던 마지막 꿈은 '캠프파이어에서 불타는 꿈'( >>750).
+노을의 동화 꿈이 노을의 마지막 꿈. 노을은 자신의 마지막 꿈을 따른다. 처형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살아 버티기를 택한다. 새벽을 잡고 버틴다.
+엔딩 분기. 캠프파이어가 파탄나고 불을 끕니까?

그대로 옮겨 붙였으니 나쁜 가독성은 감내해주시길.

>>248 >>572 채하는 예지몽을 꾸기 직전의 노을에게 '네 꿈을 믿어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그 대사를 이쯤에서 한 번 더 언급하는 것이 채하에게는 자연스러웠을 텐데, 소원팔찌 전개가 급해 그만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채하가 이곳이 자신이 살던 그곳이 아님을, 즉 타임 패러독스를 막으려 노을을 괴롭히고 자신이 겪은 것을 되돌려줄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 사건이죠. 중요한 이야기였지만, 구상해뒀던 것이 사라진 건 아쉽습니다.

>>499 노을의 꿈이 스토리에 영향을 준다고 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내부의 전개가 아니라, 채하가 준 예지몽이 아닌 노을 자신의 꿈을 꾸었다는 사실이 전개에 영향을 미치죠. 채하의 대사 하나가 사라지니 희석되어 버렸지만요.

불을 끄는 것이 엔딩 분기인 것은, 불을 끄지 않으면 채하가 노을을 그대로 불에 밀어넣어 버리는 파국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부자연스러워 적당히 걸러냈죠. 이 엔딩은 없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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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캠프파이어!

설정비화 43. 불똥 같은 자잘한 이야기들

>>522
노을 "새벽이 형이랑 민기랑 경찰 씨. 그리고 빌어먹을 언니."
새벽은 노을의 말을 애써 교정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빌어먹을 언니'를 교정하고 싶다는 척하면서, 실은 여명이 새벽의 형이 아님을 가리키는 부분이었습니다.

여명이 새벽에게 애착을 가졌던 것은, 그가 채하의 대체품이기 때문. 그래서 채하의 등장만으로도 여명이 새벽에게 했던 약속은 망가집니다. 그가 새벽에게 생일 선물을 줄 이유도 사라지지요. 애초에 '수레바퀴 아래서'의 첫 장에 쓰였던 '미성년'은 여명이 채하에게 하고 싶던 말이었듯이, 모두 채하를 겨냥했던 선물이니까요. 야구 방망이는 채하가 이틀 뒤인 새벽의 생일 선물로 준비한 것이라고 해도. 이렇게 보자면 채하는 여명이 자신이 좋아함을 자신이 노을일 적에 알았고, 그걸 적극 활용한 것이니 유감이기도 하네요.

여명이 소원팔찌를 돌려 받고 싶어하고, 새벽이 그것을 그대로 돌려준 것이 채하가 인식한 첫 번째 균열입니다. 채하는 이전의 자신만만한 태도를 멈추고 불안해하기 시작하지요. 미래가 정해져있지 않으니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깨달은 순간 태동한 불안한 자유입니다.

>>537 "불을 보면 죽고 싶어지므로 그것을 잊기 위해서라도 노래를 부른다." 호연의 작은 농담은, 자신이 꿈을 따라 불에 뛰어들어야 할지 고민하던 노을에게는 날카로운 단어들이었겠지요. 실제 캠프파이어에서도 노래가 멈춘 순간 불을 직시하고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죠. 그것이 노래 때문이었을지라도.

>>538의 밤하늘 비유는 스노볼을 겨냥한 것.

모닥불은 제2장의 제목의 원전이던 '다리미가 있던 풍경'의 주요 소재입니다. 같이 읽으시면 느낌이 더해질 거예요.

>>552는 자유로이 해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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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제3장 시작. 놀이공원 배회. 채하 구출. 제2장의 끝.

설정비화 44. 제2장은 끝나지 않았지만

제2장을 완전히 끝내지 않고 제3장을 시작한 것에는 간단한 서술 트릭을 써보고 싶단 마음도 있었지만, 갑자기 나빠진 전개에 독자가 확 줄어들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도 사실입니다.

제3장 초반의 서술을 간략히 적어본 것이 마음에 들어 구상을 거의 그대로 채용했습니다. 일어난 뒤 정처없이 돌아다니기, 배려해주고 앞장서 길을 찾는 주위사람들, 그걸 내치는 당사자.

앵커로 받은 설기와 월하/연화가 있었기에 맘 편히 놓고 호연과 민기와 여명을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때도 노을이 필연적으로 퇴장해야 할까 싶어 노을과 새벽의 비유로 삼으려 둘을 계속 붙여놓았죠. 채하가 돌이킬 수 있을 정도로만 일을 벌인 것은 어떤 면에선 다행이지만, 애매한 상황을 피해 관용을 말하려 일부러 편의주의로 가지는 않았을까 살짝 반성을 해봅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꿈에서의 첫 대사 '이제 언니를 이해할 수 있어'는 과거 노을이던 채하의 것.

>>594 채하가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새벽을 좋아했다. 저 말을 한 것은 6월 28일 수요일. 채하는 이후 다시 만난 새벽에 호의조차 품은 적이 드뭅니다.

>>597 외동이라 부모의 관심이 절박하니. 채하와 노을의 관계, 새벽과 여명의 관게를 한 순간에 폭로하는 대사라 적으며 긴장했습니다. 사실 적으며 인명을 툭하면 바꾸는 오타쟁이인 점이, 복선을 깔려 할 때 가장 곤란해요. 이것도 오타인 줄 알고 넘기실까봐. 채하가 노을을 납치하는 장면에서조차 새벽이 새벽을 안고 뛴다는 헛소리를 해버렸죠...

과거 회상이었기에 어차피 납치되었을 것이었던지라, 자유도가 확 내려갔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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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계속 꿈. 좀비 사태, 수학여행, 공원에서의 만남.

설정비화 45. 너에게 바라는 곳에 출구가

채하와 새벽의 꿈속입니다. 새벽이 보는 것은 채하의 기억입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나오는 노을은 채하의 기억, 즉 과거의 채하입니다.

이때 채하가 노을이 그랬듯이 처음부터 마트를 점령한 것이 아니라, 중학교에서부터 빠져나와 마트로 가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 츄러스를 훔쳤는가 아니었는가와 같이, 이것도 채하와 노을의 차이였습니다.

채하는 자신이 노을이던 때 상시 예지몽을 꾸었고, 예지몽을 꿀 때마다 자신 역시 자고 있어야 함을 알았기에, 노을을 신경쓰지 않고 일찌감치 학교에 셸터를 만든 채 잠을 청했으니까요. 미래가 정해졌다 믿고 있었기에 노을이나 자신의 안위는 그다지 신경쓸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노을의 행방이 달랐음을, 그녀가 정해진 미래를 그대로 답습할 의무만 가진 것이 아님을 깨닫지 못하죠.

>>635 튤립, 장미, 신, 모닥불, 폭죽, 범퍼카, 모험
노을이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 장미는 >>972 바뀐 이름을 다시 암시. 나머지는 일찍이 설정비화에서 다루었듯이 처음부터 의도한 상징물들이었죠.

>>661 미래에서 온다는 짓, 정말 할 게 못 되네요.

>>677 채하의 긴 옆머리. 삼 년 전이라면 막 돌아왔을 때죠. 2014년의 집에.

>>679 채하의 기시감.

이 꿈의 목적은 채하가 새벽에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며, 노골적으로는 하지 않으려는 의사. 굿엔딩1과 굿엔딩2의 사이죠.

>>680 새벽이 꿈을 헤매는 사이 설기와 연화는 나가 여명과 민기와 호연을 마중할 준비를 끝내놓았습니다. 역시 게으른 주인공을 믿어서는 안 되어요.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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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제-1장 '막 비가 오네요 도와줘요'

설정비화 46. 열린 결말?

제3장의 산불, 진상이 드러나는 부분은 통째로 건너뜁니다. 상징이야 앞에서 엄청나게 말했고,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은 이전에 이미 끝마쳤으니까요.

제-1장은 처음 구상에서는 금요일에서 토요일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제0장이 일요일, 제1장이 월요일, 제2장이 화요일, 제3장이 수요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의 시나리오가 확정됐던 때에는 좀비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세계를 적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을이 죽고 간 세계였죠. 이 때만 해도 노을은 사망이 확정되어 있었으니.
채하가 노을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채하(이 글에서의 노을)은 계속해서 자신의 언니와 같은 고민을 지속합니다. 이런 불안만을 밑에 깔아놓은 평화로운 일상이었겠죠.

하지만 제3장이 끝나갈 무렵 처음에 폐기했던 게임 설정을 되살릴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러면 이야기에서의 설정 오류를 사실상 완전히 없앨 수 있으니까요. 비극이 멈춘 행복한 세계를 상상한 창작물은 충분히 원흉이 될 수 있으니까요.

채하가 좋아하는 사람을 인증코드로 한다고 했죠. 마지막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멋진 하루였다고 했고요. 인증코드는 #신호연입니다.
노을이 실종된 것이 일요일인 것은, 외전 스레 내 연화/월하의 말을 믿으면, 노을의 기일이 세계마다 하루씩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배드엔딩으로 치부하기는 힘들죠. 이들은 현실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고, 다만 그들을 이리저리 변조한 창작물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가능하니까요. 결정적 증거는 없습니다. 서술이 헐겁죠. 개인적으로도 의도한 바는 이쪽입니다. 배드엔딩인 척하며 해피엔딩을 내는 습성이 있거든요.
열린 결말입니다. 원하는 대로 해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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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했던 해석: 신화적 폭력과 신적 폭력

신화적 폭력이 법 정립적 폭력이라면 신의 폭력은 법 파괴적이고, 신화적 폭력이 경계를 설정한다면 신의 폭력은 경계가 없으며, 신화적 폭력이 죄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속죄를 시킨다면 신적 폭력은 내리치는 폭력이고, 신화적 폭력이 위협적이라면 신적 폭력은 피를 흘리지 않은 채 죽음을 가져온다.
-벤야민 <폭력 비판을 위하여>

두 종류의 종말론이 있습니다. 계속 반복되어야만 종말이 오지 않을 것이다. 계속 반복된다면 종말이 올 것이다.

전자로부터 신화가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바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것이 채하의 행동강령입니다.
반면 노을은 예전에 불탔던 채하 자신인 탓에 존재만으로도 폭력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채하의 안티테제가 되죠.

둘의 관계에 대해선 앞선 설정비화에서 거듭해 여러 번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보실 필요가 없어요.
제가 적은 해설은 여러모로 조작된 신화니까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해석은 있었지만 앵커 소설이라는 장르 특성 상 내용이 이리저리 바뀌었으니, 저 해석은 여러모로 비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제 해석은 채하가 산불 앞에서 지어냈던 동화와 비슷합니다. 지금은 종말이고, 계속 반복되어야 한다는 섭리가 이렇다, 저렇다. 주절대기.

이게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려 지금까지 왔습니다. 제 해석은 저 자신이 이 글에 완전히 미련을 떨치기 위해 적은 것에 불과합니다. 여긴 익명게시판이고 여럿이 모여 만든 글인 만큼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어요.
제 해석에 구애받지 마세요. 눈요기로, 의문을 해소할 마음으로 읽으셔도 좋겠지만 실상은 별 것 아님을 명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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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여러분. 내 말을 명심하여 들으십시오. 이제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살고, 슬픔이 있는 사람은 슬픔이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기쁜 일이 있는 사람은 기쁜 일이 없는 사람처럼 살고, 물건을 산 사람은 그 물건이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세상과 거래를 하는 사람은 세상과 거래를 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근심걱정을 모르고 살기를 바랍니다."
-<고린도전서> 화자는 바울

지금부터 드릴, 이 문단 하나와 문장 하나만을 전하기 위해 감히 적었던 글을 스스로 설명한다는 과오를 범했습니다. 여러분이 이 글에 가지는 권리는 하나뿐이에요. 어떤 신화도 작가의 권위도 무시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감상하고 해석해주세요. 위 글들은 참고용만으로 제 임무를 다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설정비화를 보지 않은 것처럼 즐겨주시고, 마음 가시는대로 완결된 이들의 세상살이를 돌아봐주시길 바랍니다.

앞서 말했던, 전하려 한 문장 하나를 보충합니다. 이 인물들의 나흘살이에 참여해주시고 읽어주셔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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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끝.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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