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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가 3D보다 좋다고!! 2D판이 열렸습니다!

최애를 현실로! 인형/피규어판이 열렸다고?!!

소설창작 게시판 목록 총 164개의 스레드

새로운 스레드 만들기
  1. 1: 소설검수 해주는 스레 레스 (71)
  2. 2: 틀리기 쉬운 단어, 맞춤법스레! 레스 (57)
  3. 3: 텅빈 고통이 느껴지는 글을 자기 문체로 써보자 레스 (14)
  4. 4: 한 문장씩 소설을 이어가는 스레 레스 (495)
  5. 5: ~소설창작판 1000제~ 레스 (136)
  6. 6: 짝사랑을 묘사해보는 스레 레스 (34)
  7. 7: 제발 하루에 한번만 들어오자 하루에 한번만... 완결이 목표다! 레스 (189)
  8. 8: 한문장만으로 여러 감정이 뿜뿜하게 만들어보자 레스 (406)
  9. 9: 6단어로 소설쓰기 레스 (68)
  10. 10: 이별을 묘사해 보자 레스 (62)
  11. 11: 자신이 쓴 소설의 명대사를 적어보자 레스 (39)
  12. 12: nonononononononononononofiction 레스 (5)
  13. 13: Dreaming Actor ( 부제 : 스레주의 스토리 짜는 연습 ) 레스 (6)
  14. 14: 살고 싶었다. 라는 걸로 시작하는 글을 써보자! 레스 (54)
  15. 현재: 주어진 단어 3개로 글을 적는 스레 레스 (125)
  16. 16: 초보 글쟁이를 위한 안내서 레스 (36)
  17. 17: 성전, 그리고 혁명 레스 (2)
  18. 18: 대사를 이어 받아 묘사 하는 스레 레스 (153)
  19. 19: 스레주가 조각글 or 시 적는 스레 레스 (17)
  20. 20: 반 친구들한테 시를 한 개 씩 써줄 생각이야! 한 번 봐줄 수 있어? 레스 (8)
  21. 21: 소설창작판 잡담스레 레스 (126)
  22. 22: 의 레스가 쓴 것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바꿔보자 레스 (41)
  23. 23: 자신이 쓴 글의 처음/마지막 문장을 써보자 레스 (13)
  24. 24: :: 공 비 :: B L A C K L I S T _ 블 랙 리 스 트 레스 (1)
  25. 25: 스레주의 취향이 있는 힘껏 들어간 판타지 스레 (약고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레스 (21)
  26. 26: 조각글, 묘사, 일기, 혹은 그 외에. 레스 (4)
  27. 27: 감성적인 릴레이 소설 쓰자! 레스 (9)
  28. 28: 소설에 필요한 의학적 정보를 주는 스레 레스 (22)
  29. 29: 문이 열렸다. 를 첫 문장으로 글 써 보는 스레 레스 (101)
  30. 30: 지금 자신이 하고있는 일을 소설처럼 써보자 레스 (6)
  31. 31: 텅 빈것같은 단편소설 써줘 레스 (56)
  32. 32: [대체역사소설] - 총력사회 레스 (21)
  33. 33: 영산홍의 노래 레스 (8)
  34. 34: 로맨스 소설을 써보고 싶었지만..... 필력이 딸린다. 레스 (3)
  35. 35: 나 "어, 가상현실 게임이 나왔다고?" 레스 (11)
  36. 36: 저마다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릴레이 소설을 쓰는 스레 레스 (14)
  37. 37: 동화작가가 꿈이다 레스 (8)
  38. 38: 만약 내가 살아 돌아온다면 레스 (2)
  39. 39: 인소를 쓰다가 끝부분에 막나가 보자 레스 (23)
  40. 40: K 상병의 하루 레스 (44)
  41. 41: 각종 소설 공모전이 시작될 때마다 갱신되는 스레 레스 (8)
  42. 42: 단편소설을 라디오 사연 형식으로 써보자! 레스 (6)
  43. 43: 섬뜩한데 아무것도 아닌 말을 적어보자. 여러분의 필력을 보여줘! 레스 (21)
  44. 44: 소설쓰면서 느낀점들 쓰고가는 스레! 레스 (45)
  45. 45: 악당이 주인공인 창작물을 쓸려면 뭐가 필요할까? 레스 (49)
  46. 46: 희망적인 글 남기고 가는 스레 레스 (21)
  47. 47: 죽음을 자기만의 문체로 써보는 스레 레스 (216)
  48. 48: 어느 시골 마을에 예쁜 여자아이가 살았어요 레스 (8)
  49. 49: 책 제목을 주제로 글을 써보자 레스 (27)
  50. 50: 자기가 쓰거나 썼던 또는 맘에드는 소설 주인공 이름 쓰고 가보자 레스 (41)
( 641: 125) 주어진 단어 3개로 글을 적는 스레
1
별명 :
이름없음
작성시간 :
16-08-02 09:02
ID :
maktII+8tvKYc
본문
예전 스레딕에 있던 듯이, 글을 적고 단어 3개를 제시하면 돼.

ㅜ 해변, 흉터, 아들
77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MSzBhRFiW8Y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가 눈을 반짝였다.

"진짜, 진짜로 고마워~ 자기는 역시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이야."

순수한 기쁨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 이런 표현은 진부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진짜로 눈을 반짝일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어떤 광원이나, 가로등이나, 필라멘트 따위가 비친 게 아니라 온전히 기쁜 마음으로 눈을 빛낼 수 있는, 그런 신기한 사람이 지금 내 눈 앞에 있다. 나는 지금 그런 사람에게 하룻동안 내 집의 반을 내주게 생겼다. 재워 주기로 결정하고도 찝찝함을 차마 지우지 못하는 내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신이 나서 야상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집어 내게 내밀었다. 내용물을 포장하듯 감싼 그녀의 손 끝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이거, 좋은 건 아니지만 스위스 제. 지금은 가진 게 이것 뿐이네."

그녀가 멋쩍어하며 건넨 것은 초콜릿이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조그마한. 키세스 초콜릿이 이것보다 조금 더 작을까, 헛웃음을 참지 말고 망신을 줄까 생각했지만 앞으로 만 하루동안 그녀와 붙어지낼 걸 생각하면 그보다 멍청한 짓은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난 마음을 바꿔 그녀의 작은 손바닥에서 그보다 더 조그마한 스위스 초콜릿을 집었다. 곧 스위스 초콜릿이 내 혓바닥 위로 올라앉았다. 체온이 초콜릿을 녹여 달콤한 액체가 혓바닥에 스미는 것이 느껴졌다. 크기는 밤톨만한 주제에 스위스제 초콜릿은 의외로 상상 이상의 맛을 냈다. 나는 그저 신을 마주한 신도들처럼 마음 속으로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그녀는 그 사실을 바로 캐치하고 생긋 웃었다.

"맛있지? 그치? 맛있는 거랬어."

나는 말없이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며 혀를 이용해 초콜릿을 입 안에서 한바퀴 굴렸다. 그리고 그녀의 빨갛게 언 손을 잡아끌며 집 안으로 직행했다. 갑작스럽게 이끌려 놀란 그녀가 카나리아가 재잘거리는 톤으로 한바탕 무어라고 쏟아내었지만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는 각도라서 나는 마음놓고 웃을 수 있었다. 보일러가 열심히 데워놓은 집의 따듯한 기운이 그녀의 두 손을 녹이는 데에 하루라는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ㅜ 찹쌀떡, 바늘, 공

78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N0M1WqnfCms

「수능합격기원」
「수능, 힘내자!」
「수능…─」

"아, 씨."

짜증을 내며 식탁 위에 켜켜히 올려진 총천연색의 찹쌀떡을 슬쩍 밀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던 찹쌀떡은 잠시 흔들거리는가싶더니, 이내 살짝 기울인 상태에서 멈추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아 오히려 짜증이 배가 되었다. 다시 한번 더 건들일려는 찰나,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째랑째랑한 목소리는 얼굴을 보지 않아도 엄마의 것이리라.

"윤 가을! 뭐하는거니? 빨리 방에 들어가. 어서!"
"…엄마, 나 방금 들어왔는데."

저녁밥은? 자그맣게 항의하는 목소리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엄마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금방 묻혔다.

"좀 있으면 너희 오빠 수능이잖아. 배려해주면 안되니? 당장 들어가!"
"아니, 나 저녁…"
"대충 간식 가져다줄테니까 방에 들어가! 윤 가을, 말 안들어?"

엄마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쳇, 하고 혀를 차며 식탁의 대부분을 점렴한 찹쌀떡 중 몰래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 책가방을 던지고, 양말은 대충 구석에 던져뒀다. 던진 책가방 옆으로 찹쌀떡이 나뒹굴었다.
심통스럽게 볼을 부풀리며 괜히 찹쌀떡을 꾹꾹 눌렀다. 예쁜 분홍색 상자 안의 하얗고 말랑한 찹쌀떡이 뭉그래졌다.

"치. 오빠 편만 들어, 엄마는. 수능이 뭔 대수라고."

바보같아. 왜 수능에만 매달려있는거야? 방 한 구석에 뒹구는 축구공에 시선을 두었다. 수능이랍시고 재미없는 목걸이를 목에 건 뒤로 오빠는 장난거리는 전부 다 내다버렸다. 오빠 몰래 겨우 가져나온 축구공만이 외롭게 제 방을 뒹구르르 굴러다녔다.
푹, 하고 비닐랩에 구멍이 뚫렸다. 너무 눌러댔는 것 같다. 손가락이 비닐랩을 뚫고 찹쌀떡을 뭉개버렸다. 침대가 하얀 가루로 엉망이다. 쓸쓸함에 침대 위로 얼굴을 묻었다.


ㅜ 시한부, 연인, 바보

79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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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MYRoZ+kyRcc

ㅗ "따뜻하다..그치?"
얼마남지 않은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한없이 흐느끼는 소리만 들린다. 쥐어짜는 듯, 고통스러운 울음소리.

"왜 울어.. 예쁜 얼굴 다 망가졌네.  얼마 안남았는데 이럴꺼야?"

"너..!! 흐..어떻게 그런말을 해!! 가지마..갈꺼면 나랑 같이가!!"

링거바늘이 수백번 뚫고 지나간 얇은 피부로 감싸진 손이 부드러운 볼에 닿았다. 이 와중에도 눈물로 반짝거리는 두 눈이 예뻤다. 어깨까지 흐트러진 웨이브 머리가 부드러워 보였다.원망스럽다는듯 후려치는 두 손에는 힘이 하나도 들어가있지 않았다. 바보야 치려면 더 세게 쳐. 이게 마지막인데.

"너, 나따라서 오기만 해봐? 진짜 혼날줄알아"

"차라리 혼내..혼나고 같이 죽어!! 너, 이렇게 가면 나 다른남자랑 계속 바람필꺼야. 계속 딴남자 만날꺼야!!"


"그래. 나 가면 나 잊고 행복하게 살아야해. 알겠지?"

더이상은 무리였다. 억지로 서있던 다리에 힘이 풀리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눈앞이 흐려졌다. 울고있는 너를 위로해주고 싶은데 더이상 근육은 일을 하지 않았다.

"..가지마.."


갸냘픈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난 여행을 떠났다. 영원히.




ㅜ(지쳐 죽을것같아 살려줘) 벚꽃,전설,결국엔 들킨 비밀

80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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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4PhLLaGDMEs

동아리 활동을 마친 뒤, 나는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아, 늦었다고 뭐라 하겠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걸음을 재촉했다. 역시나, 교문 앞에서는 네가 서있었다.

“오늘 너무 늦게 나왔잖아! 동아리 끝난 지가 언젠데!”

“뒷정리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 미안해.”

그러자 너는 알겠다며, 얼른 집에 돌아가자고 말했다. 너는 내가 10살 때쯤에 전학을 온 아이였다. 이렇게 작은 시골 마을에 전학을 오는 학생이 있다는 것이 나는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다. 긴 생머리에,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어디인가 무심한 표정 때문인지 처음에는 별로 정이 가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너는 금세 친구들을 사귀었고, 나하고도 금방 친해졌다. 그렇게 시간을 흐르고 흘러서 우리들은 학창시절을 1년 정도 남겨두고 있었다.

“저기, 내 말 듣고 있어?”

갑자기, 말을 걸어온 탓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얼떨떨하게 있을 뿐이었다.

“역시나, 안 듣고 있었구나. 들어 줬으면 했는데.”

“미안, 다시 한 번 해줄래?”

너는 목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저기 저 산 정상에 벚꽃나무 한 그루가 있잖아? 그 나무에 대한 전설이야. 옛날에 어느 한 절세미인이 있었대. 그 절세미인은 중국의 서시나 양귀비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만큼 아름다웠대. 그녀에게는 정혼자가 있었어. 그 둘은 다정하게 지내며, 혼인을 올릴 날만을 기다렸지. 그런데 어느 날, 전쟁이 터졌어. 온 나라의 남자들은 전쟁에 나서게 되었고, 그건 그 정혼자한테도 예외가 아니었어. 그녀는 그 벚꽃나무 아래에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대. 해가 뜨기도 전에 나와서 달이 하늘높이 떠있을 때나 집에 들어가기를 반복했지.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큰 화를 당하게 되었어. 그 날도 그녀는 달이 하늘높이 떠서야 집에 돌아가기 시작했지.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남자들이 다가와서 그녀를 범했어. 그녀는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벚꽃나무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대.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에 돌아온 그 정혼자도 그녀의 뒤를 따라 그 곳에 목을 매달아 죽었다고 해.”

81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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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4PhLLaGDMEs

“왠지, 소름 돋는 이야기네.”

“그래?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잠시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얼른 돌아가자!”

“알았어...”

나는 너의 말을 끊고, 좀 더 걸음을 빨리 했다.

미안해, 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도 알아. 하지만, 말해서는 안 돼. 하늘이 말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 비밀인 걸. 그러니까 정말 미안해. 내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은 결국에는 들킬 비밀이란 걸 알고 있어. 아니, 어쩌면 이미 들킨 비밀이고, 너는 내가 스스로 말해주기를 원할지도 몰라. 하지만, 말해 줄 수 없어. 당장이라도 전부다 기억하고 있다고, 정말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어. 정말 미안해.

나는 전해주지도 못할 말을 곱씹으며 계속 너와 함께 걸어갔다.

ㅜ 시계, 초콜릿, 손수건

82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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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3Zaj+eLWuR+

ㅗ 문득 눈이 떠졌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것 같았다. 시계를 확인하니 이미 등교시간을 한참 지나있었다.
어라..알람이 왜 안 울렸지? 의문을 가진 것도 잠시, 밥 먹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챙겨 집을 나섰다.
허겁지겁 달려서 겨우 1교시 전에 학교에 도착했다. 쉴새없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자리에 앉으려는데 이질감이 느껴져 주위를 돌아보니 책상 대형이 여느 때와 달랐다.
넌 시험기간에도 지각이야?
같은 반 아이가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 그렇다. 난 오늘이 시험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 우두커니 서있는 내게 그 아인 초콜릿을 건네며 시험 잘 보라는 말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교실 앞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왔다. 시끌벅적하던 교실은 이내 조용해졌고, 나는 텅 빈 눈으로 앞 자리 아이가 넘겨주는 시험지를 받았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시험에 응하려는데 무언가 톡,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시험지가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나는 애써 침착하려고 하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를 틀어막았다.
그 때 감독하는 선생님이 와서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뭘 꺼내는 거 다 봤어. 쓰던거 그대로 멈추고 교무실로 따라와
나는 너무 기가 막혀 놀란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만 보는데 그 때 사물함 쪽에서 시끄러운 기계 알람 소리가 났다.

번쩍, 하고 눈이 떠졌다.

ㅜ 투명인간, 갈증, 소름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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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u47Y8QCI5g

나는 바람이야. 무야. 텅 비었어. 인간일격의 이 구절에 넉아웃당하고 하루 일상을 포기한 날 있었다.

투명인간은 별 것 아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오면 세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없는 것과 다름없어진다. 길거리에는 출결이 없다. 이제 서로를 구별할 것은 그들의 목적지뿐. 그러나 난 골목길을 미리 헤어나왔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듯, 누구도 귀가를 피할 수 없다. 난 일탈은 이로 충분하고, 목적지 있는 일상에 돌아가야 할까 생각했다. 여행에 실망한 중년 회사원처럼 넥타이도 풀어 헤치고.

"이봐!"
그때 만난 너희들. 들떠 있었다.

"카페에서 녹두도 기다리자!" "지난번 보드게임 카페?"  "4번 출구로 올 거잖아. 거 앞 별다방이 나아."
"배고파." 그때 햇빛처럼 파고드는 네 목소리. 순식간에 목적지는 맥도날드로 결정됐다. 난 가만히 말 없이 결정을 기다렸다. 거리의 혼잡함은 내 목소리와 맞지 않았다.

녹차를 먹고 싶었는데. 갈증이 심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이끌려 실내로 들어가 콜라로라도 목을 축인다면, 그걸로 된 거다. 난 우선 너희들이 좋다. 그래서 웃음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그 겨울 공기를 헤치는 발 한 걸음이

너에게 붙잡혔다. 넌 내 어깨를 잡고 귀 옆에서 서서히 발성했다. "왜 자기주장이 없어? 우리가 싫은 거지?"
아니. 완전히 오해야. 그러나 내 호감도가 네 기준으론 싫음에위치했을지도 모르고, 주장이 과연 좋은 것인지도 알 수 없어, 난 소름을 억누르며 조금씩 입을 열었다.

84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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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Yu47Y8QCI5g

"천만에. 그럴 리가 없잖아."
난 그 질문을 받은 사람이 할 법한 대답을 연기하였다. 그렇게그 겨울 목마른 나는 투명하였다. 내가 세어져봤자 모두에게 민페야. 무능력자니까.

ㅜ 축제, 경품, 지갑

8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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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mBbInD65AfY



이곳은 일본의 어느 한 작은 도시. 오늘 그 도시는 다른 날보다 비교적 바쁘게 돌아갑니다. 내일이 다름 아닌 여름축제날이기 때문이랍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성별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죠.

다음 날이 되면 많은 풍경들을 보게 될 거예요.
밤이 되면 예쁠 풍경 속에서 길게 줄지어서 있는 가게들, 아리따운 색의 금붕어들이 헤엄치는 넓은 수조 주변에 모여 쭈그려앉은 상태로 열심히 금붕어 건지기에 도전해보는 사람들의 열정적인-가끔 짜증을 내는 사람도 보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모습, 인기 만화영화의 가면을 머리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 링고아메나 타코야키 등을 나누어먹는 사람들의 모습, 경품을 따기 위해 지갑을 냉큼 열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 여름축제하면 절대로 빠뜨릴 수 없는 아름다운 불꽃놀이의 광경...

아아, 여동생이 떠오르네요. 여동생은 여름축제를 그 누구보다도 좋아했답니다. 유카타를 입는 것도 좋아했고, 금붕어를 건지는 것도 좋아했고, 타코야키를 먹는 것도 좋아했고, 경품을 타는 것도 좋아했고, 밤에 볼 수 있는 불꽃놀이 또한 좋아했습니다. 여름축제를 즐길 깨마다 보여주는 그 즐거운 듯한 미소를 보면 언제나 저도 따라 웃게 되더라고요. 여동생의 행복해하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해졌습니다.
그래요, 그 시절이 너무나도 좋았죠.

"...산책이라도 나가볼까요."

여름축제가 가까워지는 날들, 특히 바로 그 전 날-그러니까, 오늘 같은 날-에 밖으로 나와서 사람이 그리 북적이지는 않는 길거리를 천천히 걸어보면 많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답니다. 내일 입을 유카타를 고민하는 여자의 이야기, 여름축제를 누구보다도 기대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간혹 들을 수 있는, 여름축제에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야기도 말이죠. 그래도 괜찮답니다. 모두가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면 그런 일은 분명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또 다시...제 여동생과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은 거예요. 그렇게 믿습니다.


ㅜ 가족, 불행, 행복

86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0g5tLQ/d+Gs

ㅗ 불행의 연속이었던 인생에서,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행복했다.

ㅜ 마음 선풍기 마우스

87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N3daDgfPax2

ㅗ 무더운 7월의 날, 선풍기가 고장나 버렸다. 새로 구입할 돈이 없던 나는 고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컴퓨터의 마우스를 잡았지만, 컴퓨터 역시 작동되지 않아 마음이 울적했다.

88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N3daDgfPax2

ㅜ 동성 이성 양성

89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P2KdJ/0UKz+

ㅗ 나는 처음엔 이성애자였고, 후엔 동성애자가 되었다. 너의 성별에 따라 난 이성애자였다가 동성애자가 되었다. 난 너를 좋아해서 양성애자가 되었다.


ㅜ노래 음표 벌레

90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M7+7c6sRSbo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방 안으로 들어가며 외쳤다, "콩쿠르 연습 잘 되가냐?"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쑥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한 번 들려줘봐. 응?" 너는 알겠다며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
악보 위에는 여러 개의 음표들이 나돌고 있었다. 음표들은 악보 위에서 아름답게 춤추었다.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으악!"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는 끊기고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눈을 떠 너를 보았다. "왜 그래?!"
"버.....벌레가.." 피아노를 자세히 봐보니 벌레 한 마리가 있었다.
나는 그 벌레를 종이로 감싸 밖으로 놔 주었다.
"자 이제 됐으니까, 피아노 계속 쳐줘." 너는 그제야 다행이라는 듯 숨을 내뱉고 피아노로 다시 걸어갔다.

ㅜ 여름, 달, 파도

91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XS703lpeecs

ㅗ 어느 여름날이었다. 그날따라 너무 더워서 집에만 박혀 있기에는 힘든 날씨였다. 얇은 겉옷을 대충 걸치고는 집을 나와 근처에 있던 바닷가로 향하여 잠시 잔잔히 물결이 치던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의 하늘 한가운데에 달이 떠서 수면의 위로 물결에 천천히 흔들리는 또 다른 달이 비추어졌다. 그렇게 멍하니 바다를 보기만 하다가 모래사장에 앉자마자 바다 위에 비춰지던 달은 갑자기 밀려오는 파도에 부서져 버렸다.
파도는 천천히 밀려와 내가 앉아 있는 곳 앞까지 다가오는 듯 싶다가 결국 코앞에서 점점 사라졌다. 달은 이제 파도에 가려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한동안 파도가 오지 않을 때까지 모래사장에 앉아 있었다.

ㅜ 숲, 인형, 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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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어둡고 음침한 숲 속에 홀로 들어왔다. 그녀는 이곳저곳에 못이 박힌 인형을 바구니에 넣어 한 손에 들고 있었다.

"여기면 될 거야."

한 그루의 나무 앞에 멈춰선 소녀는 무릎을 굽혀 바구니를 땅에 내려놓고, 나무 밑의 흙을 손으로 파내기 시작했다. 소녀의 하얀 두 손이 돌부리에 긁히고 채여, 흙이 잔뜩 묻고 더러워졌지만 그녀는 상관하지 않았다.

"다 팠다. 그럼,"

긴장감 속에서 소녀는 조심스레 인형을 꺼내 꽤 깊숙히 흙을 파낸 자리에 넣고, 다시 흙을 덮었다. 소녀는 인형을 묻은 자리를 내려다보았다. 땅을 파느라 힘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압박 때문인지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 저주로 이제 끝난 거야. 다시는, 그래...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거야..."

소녀는 빈 바구니를 집어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숲을 빠져나왔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집에 도착해, 바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녀는 기다리고 기다릴 것이다. 저주인형의 효과가 나타나기를.


ㅜ 음악, 블루베리,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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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꽤나 간만에 만난 멋들어지는 여름 휴가였다. 난 친구들과 수영장 옆 의자에 누워서 쓸데없는 말이나 주절거리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날 차버린 전남친 이야기 같은 것들이 주된 주제였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여기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로 한 본 목적일 것이다. 친구들이랑 좀 떠들면 기분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얘네는 더 짜증나게만 만들 뿐이었지, 내 기분은 하나도 생각을 하지 않은듯 보였다.

한숨을 쉬며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시끄러운 물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볼륨 업 버튼을 눌러댔다. 노래는 얼마전 나온 최신 가요들로 잔뜩 채워 넣었다. 평소같으면 물 근처에 가보기라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그저 전남친을 잊기에 바빠서 노래 가사에 집중했으나, 야속하게도 노래 가사는 애인을 떠나보내고 잊은 척 하는 내용의 노래였다.

그렇게 흠뻑 짜증에 젖어 시간을 보내면서 해가 점점 기어 올라갈수록 날씨는 더울대로 더워지기 시작했다. 쨍하게 내리쬐며 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해는 아직은 애인이랑 행복한 것 같다.

친구도, 노래 가사도, 햇빛도 내 마음 알지 못하는 정말이지 멋들어지는 휴가, 수영장의 잔물결이 햇빛에 반짝이고만 있었다.

그래도, 블루베리 칵테일 만큼은 괜찮았을지도.

ㅜ드로잉 북, 빼빼로, 뜨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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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흐아암-"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주변을 둘러보니 책상에는 언젠가 그에게 둘러줄 목도리가 될 대바늘과 짧게 짜여진 노란 털실, 그리고 그와 처음으로 여행을 간 장소인 바닷가가 그려지다 만 드로잉 북이 있었다. 두 물건 모두 어제 밤을 새워서라도 완성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의 결과물이었다. 새삼 그를 위해 무언가라도 해주겠다고 무작정 잡았는데... 하여간 그 날은 정말 손에 잡히는 일이 없었다, 라는 핑계로는 그에게 부끄러워진다. 일단은 너무 피곤했다고 치자.
천천히 침대 옆에 놓여진 작은 서랍장으로 시선을 돌리니 서랍장의 위에는 저번 빼빼로 데이에 그가 선물해준 바구니가 놓여져 있다.
내 마음 같아서는 평소에도 파는 작은 빼빼로 하나면 충분한데 뜯기 아까워서, 또 그에게 받은 선물이라 받고도 한동안 놔두었다. 품에 한아름 안길 정도의 바구니에는 빼빼로 몇 개와 곰인형이 포장지로 보기 좋게 싸여 있다.
갑자기 베게 밑에서 익숙한 알람음이 들려왔다. 베게를 들추니 밑에 내 핸드폰이 깔려 메세지 수신의 알림을 띄운다. 한참 전에 그에게서 온 문자였다. 급하게 문자를 확인해보니 '어제는 잘 들어갔어? 오늘도 좋은하루:)'라는 다소 수수한 문자열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누군가의 애인으로서 부족한 나에게 주는 짧은 말이다. 씻고 나면 가장 먼저 그가 선물한 빼빼로를 먹으며 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할 생각이다.

ㅜ 저녁, 관람차,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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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응. 일곱시. 관람차 앞에서 만나. 응, 나도 사랑해."
너와 만날 생각을 하니 세포 하나하나가 붉게 물드는 기분이었다. 내가 해주는 건 뭐든 맛있다던 너를 떠올리며 도시락을 준비하고, 항상 1시간 먼저 나와 기다리는 너를 알기에 오늘은 나도 일찍 나가볼 생각이었다.
 촌스럽지만 도시락 바닥에 써두었다. 이젠 내 아내가 되어주지 않겠느냐고. 저녁을 다 먹을 때 쯤이면 너는 이게 뭐냐고, 촌스럽다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예쁘게 웃어주겠지. 그렇게나마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너를 만나기 30분 전,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평소같지 않은 차가운 공기가 뺨을 감쌌다. 손을 비벼 볼에 가져다댔다. 어쩐지 네가 해줄 때처럼 따숩지가 않았다.

심심하다.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xx놀이공원, 운행중이던 관람차 이탈로 56명 사망 172명 부상'



...느리게 지나가는 글자 무더기 속에 너의 이름이 없기를.
나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ㅜ기억, 증오, 수선화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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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수선화 꽃잎들 한가운데, 무슨 자신감인지 징그럽게도 톡 튀어나온 샛노란 것이 참 보기 싫어 뜯어내 버렸다. 유리조각과 흩어진 물얼룩들, 노란 꽃가루와 빨간 피가 한데 어울려 뒹굴었다. 입가에 떠오르는 자조적인 미소가 점점 기괴해 지고 몸이 떨려온다. 한두번이 아님에도 익숙해 지지 않는 아픔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이딴걸... 이딴걸 선물로 주고가?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의 괘씸함이 곧 아픔을 증오로 뒤바꾸어 놓았다. 결국 그녀는 수선화 한송이를 통째로 낚아 목부터 땄다. 미친듯이 찢기고 짓뭉개진 그것을 던진 그녀가  초점없는 눈으로 울려대는 휴대폰을 응시했다. 죽여버릴 거야. 그 어린 나를 비참하게 밟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줄거야. 곱디 고운 수선화 같던 나를, ... 너만 아니였다면 지금도 나 자신을 칭송했을 날, 한치의 더러움도 묻어나지 않았을 날. 그랬을... 어릴적의 나를.

“ 다 죽자. 난 이제 잃을 게 없어. 나자신을 가장 먼저 잃었거든. ”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아 휴대폰을 잡아채 던져버렸다. 모든것이 산산 조각난 게 그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 너가 어디 사는지 알아. 네가 누군지 잘 알아. 너를 어떻게 죽이면 좋을지, 방금 막 생각이 났어. 기대해. 그리고, 수선화 고마워. 이제 찢어지는건 그만할래. 대신 니가 찢어져라. 10년만에 다시본 수선화. 곧 너도 네 선물처럼 만들어 줄게.

ㅜ 발자국, 그림자,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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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 하늘에 길어진 너의 그림자를 뒤쫒는다. 머리위가 이니라 거의 정면에 위치한 태양 덕분에 길어진 너의 그림자를 조심스레 밟아보기도 하고 너의 것 위로 나의 그림자를 덮어보기도 했다.

아아- 부질없음에 눈물이 난다.

차마 온기가 느껴지는 너의 곁으로 다가갈 용기가 없어 스토커처럼 너의 발자취를 따라, 너가 밟았던 보도블럭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나를 용서말아라.

비가 오면 너의 신발에 묻은 물기로 생긴 발자국 위에 내 발을 올려보고, 눈이 오면 눈위에 찍힌 발자국  바로 옆에 내 발자국을 찍어, 같이 걸어간 연인마냥 만드는 날, 용서말아라.

하늘에서 토해내는 빗물이, 눈송이가 나였으면 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나였더라면. 적어도 지금보단 너에게 더 자주, 더 많이 마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핸드폰, 개나리, 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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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따듯한 날이었다. 가로수 넓게 핀 개나리 덕분인지 오랜만에 만난다는 기대감과 기쁨덕인지 그 어느날보다 제일 따듯한 날이었다. 핸드폰을 들어 이리저리 구도를 맞춰서 개나리를 찍었다. 가서 얼른 보여줘야지.
 내 사랑하는 그이 작년 겨울 그날 이후 집안에 틀어박혀서 전혀 나오지 않는 안타까운 나의 그이 캄캄한 집안에서 죽어가던 그이가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떠올라 눈가가 뜨거워졌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동생이 자전거를 타다가 나를 들이 박았다는 건 어제 말했고 날도 따듯하고 개나리도 예쁘게 폈으니 산책하자고 물어볼까. 안입던 치마지만 오늘은 오랜만의 봄이니까. 화장도 해봤는데 알아줄까.
 그이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답이 없다. 그는 원래 답을 해주지 않지만 어느정도 회복했으니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직 그정도는 아니었나보다. 서운하지만 시간은 많으니까. 열쇠로 따고 들어온 집은 여전히 어두웠다.물소리가 들리니 씻고있는 중인걸까.
 "나왔어!!"
..아무반응이 없다. 왜지? 설마 욕조에서 잠든건 아니겠지. 물소리에 내 목소리가 안들린걸까. 문을 꽉 안닫아 보이는 바닥이 붉다. 떨리는 손이 미는 그대로 열리는 문 안에 보이는 모습은 절망적이다.
 아아 그대여. 어찌 이리가는 것인가. 붉은 욕조는 뜨거웠다.
 오늘은 정말 따듯한 날이었다

손목시계.절벽.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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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져

그래. 참으로 간단한 말이지. 난 모든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 떠벌리고 다니던, 사르트르를 오독한 생활력 없는 독서가였으니, 그 말을 아주 손쉽게, 손목시계로 햇빛을 반사시키듯 돌려주면 되었겠지. 난 우선 냉소하였는데, 노트북이 가방에서 떨어져 조별과제의 실험 데이터들이 축적되기 이전과 같은 접근 불가한 상태로 돌아가게 된 것은 내 자유의 범위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누군가는 네 좌절에 책임을 져야 했고(한다 너는 믿었고), 성적을 매긴 교수는 시스템으로 장기를 맞바꾼, 즉 인간보다는 시계장치에(네 태도를 보자면 태양에) 가까운 자이므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모양이었으니까.

이리 나는 지껄여보았으나 생활력 없는, 햇빛을 견디지 못하는 자이므로 이따위 관념놀이는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아니, 이것은 과장이다. 햇빛을 못 견디는, 주어진 일을 못하는 학생이 이 대학에 들어오는 건 드물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고 있기에 무책임한 자, 무임승차자라 불릴 수 있는 듯하다.
럭키! 이름이 늘어났다! 이름을 변명처럼 줄줄 늘여 살아있음을 변명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이상.
무시해주었으면 한다. 랩실에 자정까지 남아 colony pcr과 electrophoresis을 진행 중인, 갈 곳 먼 엉터리 문학도인 뿐이니까. 따지고 보면 나도 억울하다. 무임승차자이기는 하지만 이 버스에, 대학에 거의 억지로 밀어넣어졌는걸. ...아, agarose gel을 만들어두어야겠구나. 읏차, comb를...잠시...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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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kc5AQ2KR2s

하여튼, 이제 내 평판은 끝이겠지. 있어야 할 곳에 드디어 안착했다는 기분이다. 그래, 난 흰 실험복을 입은 주제에 옷에 맞는 꿈을 꾸지 않는, 제 태어난 이유를 모르는 쥐공장의 쥐란 모양이니까. 그뿐인가, 난 겁쟁이어, 저 한 마디에 겁먹고는 이렇게 다시 실험을 진행 중인 것이다. 고작 힐난이 두려워서. 지난주만 해도 이리 생각했는데-정오의 태양에 사라져버린 내 소중한 분신을, 내 미래와 능력을 분신하여서라도 애도하자고. 그런데 나는 무얼하고 있는가. 두려움에, 제 몸을 편하게 하기 위해, 양지에, 대학의 내부에, 옷에 맞는 꿈에 접근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내 소설가란 장래희망 역시 생존을 위한 임시방편이었을지 모른다. 아니, 난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자임이 증명되었으므로 이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됐다. 해야 할 일을 하라. 행복해져라. 할 일을 함으로써 미래를 위하고 남은 시간으로 현재를 위하라-이리 말하는 당신들은 무책임한 나를 싫어하겠지! 좋다, 나도 그 정도는 예상했다! 날 경고한 후 내쫓아도 좋다! 그러나 난 내게 정직하다. 꿈이 변명의 수단임을, 이름을 늘리는 또 하나의 방법임을 감추지 않으련다. 내가 꿈을 내 위에 올려놓는 자가 아니었으며 계속 마찬가지일 것임을 나는 안다! 그러나 나는 물 빠져나간 간척지를, 태양이 만들어낸 땅을, 태양이 원할 작물, 옷에 맞는 성과로 채우지는 않으련다! 이것이 나, 무책임한 자의 논리다! 과거를 위하는, 삶에 맞지 않는 성격인  부적응자의 논리다!

pcr 종료. 기계장치가 허락한 시간이 지났다. Objective에 적힌대로 deletion mutant의 선별 여부를 확인하자. 적힌대로, 적힌대로... 쓰기를 포기하고도 나는...
원리에 맞추어 이름들의 길이를 분석하자.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란 모양이니까.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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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글들이 뛰어내리고 있어. 추상적인 글귀들이야. 삶의 구체성이 아닌 관념의 추상성. 하나가 내 팔짱을 끼어. 가면이 고백을 하면 무슨 모양일까? 미가 눈을 가로막은 경험을 이해하니? 하나가 내 어깨를 잡아. 살아있음이 폭력임을, 학문이 허영임을 설파해 겨우 살아남는다. 하나가 내 팔을 잡아. 인간은 초극되어야 한다. 하나가 뛰어내려. 생은 무의미하기에 더욱 잘 살 수 있다. 난 저 절벽 뒤에, 비합리적인 추론이나, 내 잃어버린 모든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내 잃어버렸다는 감각을 없애주지 않을까
그 희망이 너무 낯선데, 내 나신을 너무나 편안히 감싸서-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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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epxFURDI

어느새 졸았나 보다. 난 장치의 전원을 끈다. 비교되었어야 할 이름들이 시간이 지나 모두 gel 밖으로 탈주하였다. 난 고개를 턴다. 톡이 와있다. "계속 늦어진다면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의 이 말이 노트북 수리와 내 게으름 중 무엇을 겨누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다시 한 번 두렵다.
절벽 끝에 서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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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뛰어드는 쥐. 저들은 군중의 어리석음에 대한 은유였다. 꿈을 꾸지 않으면 이리 되는 건 너, 라는 위협이었다. 그러나 이 랩에서 꿈 없는 자, 어리석은 자는 나란 모양이고 바다로 뛰어드려는 자도 나라는가 보다.

동이 트고 있다. 다시 해가 뜬다. 정밀한 시계들은 모두의 손목에 배급돼, 갈 곳 없는 책임을 받아줄 나 같은 자들에 햇빛을 겨눌 것이다. 노을이었으면 한다. 낮이 가고 서둘러, 난 내 무능력으로 개화하지 못한 글재주를 애도할 수 있을, 밤이 오면 좋겠다.

ㅜ 교통카드 우체통 동생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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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하차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며 교통카드가 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곧이어 나는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집을 향해 바삐 걷는 발걸음과는 상반되게 시선은 빨간 우체통에 고정이 된 채였다.
점점 뒤로가는 우체통을 향해있는 고개가 당길즘에서야 나는 자동반사적으로 반응하던 시선을 거둘 수 있었다.
주머니에서 여러번의 진동이 느껴졌다.
동생의 전화였다. 정말로. 곤란했다.
오늘도 우체통을 지나쳤기 때문이다.
오늘도 엄마에게 우리의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ㅜ콘센트, 뒤꿈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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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소설창작방에서 저 오른쪽 하단의 새로고침 아이콘은 정말 독인것 같어... 실수로 눌러서 글이 날아가버렸어...ㅠㅠㅠ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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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vXpt6juL9wk



아침 6시. 콘센트 충전기에 꽂힌 핸드폰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알람을 끄며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도 그 꿈을 꿨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면 어김없이 이 꿈을 꾸곤 한다. 꿈에서 나는 감은지 얼마 안 되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감싸곤 엄마가 방금 차려준 밥을 먹는다. 그러고는 내 방으로 들어가서 밤새 콘센트에 꽂혀있던 핸드폰을 빼내어 학교에 가려가다 그만 아무것도 없는 방바닥에서 미끄러져서 발라당 넘어지고 만다. 그리고 바닥에 무방비하게 놓여 있던 눈썹 칼에 발뒤꿈치가 베려 피가 철철 흐르는 것이다. 내 방에서 나는 우당당 소리를 듣고 엄마가 놀란 얼굴로 날 보러 들어온다.

ㅜ겨울, 아이스크림, 짝사랑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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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쌩쌩 부는 어느 아침이었다. 나는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채 바삐 걸음을 옮겼다. 덜 말리고 나온 머리는 어느 새 얼어붙어 내 뒤통수 언저리에 딱딱해져 있었다. 이상하다,햇빛은 따뜻한데 바람만 차네. 그렇게 생각하며 발갛게 물든 코를 훌쩍이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때였다.
저 멀리서 걸어오는 내 등교 단짝. 그 애는 이상스럽게도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있었다. 쟤는 춥지도 않나.

"야, 너는 이 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냐?"

그 애는 막 아이스크림을 까서 입에 문 참이었다.

"추웅 나에 엉는 아이흐크이니 더 아히딴마이지!"

"뭐?"

"으어어어어 차차차차가워. 그러니까, 추운 날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다고. 뭘 모르네."

그 애는 입에 문 아이스크림을 다시 손으로 옮겨 쥐어 내게 말을 전하고는 다시 입에 물고 콧노래를 불렀다. 나는 뭐, 그런가보다. 싶어서 입을 한 번 꾹 다물고 골목길로 걸음을 옮겼다. 그 애도 나와 함께 골목길을 걸었다.

"잠깐만, 여기 있어봐."

뜬금 없이 편의점 앞에 날 세워두더니 허둥지둥 들어갔다 나왔던 그 애. 뭔가 싶어서 눈썹을 올렸더니 내 뒤통수에 뭔갈 들이댄다.

"으악!"

또 장난이려나 싶어 눈을 감으며 고개를 홱 숙였더니 이상한 표정을 짓는다. 왜?

"너 뒷머리가 다 얼어서 캔커피로 좀 녹여보려고 했다야. 뒷태가 아주 마귀할멈이야."

아, 이런.

"이거 줄 테니까 양 쪽 주머니에 넣어. 손시렵잖아."

제 주머니에서 따끈따끈한 캔 커피를 두 개나 꺼내 내 손에 들려주었다. 난 얘가 왜 이러나 싶어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날따라 실실거렸던 그 애. 이상한 날이었다. 날도 이상스레 추웠고, 그 애도 이상하게 실실거렸고.

"어~고마워~"

대충 대답하고는 캔커피를 내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런데 넌?

"너는?"

"야, 니 거 샀는데 내 거 안샀겠냐."

"하긴."

그렇게 시덥잖은 말을 귀와 코, 볼이 빨개진 채로 나누며 학교로 향했다.


ㅜ드라이기, 페트병, 고물상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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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건조한 바람을 사정없이 내뿜는 헤어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며 문득 생각해냈다.
 이대로 녹아버리면 어떨까. 바닥에 내가 잔뜩 있겠지. 정말 다 녹아버려서 뼈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한테 미련이 생기지 않게끔.
 기분나쁜 나를 커다란 콜라 페트병에 나눠서 담고는 여러 곳을 다니게 될 거야. 장기같은 건 이미 다 쓸 수 없게되었으니 병원은 아니겠지. 고물상. 그래, 고물상일 거야. 녹아버린 나를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면 가족들에겐 가장 좋은 일이겠지. 하지만 받아줄까? 가분나쁜 붉은 색 액체를 어디다가 팔 수 있다고. 고물상에게도 거절당하는 걸까.
 좋은데, 그거. 부모라는 사람들에게 엿먹일 수 있을 거야.

 축축함이 베어나오지 않는 머리카락을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지으며 난 약국으로 향했다. 염산이라는 거, 비쌀까?


ㅜ 역사(교통사고의 그 역사), 안개꽃, 이불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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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뻑, 눈을 감았다 뜨자 내 시야에 가득 들어찬 안개꽃. 이상스럽게도 붉어 옆을 돌아보려 했으나 움직이지 않는 내 고개, 손가락, 그리고 저 멀리 내 다리.. 다리?
이건 꿈이야. 난 이불 속에 안기어 있고, 내일 아침이면 딸이 뽀뽀로 날 깨우겠지.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꽃잎마냥 흐드러진 내 몸.
너무도 활짝 피었기 때문일까, 떨어져버린 내 잎이 잔인하다.
저 트럭이 날 타고 넘은 걸까. 난 이렇게 죽어버리겠지.
눈 앞이 아득하다. 사랑해 여보, 너무 슬퍼하진 말아줘. 아니 많이 슬퍼해줘. 날 사랑한 만큼.

ㅜ햄버거, 칫솔, 벚꽃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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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똑같은 날이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취하기 시작하고 취업한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 방에선 사람의 온기와 흔적들을 찾기 어렵다.
시계를 보니 서두르지 않으면 늦을 것만 같았다.
'오늘 아침밥도 물건너 같군...'
조용히 욕을 내뱉고 욕실로 가 씻기 시작했다.
이를 닦으려고 하니 다쓴 칫솔이 보였다.
'칫솔, 오는 길에 새로 하나 사야겠네'
어쩔수 없으니 그냥 이를 닦고 옷을 입은 뒤 나는 문을 나섰다.

출근길, 아직 이른 감이 있으나 벚꽃이 핀 것을 보았다.
흰 빛을 띈 분홍색이 아름답다고 느꼈으나, 결국 쓰레기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밟힐 것을 생각하니 씁쓸해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일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무미건조한 서류와 가식전인 통화, 회의를 가장한 꾸지람.
모든 것이 더럽고 지루했다.

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이다.
아침밥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배는 10시 가량부터 계속해서 소리치고 있었다.
점심은 간단히 햄버거로 때웠다. 몸에 좋지는 않으나 맛있으니 된거라고 생각한다.
회사로 다시 가는 길에 본 벚꽃은 햇빛을 받고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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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일과도 별반 다르지 않는다.
그저 무료한 시간의 연속일 뿐인 것이다.
어째서 취업을 위해 그리 힘써왔는지도 모르겠지만,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계속 일을 한다.

드디어 일과가 끝났다.
돌아가는 길은 아무도 없고, 그저 달만이 나를 비춰주고 있다.
벚꽃은 달빛을 받아 환히 웃고 있었다.

내일은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으면 좋겠군...

ㅜ 우유, 초콜릿, 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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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러니까 그건 놀이터 한 구석에 숨어서 볼일을 봐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의 기억이었다.

나는 껌을 매우 좋아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풍선껌을 제일 좋아했다. 민트맛이나 인삼맛의 껌도 풍선을 불 수만 있다면 주저없이 씹곤 했다. 잘 때도 껌을 뱉는게 싫어서 그대로 입에 넣고 잠들기도 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삼키거나 머리카락에 껌이 붙어 혼이 났지만, 나는 껌이 너무나도 좋았다.

하지만 반대로 초콜릿이라면 보기만 해도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했다. 생애 첫 초콜릿이 꽝꽝 얼린 초콜릿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걸 베어물다 미처 맛을 느낄 새도 없이 앞니가 빠져버렸기 때문이었을까. 한살 아래의 동생은 초콜릿이라면 눈을 뒤집고 달려들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그런 나를 걱정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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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공원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나갔던 날이었다. 노란 하늘이 푸른 바닥을 쨍하게 비춰서 눈이 부신 날이었다. 잠시 벤치에서 쉬던 나에게 아버지께서 껌 한통을 내밀었다. 주머니에서 눅눅해진 껌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구르트맛이었고, 껍질이 벗겨진채 초콜릿을 돌돌 말고 있었다. 좋아하는 껌과 함께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거라며 아버지께선 자신있게 껌을 내밀었다. 그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에 나는 뭐에 홀린 듯 그것을 입에 넣었다.
초콜릿과 함께 먹는 껌은 상상 이상의 맛이었다. 시큼한 요구르트의 맛과 진득한 초콜릿이 입 안에서 따로 놀고 있었다. 게다가 초콜릿을 만난 껌은 질척하게 녹아버려서 입 안에 들러붙어 기분이 나빴다. 결국 1분도 안돼서 나는 껌을 뱉어버렸고, 아버지는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나는 껌이라면 치를 떨 정도로 싫어하게 되었다. 녹아버린 껌의 흐늘거림이 좀처럼 잊혀지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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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초콜릿을 매우 좋아한다. 핫초코를 만들때도 웬만하면 초콜릿을 녹여 우유를 부어마실 정도로 좋아한다. 하지만, 그 날 이후로 여전히 껌은 싫어한다. 사실 어릴 적 좋아했던 것들은 지금은 대부분 다 싫어한다. 어쩌면 그날 녹아버린 껌을 씹어서 내 안의 번데기가  한꺼풀 벗겨진 건 아닐까. 나의 유년기를 가득 채웠던 소중함을 하나하나 떠나보내면서 두 꺼풀, 세 꺼풀,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 꺼풀까지 모두 벗겨지는 건 아닐까. 떠나보낸 것들이 더욱 애틋하고 아름답게 다가오는 건  성장통이 아닐까.

 가끔은 우유에 초콜릿을 타먹는것도 괜찮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나는 핫초코를 홀짝였다.


ㅜ안경, 마요네즈, 딸기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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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먹을 건 없는건가...?
 
냉장고를 열자 왜인지 평소에 마시지 않던 딸기우유가 있었다.

누구꺼야 이건...?

아무리 둘러봐도 먹을게 없다고 느껴져서 나는 마트에 가기로 했다.
가끔 차를 몰며 생각한다. 이대로 사고가 나면 아떡할까 라고.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찰 쯤 마트에 도착했다.
나는 이것저것 시식도 하고 둘러보고 카트에 물건을 담다가 갑자기 맥주가 눈에 띄어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맥주와 안주거리를 담고 계산대로 갔다.

삐빅-

저기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나는 귀찮은 듯 지갑을 찾았지만 사실 속으론 아직도 어려보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곤 얀경을 쓴 남자 캐셔에게 신분증을 건냈다. 그 남자는 몇번이고 내 얼굴과 대조하며 신분증을 보다 이내 다시 돌려주었다.

많이 다르시네요.

네?

당황스러운 말을 들은 나는 기쁜 마음도 잠시 예의 없다고 느껴져 불쾌해졌다.
다시 집으로 가는 동안 캐셔의 말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성형한거 같다고 비꼰건지 정말 순수하게 다르다고 한건지 무슨 의도로 했든 기분은 이미 나빠져있고
그대로 운전도 평소완 거칠게 했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맥주한캔과 오징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마요네즈를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아 짜증나...


ㅜ 비둘기,일본,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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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완 거칠게 >평소와는 다르게
잘못썼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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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하늘은 서평역에서 올려다보던 하늘과 다름이 없다. 뭘 하러 일본까지 몸을 날린건지. 말만 통하지 않을 뿐 한국과 다를게 없다는 감상과 돈아까움에 젖어 보도블록을 보며 터덜터덜 걸었다.

"야만적이야, 너무 야만적이야."

흉하고 추해서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들,
끊임없이 늘어지는 인파의 선.
질서정연한 모습이지만 그만큼 차갑고 딱딱하기만 해 되려 야만적이였다. 아주 아주 오래전 지구를 보는것처럼.

이 땅에도 비둘기는 바닥을 쪼아댄다.
서평역 2번 출구에서 보았던 장면과 다를바 없어서 일본에 오길 잘했다고. 말만 통하지 않을 뿐이지 한국과 다를바 없음과 돈값 한다는 감상에 젖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푸르른 하늘을 동경할 세도 없이 벨 울리며 쌩 하고 지나치는 자전거에 분위기가 깨었다.

"야만적이야."

두 다리가 멀쩡한데 왜 자전거 따위를 타고 다니는건지.
오늘따라 그녀가탄 휠체어의 바퀴가 뻑뻑하게 돌아간다.


쌀포대, 과도, 델리만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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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은 확실히 수입이 좋아." 친구가 말했었다. "게다가 모두에게 이익이지. 사람들은 불법인가는 상관 않고 단지 맛있는 걸 먹길 원하잖아." "불법이라." "어허, 친구야." 친구가 턱수염에 소주를 가져다 부었다. "사람들은 맛있는 것 먹으니 행복하고 자네도 돈 얻으니 행복하고. 거기 문제가 있는가? 행복해지는 데엔 모두 허용돼. 사람은 예쁘면 그만이 아냐. 행복하면 그만이야."

별 일은 아니었다. 친구의 델리만쥬 부스를 사들였다. 꽃놀이 한창인 공원 한복판에 가져다 놓기로 했다. 새벽, 입간판 세워두고 주위를 돌아보니 컵밥부터 문어꼬치, 솜사탕까지 다양한 음식물이 구비되어있었다. 그들은 너무 정리정돈되어 시청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착시까지 일으켰다. 그 정리정돈된 멋진 풍경에 오늘은 그 역시도 함께였다. 그의 다섯 살 난 딸과 함께.

"자네도 행복해야지." 친구가 말했었다. 그는 눈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마치 왼쪽은 아내의 좌석이기에, 누구도 들일 수 없고 자신의 시선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듯이. 친구는 그 표시를 금방 잡아챘다. "에헤. 야야 친구야, 넌 행복할 수 없어졌다 쳐. 그래, 이해해. 다, 이해해. 다, 이해해." 친구는 사람으로선 지나친 말을, 즉 불가능한 말을 태연하게 한 죗값인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는 친구의 말에 기분이 상했으나 다음 말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자네 딸은, 불쌍한 딸은 어쩔 겐가? 걔는 행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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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조금씩 공원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람은 때마침 불어, 제 머리칼에 벚꽃과 꽃가루들을 차곡차곡 붙여 도깨비불처럼 뛰어다녔다. 음식이 필요할 광경이었다. 그는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딸은 서서히 좁은 천막 안에 서있는 것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딸의 손을 꼭 붙잡았다.
"너무 멀리 가면 안 된다. 알겠지?"

사람들은 곧 몰려들었다. 그들은 먹거리를 좋아했다. 그는 플라스틱 용기에다가 델리만쥬를 네 개씩 담아 여러 높낮이 여러 질감의 손에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 값어치만큼의 행복이 공원에 누적되기 시작했다.
그가 딸이 보이지 않음을, 그리고 일대에 소란이 일고 있음을 자각한 건 모든 것이 너무 늦었을 때였다.

*****

딸은 아주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었다. 그리고 소란을 쫓아 아버지 있던 호수 근처 펜스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그는 벌벌 떨며 소리치고 있었다. "불법인 게 뭐 어때? 여 공원엔 합법적으로 파는 사람들도 없잖아?"
경찰이 말했다. "신고하지 않았잖아요. 세금만 내시면 저희도 뭐라 안 합니다."
"우, 우린, 우린 행복해질 권리 있어."
"왜 저희들을 악당으로 만드십니까? 선생님께서 눈이 짧아 불법을 저지르신 거잖아요?"
하지만 둘의 대화는 오래 가지 못했다. 불법 장사에 익숙해진, 하여 경찰들을 역으로 진압하는 데에 익숙해진 상인들이 떠들썩하게 일어섰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뒤로 물러섰다. 그의 딸을 찾기 위해서였다.
"우린, 행복을 미리 신고할 필요 없어. 난 잘못 안 했어. 다들 하는 거 나도 했다고." 하지만 그 순간 그에겐 모든 것이 일종의 모자이크 그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현실감이 없어졌다. 그것은 그가 미래의 그와 단절됐음을, 하여 무너졌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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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쌓아둔 상자 위에 놓은 과도를 집어들었다. 갑자기 모든 걸 깨달은 기분이었다.
"뭐한 거야, 난. 미래는 없는데. 우리는 오늘 다 죽는데." 아니, 그는 자신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벚꽃이 바람따라 휘날리며 몇은 호수 위를 떠다녔다.

"우린 이미 다 죽었어. 이미 여 호수 밑에 뼈를 묻어뒀어. 우린 벚꽃이야. 씨를 뿌린다는 벚꽃의 임무는 피어나기도 전에 실패했어. 벚꽃은 벚나무를 만들지 못해. 벚꽃은 이미 다 죽었어. 그래서 바람에 가볍게 휘날려. 그게 우리들이야."

미래는 없어. 미래는 없어. 과도를 십자가처럼 집어들고 그는 칼이 있을 곳을 찾아나섰다. 그리고 그때 딸이 그의 눈앞에 보였다. 그는 미래와의 실이 끊어졌어도 여전히 자신이었기에 딸을 딸으로 보았다. 그는 근처에서 쌀포대를 집어들었다.

*****

딸은 아주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사이렌 소리가 울리자 아버지가 씌웠던 쌀포대 밖으로 나왔을 뿐이었다.

모르는 아주머니가 딸을 안았다. "불쌍하기도 하지. 불쌍한 것. 넌 선택한 것도 없는데."
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는데 이미 네가 되어버렸구나. 해서 네가 선택하지 않은 것을 책임지는 데에 너무 오랜 시간을 쓰겠구나. 모르는 아주머니는 그녀가 모르는 그의 딸을 꽁꽁 감싸매었다.

아주머니가 딸을 일으켜 참사의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딸은 그저 사방을 살피었다. 모든 게 무너질 참이었다. 딸의 눈물이, 벚나무와 호수와 이미 죽은 벚꽃들을 둥글게 둥글게 왜곡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자이크와 같았다.
그리고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기에, 딸은 마음을 편히 먹고 비극의 한복판을 두 발로 걸어갈 수 있었다.

모든 건 벚꽃처럼 이미 끝난 일이었다. 공중에서 하얗게 매달렸던 벚꽃들은, 태반이 떨어져 거리를 분홍으로 색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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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제한 때문에 여기에 적어. 스레 낭비 미안해. ㅜ 나침반 드레스 후배
/그리고 생략을 엄청 했는데, 사람이 죽거나 한 건 아니야. 정신없이 적은 거니 이상해도 양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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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던 고등학교 후배가 몇 년간 꿈을 쫓다 결국 계속된 가난에 지쳐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컴퓨터 자판을 치던 손을 잠시 내려놓고 코 끝으로 흘러내린 안경을 다시 올렸다. 하얬었지만 때가 타 회색이 된 이어폰 속에서 친구가 떠들어대던 예전 지인들의 근황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미간을 확 좁힌 채로 하던 일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채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길, TV 광고 속 행복하다는 듯 웃음짓는 연예인들이 나를 비웃는 것만 같아 기분이 나빴다. "행복한 삶이라는 건 무엇일까? 인생의 나침반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걸까?" 하는 질문들이 내 머릿속에 뒤섞여 자꾸만 떠다녔다. 결국 나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눈에 보인 언제 샀는지 알 수 없는 뜨뜻미지근한 맥주 캔 하나를 비운 뒤 그대로 현관 바닥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ㅜ 화창 시계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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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 똑딱, 똑딱
시끄러운 시계의 소리만이 시간의 흐름을 알린다. 사무실의 모든것은 순간에 멈춰버린듯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간간이 정적을 깨는것은 출력되는 프린터의 소리 뿐이었다.
오늘따라 창 밖 하늘은 부질없이 유난히도 화창하다. 먼지 그득한 사무실 내부의 공기는 텁텁하게 목만 메인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더라, 요즘 젊은것들은 끈기가없어. 쩌렁쩌렁 외치는 부장님의 목소리와 프린터 소리만 사무실에 그득하다.
적은 값에 사들인 젊음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 모양이다. 저는 오늘부로 사직하겠습니다, 목구멍에 가득차오른 혼잣말을 커피와 함께 삼켜넘긴다.
조금만 참으면 퇴근이니, 앞으로의 내일도, 어쩌면 행복할지도 모를 미래도 있으니까 - 그러니까 오늘도 꿋꿋하게 버티며 5시를 향해 가는 시계만을 바라본다.

ㅜ 휴지 노트북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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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없어...."

그는 황망하게 중얼거렸다. 지금 이순간 가장 필요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휴지......"

급한 신호에 주변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변기에 앉은게 화근이었다. 그는 5분전의 자신을 원망했다. 일을 본 후의 쾌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카톡

주머니의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게임에서 멋대로 나갔다고 욕을 쏟아내는 내용이었다. 다음판 하러 어서 들어오라는 재촉은 덤이었다.

그랬다. 그는 게임을 하던 중 급히 화장실로 왔던것이다. 그는 지금도 열을 내며 작동하고있을 노트북을 생각했다.

'조금만 더하면 승급인데.....'

그는 다시한번 화장실을 둘러보았으나, 없던 휴지가 갑자기 생기는 일은 없었다. 순간, 그의 눈에 세면대 위에 놓인 비누가 보였다.

'저걸로 손을 씻으면 깨끗해지겠지?'

그는 제 손을 한번, 비누를 한번 번갈아가며 쳐다보다가, 머리를 쥐며 자괴감에 빠졌다. 그리고 다시 그 행동을 반복했다. 또 한번, 다시한번.....

이윽고, 그는 무언가 마음을 먹은듯 두 손을 굳게 쥐었다.



......30분이 지나, 그는 해탈한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왔다. 비누는 그가 화장실에 들어오기 전보다 조금더 작아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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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글 미안......

ㅜ 버스 맥주 머리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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