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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가 3D보다 좋다고!! 2D판이 열렸습니다!

최애를 현실로! 인형/피규어판이 열렸다고?!!

소설창작 게시판 목록 총 170개의 스레드

새로운 스레드 만들기
  1. 1: 6단어로 소설쓰기 레스 (73)
  2. 2: 한 문장씩 소설을 이어가는 스레 레스 (501)
  3. 3: 한문장만으로 여러 감정이 뿜뿜하게 만들어보자 레스 (418)
  4. 4: 소설검수 해주는 스레 레스 (74)
  5. 5: 살고 싶었다. 라는 걸로 시작하는 글을 써보자! 레스 (61)
  6. 6: 텅빈 고통이 느껴지는 글을 자기 문체로 써보자 레스 (21)
  7. 7: ~소설창작판 1000제~ 레스 (151)
  8. 8: 스토리 만들어 보기 레스 (50)
  9. 9: 섬뜩한데 아무것도 아닌 말을 적어보자. 여러분의 필력을 보여줘! 레스 (32)
  10. 현재: 글러들아 여기ㅔ조각글 투척해조 레스 (129)
  11. 11: 소설창작판 단어공책 레스 (19)
  12. 12: 자신이 쓴 글의 처음/마지막 문장을 써보자 레스 (23)
  13. 13: 대사를 이어 받아 묘사 하는 스레 레스 (157)
  14. 14: 짝사랑을 묘사해보는 스레 레스 (37)
  15. 15: 자신이 쓴 소설의 명대사를 적어보자 레스 (45)
  16. 16: 제발 하루에 한번만 들어오자 하루에 한번만... 완결이 목표다! 레스 (203)
  17. 17: 죽음을 자기만의 문체로 써보는 스레 레스 (222)
  18. 18: 자기가 쓰거나 썼던 또는 맘에드는 소설 주인공 이름 쓰고 가보자 레스 (44)
  19. 19: 소설창작판 잡담스레 레스 (131)
  20. 20: 소설에 필요한 의학적 정보를 주는 스레 레스 (23)
  21. 21: 죽음을 자신만의 문체로 표현해 보자고! 레스 (2)
  22. 22: 다이스 돌려서 소설 써본다. 레스 (52)
  23. 23: 개그소설? 에 특화되신분... 레스 (10)
  24. 24: 한 소녀의 이야기 레스 (23)
  25. 25: nonononononononononononofiction 레스 (6)
  26. 26: 틀리기 쉬운 단어, 맞춤법스레! 레스 (61)
  27. 27: 이별을 묘사해 보자 레스 (64)
  28. 28: 내킬 때마다 정돈되지 않은 조각글 던지고 갈 거야 레스 (6)
  29. 29: Dreaming Actor ( 부제 : 스레주의 스토리 짜는 연습 ) 레스 (6)
  30. 30: 주어진 단어 3개로 글을 적는 스레 레스 (125)
  31. 31: 초보 글쟁이를 위한 안내서 레스 (36)
  32. 32: 성전, 그리고 혁명 레스 (2)
  33. 33: 스레주가 조각글 or 시 적는 스레 레스 (17)
  34. 34: 반 친구들한테 시를 한 개 씩 써줄 생각이야! 한 번 봐줄 수 있어? 레스 (8)
  35. 35: 의 레스가 쓴 것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바꿔보자 레스 (41)
  36. 36: :: 공 비 :: B L A C K L I S T _ 블 랙 리 스 트 레스 (1)
  37. 37: 스레주의 취향이 있는 힘껏 들어간 판타지 스레 (약고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레스 (21)
  38. 38: 조각글, 묘사, 일기, 혹은 그 외에. 레스 (4)
  39. 39: 감성적인 릴레이 소설 쓰자! 레스 (9)
  40. 40: 문이 열렸다. 를 첫 문장으로 글 써 보는 스레 레스 (101)
  41. 41: 지금 자신이 하고있는 일을 소설처럼 써보자 레스 (6)
  42. 42: 텅 빈것같은 단편소설 써줘 레스 (56)
  43. 43: [대체역사소설] - 총력사회 레스 (21)
  44. 44: 영산홍의 노래 레스 (8)
  45. 45: 로맨스 소설을 써보고 싶었지만..... 필력이 딸린다. 레스 (3)
  46. 46: 나 "어, 가상현실 게임이 나왔다고?" 레스 (11)
  47. 47: 저마다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릴레이 소설을 쓰는 스레 레스 (14)
  48. 48: 동화작가가 꿈이다 레스 (8)
  49. 49: 만약 내가 살아 돌아온다면 레스 (2)
  50. 50: 인소를 쓰다가 끝부분에 막나가 보자 레스 (23)
( 379: 129) 글러들아 여기ㅔ조각글 투척해조
1
별명 :
이름없음
작성시간 :
16-07-23 22:58
ID :
maRIFo6nR7+8U
본문
열심히 썼든 대충 휘갈겼든, 그 어떤 조각글이라도 환영합니다.
81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tHty6A/iue2

아직 어린 것이라 이런 일에 쓸 변변한 사진도 없었던 모양인지, 새카만 액자틀 속의 아이는 이쪽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지도 않았다. 무엇이 그리도 신나는지 눈을 잔뜩 휘고 웃는 아이의 사진에 하나 둘 하얀 국화꽃을 바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입 안이 썼다. 아이의 나이는 채 두 자릿수도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분향소 한 켠에 이불보에 둘둘 싸인 채 곤히 잠든 아이의 갓난쟁이 여동생이 학교에 다닐 때도, 술을 마시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할 때도, 결혼 후 낳은 첫 사내아이에게서 어린 제 오라비의 얼굴을 발견하고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될 때도. 아이는 여전히 비눗방울을 쫓으며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는 나이일 터였다.

82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50jXDKUsrk6

남의 남자 주제에, 이렇게 섹시하면 어떡해?

83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ITXA7ycM0Do

작은 아이가 있다. 아이는 나를 향해 다가오며 엄마라고 부른다. 나는 아직 미성년자에다가 남자와의 경험은 한번도 없었는데... 아이가 내 품에 안기자 갑자기 있었던 장소가 깨지며 꿈에서 깨어났다. 어라... 어째서 우는거지 나...?
[심각한 망상증에 걸려있던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당국은 이에 관해 어린나이에
...]

84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J3syQkemq62

내가 바라보는 너의 눈동자 속엔 내가 없었다.
어느 무리에서건 사랑받는 그녀가 좋아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의 너를 나는 애써 모른 척 했다.
그녀에게 버려지고 나서야 후회하고 아파하는 네 곁에서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뒤늦게 나에게 수작을 부리는 너를 밀어내는 난 쓸쓸하게 웃고 있었다.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네가 밉다.
그녀와 영원히 닿을 수 없게 되어버린 너는 나를 볼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고 추억한다.
어쩌면 부럽고 원망스럽기도 하겠지. 그녀를 가지게 된 건 나니까.
내 마음을 몰라준 너에게 주는 벌.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 밤도 나를 불러내어 괴로워한다.

85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lNd/tOiMbAE

너의 머리카락은 노을지는 하늘과 똑 닮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하늘도 너의 색으로 물이 들고 너는 하늘에 섞여 하나가 되어. 그 하늘의 요만큼이 문뜩 뒤를 돌고 나를 바라보며 웃으면, 나는 그 나머지 하늘의 노을을 모두 섞은 것만큼의 황홀함을 느꼈다.

86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iUb9ce3QoUM

그날의 하늘은 꼭 노을색 물감으로 칠한 듯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던 민들레 꽃 한 송이도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얼굴을 내밀락 말락 하는 수줍음 많은 달도 아름다웠다.
단연코 제일 아름다웠던 것을 노래하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색을 한 몸에 담은 듯 한 너를 노래할 것이다.

87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q4ZqI69hSfE

이제 밤이 오면 내 몸에서 소화되지 못한 당신의 말이 날 이리저리 찌르고 괴롭히며 내 마음을 부서트리갰지만,그래도 괜찮아요.그러니까 부디 나에게 사랑한다고 거짓을 말해주세요,나의 d... 내가 감히 당신의 이름앞에 "나의"라는 문장을 붙여도 될진 모르갰지만.

88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s67SxSyVMnU

타오르는 바닷가의 하늘. 고요하게 철썩거리는 파도.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사람들과 그 손에 들린 현대문명의 산물. 그런 사람들 속 외로운 듯 외롭지 않은 듯한 다림이 얼굴에 붉은빛을 가득 담은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혹시 혼자오셨어요?"
주변의 소란스러움과 벽을 둔 듯한 적막감은 멀리서부터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를 향해 일직선으로 걸어온 한 남성에 의해 금이 갔다.
"네,"
하지만, 다림은 아직 무너지지 않은 자신의 고요함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은지 그 남성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짧게 응답하고 만다.

"저는 최강현이라고 합니다. 핸드폰 번호..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에 굴하지 않는 듯 잠깐 멈칫했던 강현은 다시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다림을 빤히 바라본다. 이에 반해 다림의 고요함은 조금씩 흩어져 내린다.
"죄송합니다. 제가 핸드폰이 지금 없어서.."
드디어 남성을 바라본 다림은 그에게 변명인듯한 말을 던진다. 번호만 알려주어도 된다는 사소한 사실은 묻어버린 채, 아니 단순히 당신을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는 아니지만 영문 모를 대답에 강현은 고개를 갸웃한다. 멀리서 지켜보았을 때부터 이런 철벽일 것이라고 생각하던 강현은 무의식적으로 키득하고 웃어버린다.
"그렇다면 저랑 잠깐 차한잔이라도?"
"네, 그건 좋아요."
번호는 불가. 이야기는 가능. 대부분 이 반대를 택하던 사람들과 다르게 다림은 순순히 강현에 제한을 따랐고 강현은 그런 다림에게 신선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

커피숍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둘은 왜 이곳에 혼자 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다른사람의 눈에는 연인으로 보일정도로 친근감을 나타내는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을 수도 있다.

시간은 모든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채 흘러만 가고 붉게 타오르던 바다는 검푸른빛을 띤채 일렁이고만 있다. 사방에서 들리던 왁자지껄함은 사그라들고 찬 바람만이 둘을 감싼다.
"저는 이만 기차를 타러가야겠군요."
"다음해 이날 이곳에서 다시 만나는걸로 해요. 바다가 타오르는 시간으로요"
흔히 사람들이 하듯 연락처를 주고받지는 않는다. 다만 기약없는 미래의 약속을 주고받는것이다. 단 몇시간의 이야기. 떠나는 기차안의 강현은 짧았지만 강렬한 호감을 간직한 채 자신의 장소로 돌아간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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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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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yMzOfzRkyek

당신이, 당신이 보고 싶다. 새벽 하늘의 푸름을 바라보던 당신이, 그 푸름 속에 숨쉬는 별에게 눈짓하던 당신이, 그런 당신과 마주친 나를 보고 멋쩍게 웃던 당신이, 애가 타도록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립다고 되뇌이고 있는데도 나는 여전히 당신이 보고 싶은 그 감정을 다시 느끼지 못한다. 나는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와 당신은 너무 멀리 왔다. 나는 너무 많이 뒷걸음쳤고 당신은 너무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나와 당신의 사이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눈물이 있다. 당신에게 내 목소리는 한 움쿰도 닿지 않을 터이다.

당신에의 그리움은 쓰고 달고 뜨겁고 차갑다. 그 고귀하고 예쁜 감정을 더이상 맛볼 수 없게 되었다니 아쉬운 일이다. 새벽의 당신은 아름다웠다. 오늘 새벽의 당신도 아름다울까. 그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 심장은 크게 뛰어야 할 터인데, 터인데.......

나는 다시 또 되뇌인다. 노력조차 내던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당신이 보고 싶다. 당신이 눈물나게 보고 싶다. 이제는 떠올릴 것이 바닥나버렸지만 다시 떠올려낼 것이다. 나는 당신이, 당신이 너무도 보고 싶다. 당심은 나를 기억하는가. 내 이름은 기억해주고 있는가.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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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63fJCCyAZ+Y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고 있다. 네가 나를 어떻게 사랑하는 지도 알고 있다. 그것이 지나친 크기,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널 뿌리칠 수가 없다. 이 작은 나를 이렇게나 사랑해주는 멋진 너. 그런 네가 너무 눈부셔서, 눈이 시리도록 사랑스러워서, 나는 이 황홀한 죄책감을 버릴 수가 없다.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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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jmNuh8vcwRg

생일 축하해. 그가 말했다. 나는 대답이 없었고, 그의 손에 들린 작은 봉지가 민망하다고 외치며 달랑거렸다. 야야, 안 받아가고 뭐해. 나는 마지못해 봉지를 받아들고는 작게 입을 열었다. 고마워. 굳이 이렇게 신경써주지 않아도 되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 그는 멋쩍게 웃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네 생일인데, 당연히 신경 쓰이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말이 입술 앞까지 나아왔다. 그는 내 표정을 읽으려 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어. 별 거 아니니까. 맘에 안 들면 그냥 버려둬도 돼. 버려두면 속상해할 거면서. 그건 그렇네. 그는 또 웃었다.
 그렇게 잘 해줘도, 그렇게 웃어줘도, 나는 너 안 좋아해.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너를 좋아하는 그 애가 얄미워서,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네가 나를 포기하면 걔가 너한테 들러붙을 테니까. 나는 너에게도 그 계집애에게도 못할 짓을 하고 있다. 미적지근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미적지근한 화상을 더해주고 있다. 미안하다는 생각은 예전에 그만뒀다.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그럼 일단 버리지는 않을게. 내 작은 말에 너는 이제보다 더 밝게 웃는다. 응! 그 웃음, 내가 곧 부서뜨릴 것 같아서 좀 무섭고 또 기대된다.

92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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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vAaIhVXWel+

ㄱㅅ

93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KfkobpWvGj6

눈송이 내려와 흰 꽃이 피었네. 피어나고 피어난 새하얀 꽃밭이 녹아내리고 나니,
꽃들이 한아름 가지각색으로 피어나네.

94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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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Ji60ouDSOG6

솔직히 말해, 이제 아찔한 추억같은 건 사라진지 오래였다. 한낯 빌어먹을 사랑이었던 추억은 그냥 추억인체로 돌아갔다. 미성숙한 나이의 사랑은 추억인체로 흘러가야 서로에게 좋은 것이니까. 음울하게 토해낸 숨은 어느새 가파라져서 울음을 쏟아내게 되었다. 넌 나의 무엇이었을까, 환영처럼 사라진 너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내 몸이 하늘하늘, 나비가 되어 사라지길 바라는 따스한 봄에서 너와 나는 쓰디쓴 웃음을 뱉어내었다.

9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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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nsQJrzxicyQ

아이의 자리에는 하얀 꽃이 놓여있었어. 그것이 당연한듯이, 자연스럽게.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서 화장실로 달려갔어. 몇번이고 구역질을 하며 결국은 위액도 안나오는 지경으로 갔는데도 누군가가 내 뱃속에서 난장을 치듯 흔들흔들하더라.

96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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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MsOhOa2OP6U

경찰과 기자들에 둘러싸인 채 줌인 된 아들의 모습이 화면을 채웠다.
그날의 9시 뉴스는 피와 먼지가 엉겨붙은 교복 셔츠부터 이마까지 튄 피를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었다.
당황한 친구가 채널을 돌리려고 하자, 사평댁은 그녀를 저지했다.

피에 젖은 채 아들의 몸에 입혀져 있는 것은 분명 자신이 매일 아침 손수 다려주었던 교복이었다.
사평댁의 가슴에서 안타까움인지 분노인지 공포인지 모를 감정들이 이름을 알기도 전에 뒤섞여 응고되어갔다.

그것을 모를 화면 속의 아들은 카메라를 향해 경찰들의 결박에 지지 않겠다는 듯 힘껏 소리지르고 있었다.

"엄마! 엄마! 보고 있죠! 엄마!"

사평댁의 옆에서 떨떠름한 기분으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던 친구를 얼어붙게 한 것은 화면에 잡힌 아들의 얼굴 표정이었다.
부모에게 좋은 성적을 알릴 때라도 되는 듯 순수하게 들뜬 미소는 며칠이 지난 후에도 그녀의 뇌리에 남아 잊혀지지 않았다.

"사랑해요!"

tv가 아들의 목소리로 내지르는 소리가 조용한 실내를 울렸다.
이윽고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군은 용산 구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학생으로, 지난 일요일 가정 폭력 전과가 있던 아버지를 찾아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김군의 어머니는 가정 폭력에 견디지 못하고 몇 주 전 가출한 것으로 현재 소재는..."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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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ZDo2QfAhjmw

어릴적 나는 너에게 참 많이도 매달렸었다. 부끄럽지도 않은지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몇번이고 말하며 당신을 쫓아다녔다. 그럴때마다 당신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욕짓거리도 해대었다. 어린 마음에 상처받았을만도 하건만 그때의 나는 끊임없이 당신에게 고백을 했었더랬다.
비록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첫사랑의 기억은 푸른 하늘에 남아 당신을 가끔씩 그려본다.

98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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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oy8OPfmV2Ko

인간은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거늘. 그 섭리를 어기려던 인간이 어찌 파멸했는지 그도 알 터이다. 자신은 다를거라 그리 믿나. 참으로 믿는 구석 없는 사내로다.

99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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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
작성일 :
ID :
maoy8OPfmV2Ko

그것들은 그만큼 행복일 수 있지 않느냐.

100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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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
작성일 :
ID :
maHeJXexF/K3A

그것이 너의 행복이라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101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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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NH+UGyhE7aE

두 번 다시 겨울로 돌아갈 수 없겠지. 여름의 싱그러움과 열기는 나를 숨 막히게 해.

102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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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4JygaKGFUpw

나는, 길을 잃었어요.
모든 것도 잃었지요.
산산히 부서지고 부서지고 나니까 없더군요.

아무 것도, 아무 것도요.

어쩌면 나는 멍청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다른 이들과 같이 사랑을 읊고 나서 그렇게 난 매몰차게 떠나가리라 - 싶었는데 잘 안되더라고.

그렇게 난, 나는 길을 잃었어요.
모든 것도 잃었어요.

103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HAFrUZrLHvI

기억은 언제나 시간의 수의를 입고 망각의 강을 건넌다.

104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HAFrUZrLHvI

몰랐고, 모르며, 모를 것이다.

105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qOKQiYiW+Bo

거실은 넓지도 좁지도 않았다. 낡은 2인용 소파 위에는 남매가 각자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들의 정면에는 새카만 화면의 tv가 있었다. 이윽고 주림이 입을 열었다.
 "야."
 주호는 오른발로 왼쪽 다리를 긁는 기술을 선보일 뿐 답하지 않았다. 주림이 다시 말했다.
 "야. 야. 야."
 주림에게 볼을 꾸욱 눌리면서도 주호는 답하지 않았다. 주림이 다리털을 뽑을 자세를 취하자 주호는 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의지를 꺾었다.
 "아! 왜!!"
 씩씩대는 주호를 경멸하듯 내려다보며 주림이 명했다.
 "리모콘 가져와라."
 주호는 다리 뿐만 아니라 어깨까지 뒤흔들며 소리질렀다.
 "싫다고! 니가 갖고오라고!!"
 "지x말고 니가 갖고와라."
 "니가 더 가깝잖아!! 왜 맨날 나만 시키는데!!"
 주림이 화려한 네일아트가 되어있는 손톱으로 주호의 종아리에 손을 뻗으려는 자세를 취하자  주호가 질색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 뽑지말라고!!!!!"
 주림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주호가 앉았던 자리에 다리를 뻗었다. 이제 주호에게 돌아올 곳은 없었다.

106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hhdobIF/ssA

집이 조용하다, 이즈음이면 미끄러질 듯 달려나와 나에게 안기려 드는 네가 있어야 맞는데. 어제는 네가 사주었던 시계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처음에는 건전지의 문제리라 생각했지만 영영 고장나 버린 것이라더라. 나는 시계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가까운 이의 영정사진처럼 너의 시계를 안고 그저 눈물만 흘려보내었다. 이제 시계는 옷장 속에 매장되었다. 집을 잃은 너의 시간만이 어리둔절한 채 방황할 뿐이었다.

107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u/Wg0l67TQo

계획이라는 단어 자체가 싫다. “ㄱ”에다가 “ㅖ” “ㅎ” “ㅚ” “ㄱ” 이라는 그 철자부터가 혐오스럽다. 누가 이 역겨운 어감을 만들어냈을까? 그 소리의 느낌이 귀에 닿을 때, 귀부터 뇌로 이어진 통로가 오소소 소름이 돋는 걸 느낀다. 참으로 징그러운 소리다. 이 단어를 누가 나에게 들려줄 때 멱살을 잡아서 바닥에 팽개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 단어는 소름에서 끝나지 않고 투명한 족쇄가 되어 내 현재, 미래를 옭아맨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 그 사실이 숨통을 조인다. 목에 칼끝을 겨누는 단어다.

108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hR9C8FFgMbQ

시를 쓰는 일. 그 숭고한 작업을 내가 잠시 훔쳐볼 수 있었고 그 결과물을 내가 들을 수 있었음은 나에게 있어선 정말 큰 영광이었다. 시선을 잃어서 질투로 살아가기 바빴던 나에게, 그대는 내가 감히 화를 낼 수도 없을 만큼 아름다운 언어를 보여주었다. 지난 길에 흘린 낱말이 엮여 새가 되고 나무가 되고 그대가 되었다. 아름답다는 단어보다 더 높은 차원의 수식어가 필요했지만 말을 잊은 나는 입술을 깨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109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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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pPYuy6nGNY

"당신만은.. 절 믿어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바라보지마.. 나를 탓하듯이 보는 저 눈이 싫었다. 질척하게 내리는 비와 그 사이에 우리.

"... 너가 나에게 뭐라고?"

우리 사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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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한두방울 떨어지는가 싶었던 빗방울이 금새 폭우가 되어 내린다.
얼굴이 따가울만큼 세찬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모두들 비를 그으러 뿔뿔이 흩어졌지만 나는 그냥 오도카니 그 자리에 서 있다.

아니 사실은 아무도 흩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내 주변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으니까.
비가 와서 흩어진거라고, 그래서 혼자 여기에 서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 뿐이다.

"좀처럼 그치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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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어. 나는 네게 말한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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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종이 위로 잔뜩 흘려버린 검은색 물감
너에게 물들여질 것 같아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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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흠뻑 젖어 깨어나 가장 먼저 깨달은것은 갈증이었다. 참을수없는 갈증. 분명히 실내인데도 모래바람에 목구멍의 수분이 말라가는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정수기에게 경배하듯 물컵을 대었으나 잔이 채 채워지기도 전에 연거푸 들이마셨다. 아직 사하라 사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나뿐일리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거실로 나가 tv를 켰다. 차마 잠들 용기는 없었다.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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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에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최소 90년간 당신을 잊지 못하리라는 걸 알았어요.
그 어린 나이에 난 당신과 이어진 강한 끈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옛날부터,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당신을 알았음을 확신했어요. 이 생 또한 무수한 연결고리 중 하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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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그가 가만히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역겹지? 나도 알아. 된다면 당장이라도 사라져버리고 싶어. 사람 하나를 흔적도 없이 잊는다는 거, 나도 정말 지겨워! 그런데 이게 안 되는 걸 어떡해, 이렇게 잊는 거 싫은데,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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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별이에요. 내가 항상 이야기하곤 했죠. 당신은 나의 별이에요. 높디 높은 우주에서 빛나는 별. 가로등 불빛에 가려서 네온 사인에 묻혀서 보이지 않았었나봐요. 기어코 시끄러운 도시에 올라가 화려한 불빛에 휩싸여 지내온 내가 멍청이입니다.
차라리 완전히 잊을게요. 지금 어설프게 돌아가봤자 안타깝고 아쉽기만 할 테니까. 그러니까, 일단은 잊을게요.
사실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멋진 당신은 그새 사라지거나 망가지지 않으실 테니, 그것으로 됐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어제의 나에게 상냥한 내가, 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오늘의 나일 수 있도록, 나는 오늘을 있는 힘껏 열심히 살겠습니다. 여태껏 잘못도 후회도 많이 한 만큼, 앞으로는 잘못도 후회도 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일의 나는 조금 더 나은 나일까요. 미래의 나는 조금 더 정답에 가까울까요. 네, 이런 거 걱정할 새에 한 자라도 더 봐야죠!
고마워요. 존재해주셔서. 당신의 목소리가 나에게까지 이어진 것이 다행이에요. 당신을 좋아합니다. 존경합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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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숨통을 갈겨 놓은 거울의 저 편에서 웃는 건 결국 나였다. 손에 피를 잔뜩 묻힌 채로 누구보다 절망에 가득 차서 바라보는 모습은 괴물과 진배 없을 뿐이었음을. 아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 사정없이 떨어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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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는 이제야 나를 봐주는구나
내가 이렇게 죽어 가야지만 너는 나를 바라보는구나
너는 정말 나빴다..나쁘고 나쁘고 나빴다
정말 나쁘고 정말 냉정하디 냉정한 너인데 어째서 나는 지금 이 죽어가는 순간에라도..
니가 봐준다는 사실에 이렇게나..행복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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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r3J/4snLHw

넓게 펼쳐진 하늘의 끝부분에 저물어가는 태양이 매달려 있었다. 하늘의 끝에서부터 서서히 붉은 빛으로 달아올랐다. 본래 하늘이 띄고 있던 푸른 빛과 밝아오는 부분이 겹쳐져 연보랏빛이 만들어졌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워 말문이 막혔다. 무언가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능력은 항상 뛰어나지 않은 편이었다. 내가 아름답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질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최근엔 cg기술이 발달하여 온갖 환상 속 풍경을 화면 내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고도 들었다. 그러나 인공적인 그래픽과는 사뭇 달랐다. 거인을 마주했다기보다 온 우주를 마주한 것 같다고나 할까, 장대하다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인상적이었다고나 할까. 여하튼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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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r3J/4snLHw

조직과 사람들, 무리 속에서 어느 순간엔가 나 자신을 잊었다.
아, 이 경우는 사람은 아니겠군. 마음속의 또다른 누군가가 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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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머리카락이 떠올랐다.

 밤하늘 색과 비슷한, 내가 좋아했던 푸르고 검은 긴 머리카락이 이제는 마치 밤하늘과 너를 잇는 가지같아 보였다. 너는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다.

소녀의 발이 부유했다.

땅에서 겨우 1cm정도일까? 소녀의 몸이 조금 떠오르고, 소녀는 중심을 잃은지 살짝 흔들렸다. 이제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너는 그제야 조금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마지막이니만큼, 그 검은 눈동자를 나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마주봤다. 나를 꿰뚫어보는 너의 그 시선을 언제나 좋아했는데.

소녀가 이제 완전히 떠올랐다.

이제 너는 나를 내려본다. 눈을 잠시 가렸다가 올라가 제 자리에 돌아가는 속눈썹이 길다. 겹겹이 붙은 속눈썹을 나는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나의 작은 세상이 이제 종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소녀의 눈 위로 물방울이 떠서 하늘 높이 날아간다.

나의 세상은 너와 너 뿐이였는데. 그럼 이제 내 세상은 어떻게 되는걸까. 나는 네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네가 환하게 웃었다. 그것은 내가 너를 기억하게 될 너의 영정이기도 했고 나의 세상에 종말을 선고하는 도장이기도 했다. 나의 세상이 밤과 같은 색으로 천천히 녹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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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너는 나와 지나치게 잘맞았다. 노래 취향, 싫어하는 음식, 가치관, 성격, 옷 매무새. 그래서 네가 날 위해 태어난 줄 알았다.

지옥같았던 시간들, 그 정점의 낭떠러지에서 마법같이 네가 나타나 내 손을 잡아준 것은 운명이라 믿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우연이라 믿었다. 너와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다. 친구로써던, 연인으로써던.

네가 내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된 지금,
내가 울고있는 단 한가지 이유.

네가 보고싶어.
다시 너의 손을 잡고싶어.
그때 그날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나를 구원해주오.

돌아와요, 사랑스러운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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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눈에서 혐오감이 흘렀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서 해를 입을까 불안했는지 수전증이라도 걸린 사람마냥 손을 벌벌 떨었다. 남자는 겁이 많은 성격이자, 소심한 유형이였는데도 저렇게 말을 내던질정도면 아주 많이 시달린 듯 싶었다. 말을 하고 싶은데 목이 말라 할 수 없었다. 남자를 붙잡고 싶었는데 가슴이 저려서 손을 건넬 수 가 없었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남자가 자신에게 이럴 줄은 정말 몰랐는데. 자신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고 도망갈 줄은 몰랐는데. 저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우리 다신 보지 말자.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어도 너를 가질 수 없는건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가지고 싶었는데, 가질 수 없었다. 제-기랄 세상이 공평하다는 말은 개소린 줄만 알았는데 피부로 맞닿으니 피가 날 듯 아렸다. 세상은 기분 나쁠정도로 공평하다. 모든 걸 가져도 가지고 싶은 건 당최 못 가지게 한다.

소녀은 작게 웃으며 다친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다, 가장 높은 곳의 몰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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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짝사랑이 좋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에델바이스가 좋아. 멀리 있을 때 아름다운 허상이 좋아. 정말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사귀게 되면 어둡고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보게 돼. 먼 발치에서 내 상상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사람과 그걸 사랑하는 게 좋아.

내가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그래. 가끔 특정한 음식이 엄청나게 땡길때가 있어. 하지만 한 숟갈만에 충만감과 행복감은 사라지고 다음부터는 남기지 않기 위해 의무적으로 위속으로 꾸역꾸역 밀어넣을 뿐이지. 기회비용은 이미 지불했으니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먹기를 그만둬. 음식은 먹지 않았을 때 가장 맛있어.

요즘엔 그런 생각도 들더라. 사람이나 음식만이 아니라 일도 마찬가지라고. 이상은 너무 쉽게 일상이 되어버려. 과거의 내가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얻은 것들이 현재의 내게는 당연한 게 되어버리고 결국 지루해져. 그러니까 이상은 닿지 않는 곳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나는 일부러라도 이상에 닿지 않는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어. 그리고 그걸 실천하다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나를 그리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지. 내가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난 아직까지도 그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갔을거야. 그 사람들에게 나도 소중하다는 착각에 사로잡혀서 내 인간관계는 탄탄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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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행복은 어째서 진정한 행복이 아니야? 마음이 벅차고 웃음이 나오고 가슴 언저리가 간질간질한건 매한가지인데. 우리 몸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아. 즐거운 꿈을 꾸면 엔도르핀이 돌고 무서운 꿈을 꾸면 아드레날린이 나오지. 생일선물을 꿈꾸는 어린아이는 행복해. n년째, 생일선물로 받은 레고는 어디에 처박혀 있어?

난 최고가 되고싶었어. 절뚝거릴 줄 알았는데 내 걸음걸이를 보면 정상까지 오르는 게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근데 이젠 여기서 더 나아갈 필요를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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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한 발. 적에게 이미 두 발.
마지막 한 발은 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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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흩날렸다. 어느 진한 여름날 내렸던 장맛비처럼 꽃잎이 봄바람을 타고 공중에 춤췄다. 하늘거리던 나비는 선율에 맞추어 꽃과 노닐었다. 나는 그 화려함 속에서, 어쩔 줄을 몰라 가만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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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힘이빠져 구르다시피 아편을 피운다. 좁은 침상 위를 구르다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은 유리파편으로 난장판이다. 마치 철거현장의 잔재인듯했다. 낙하의 충격으로 파편들이 신체 이곳저곳에 참 바르게도 박혔다. 아픔보단 재미를 견딜 수 없어 실실 웃었다. 참 기특하기도해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들보다 훨씬 좋다. 마음에 쏙 들었다. 약간의 자랑이다만, 마음을 연 상대는 열 손가락으로 샐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외톨이였지만 사랑을 갈구하지는 않았다. 하찮은 영웅놀이는 상당히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위치라는 이름의 족쇄를 스스로 채운 이유가 뭐였더라. 필요없다. 떠나보내는건 한순간일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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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도 그렇게 춥던날이 있었다. 겨울철이면 항상 들고 다녔던 붉은 손난로를 잃어버려 유난히 추웠던 날이었다. 어찌나 춥던지, 그 날 새벽은 뒤척이다 이내 부르르 떨며 깨버리고 말았다. 유일한 창문을 열자 투명하지만 날카로운 공기가 볼을 건드리고 스쳐왔었다. 희미한 그림자가 구름에 일렁거렸던 날, 가득 수놓아진 별들 때문에 넋 놓고 하늘을 보던 날이었다. 그 날, 안개 같은 어둠을 걷으며 슬며시 떠오른 해와 함께 네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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