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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가 3D보다 좋다고!! 2D판이 열렸습니다!

최애를 현실로! 인형/피규어판이 열렸다고?!!

소설창작 게시판 목록 총 180개의 스레드

새로운 스레드 만들기
  1. 1: 제발 하루에 한번만 들어오자 하루에 한번만... 완결이 목표다! 레스 (210)
  2. 2: '용서'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소설을 써보자! 레스 (2)
  3. 3: ♡외로우니 릴레이 로맨스나 쓰자♡ 레스 (1)
  4. 4: 죽음을 자기만의 문체로 써보는 스레 레스 (232)
  5. 5: 한문장만으로 여러 감정이 뿜뿜하게 만들어보자 레스 (451)
  6. 6: 위 레스의 마지막 문장으로 소설을 적는 스레 레스 (19)
  7. 7: 주어진 단어 3개로 글을 적는 스레 레스 (132)
  8. 8: 소설창작판 잡담스레 레스 (157)
  9. 9: 의 레스가 쓴 것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바꿔보자 레스 (43)
  10. 10: 한 문장씩 소설을 이어가는 스레 레스 (511)
  11. 11: 섬뜩한데 아무것도 아닌 말을 적어보자. 여러분의 필력을 보여줘! 레스 (43)
  12. 12: 자신이 쓴 소설의 명대사를 적어보자 레스 (53)
  13. 13: 소설검수 해주는 스레 레스 (83)
  14. 14: 글러들아 여기ㅔ조각글 투척해조 레스 (131)
  15. 15: 인터넷 상에서 웹소설 연재하는 레더들 모여라! 레스 (22)
  16. 16: ~소설창작판 1000제~ 레스 (155)
  17. 17: 음악을(노래를) 주제로 글을 써보자! 레스 (11)
  18. 18: 우리는 왜 소설을 쓸까? 레스 (9)
  19. 19: 문이 열렸다. 를 첫 문장으로 글 써 보는 스레 레스 (106)
  20. 20: 판타지 소설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망상소재를 써보자. 레스 (5)
  21. 21: 소설 쓸때마다 넣는 요소 적고가는 스레 레스 (12)
  22. 22: 소설창작러로서 꿈과 로망을 말해보자! 레스 (1)
  23. 23: 편지: 마음 속 이야기 레스 (1)
  24. 24: 소설창작러들 국어국문학과/문예창작과 혹시 궁금하니? 레스 (14)
  25. 25: 6단어로 소설쓰기 레스 (80)
  26. 26: 소설을 구상하는 법을 말해보자 레스 (9)
  27. 27: 책 제목을 주제로 글을 써보자 레스 (28)
  28. 28: 텅빈 고통이 느껴지는 글을 자기 문체로 써보자 레스 (28)
  29. 29: 자기가 쓰거나 썼던 또는 맘에드는 소설 주인공 이름 쓰고 가보자 레스 (47)
  30. 30: 초보 글쟁이를 위한 안내서 레스 (37)
  31. 현재: 대사를 이어 받아 묘사 하는 스레 레스 (158)
  32. 32: 살고 싶었다. 라는 걸로 시작하는 글을 써보자! 레스 (67)
  33. 33: 소재 투고 스레 레스 (121)
  34. 34: 악당이 주인공인 창작물을 쓸려면 뭐가 필요할까? 레스 (53)
  35. 35: 자신이 쓴 글의 처음/마지막 문장을 써보자 레스 (25)
  36. 36: 스토리 만들어 보기 레스 (51)
  37. 37: 소설창작판 단어공책 레스 (19)
  38. 38: 짝사랑을 묘사해보는 스레 레스 (37)
  39. 39: 소설에 필요한 의학적 정보를 주는 스레 레스 (23)
  40. 40: 죽음을 자신만의 문체로 표현해 보자고! 레스 (2)
  41. 41: 다이스 돌려서 소설 써본다. 레스 (52)
  42. 42: 개그소설? 에 특화되신분... 레스 (10)
  43. 43: 한 소녀의 이야기 레스 (23)
  44. 44: nonononononononononononofiction 레스 (6)
  45. 45: 틀리기 쉬운 단어, 맞춤법스레! 레스 (61)
  46. 46: 이별을 묘사해 보자 레스 (64)
  47. 47: 내킬 때마다 정돈되지 않은 조각글 던지고 갈 거야 레스 (6)
  48. 48: Dreaming Actor ( 부제 : 스레주의 스토리 짜는 연습 ) 레스 (6)
  49. 49: 성전, 그리고 혁명 레스 (2)
  50. 50: 스레주가 조각글 or 시 적는 스레 레스 (17)
( 3: 158) 대사를 이어 받아 묘사 하는 스레
1
별명 :
이름없음
작성시간 :
16-07-01 01:15
ID :
macnm1SEDegBc
본문
윽, 1번째는 빼앗겼다. 하지만, 스레를 새웁니다...

ㅜ뭐하는거야, 너는. 이건 이렇게, 이렇게. 어때?
110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FvD5zrXBQyI

ㅗ 고등학생쯤 되면 누구나 민망해 할 자기소개를 부탁받고도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첫인사를 건네는 그는 사랑받고 자란 아이 그 자체였다. 눈이 부시게 흰 새 교복 셔츠, 적도의 해수면만큼이나 투명한 눈동자, 어느 누구의 손이라도 주저없이 감싸안을 온기어린 손바닥을 가진 소년, 더 이상의 자기소개는 필요하지 않았다.

ㅜ 이 바닥은 원래 다 그런 거야.

111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le9HUqgXV9s

ㅗ 그래,이 바닥은 원래 다 그렇지.
내가 울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살아있는 지옥을 보고도 모른 척 해야하는 이유가 그저,권력 때문에. 돈 때문에. 그것들이 다 무어길래 신성불가침적인 인권조차 묵살된단 말인가. 소중한 생명들이 사그라져가야 한단 말인가.

지옥이 재현된 그 공간에서 나는,유스타니아는 비탄했다.

ㅜ 미안,못 들었어.

112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SUteWqU38Tg

ㅗ 담담한 척 하는 그는 잘게 떨고있었다. 퍽 슬픈 듯한 표정을 지으며. 못 들었는데, 다시 얘기 해줄래? 조심스레 말하는 모습이 아련해보였다면 기분탓일까. 하지만 그런 것따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닐거야, 아니겠지. 그리 말하는 듯한 눈동자는 크게 일렁이고있었으니, 마치 제 옛적을 보는 것 같아 입술을 짓이겼다.

"여기까지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돌려말하면 조금 전과 같은 반응이 나오리라 믿고있기에 제 뜻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이 쯤 했으면 알아들었을 것이다. 아니, 알아들었다. 그렇기에 저리도 슬픈 표정을 지을 수 있을테지.

"그래도, 그 동안은 진심이었으니까."

슬쩍 올라오는 동정심에 한 마디를 더했다. 뒤늦게 후회하긴 했지만. 그냥 그 동안의 정이 있으니까, 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며 똑바로 그를 마주했다. 여전히 요동치는 눈동자는 볼만했다 할 수 있겠지. 인상을 쓰며 눈물을 참는 듯한 그의 행동에 마지막으로 못을 박듯 말한 후 뒤돌아섰다.

"안녕."


ㅜ 안타깝게도,

113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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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Kk7PngrNofc

ㅗ늘 궁지에 몰려있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위축되어 역겨운 한 점이 되었다. 연소도 되지 않을 듯한 추악함들을 압축한 나란 것은. 안타깝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나는 나를 동정한다. 나에게 있어서 늘 나는 세상에서 제일 가여운 아이더랬지. 하지만 그 뿐이었다. 나는 내 세상에만 존재했다. 이 세상에서의 나는, 생전과 다를 바 없이 한 움큼이 되어, 찾아주는 이도 없는 채. 또 고독했다.
ㅜ이 세상을 놓는다는 건 참 비참한 일이지? 하지만 감미로워. 그 만큼 극한을 달리는 것도 없을 거야. 어느 것에도 영향받지 않는 온전한 아름다움이야. 언젠가는 머금고 싶네.

114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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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d4z9MHMu3pA

ㅗ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놓인 침대 위에서, 애처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늙은이가 말했다.
그는 창밖을 힐끔 바라보더니, 곧 침대 근처 의자에 걸터앉아있는 남정네에게 힘겹게 눈을 돌렸다.
힘에 부치는지. 확실히 아까보다는 거칠어진 숨을 내뿜으며 남자는 침대 머리맡에 있는 꽃병을 가리키곤,
' 저 꽃이 시들었으니 어서 바꾸어다오. ' 라고 말했다.
아, 그는 언제나 미를 숭상하던 사나이였다.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아름다움을 존경했고, 아름다움을 증오했던.
마지막 순간 까지도 그는 아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단정히 머리를 깎고 얼룩 하나 없는 흰 옷을 입고 있었다.
아, 그는 언제나 미를 숭상하던 사나이였다. 거칠어진 숨이 단번에 진정되는 그 순간에도 아름다움을 놓고싶지 않아했으니.

ㅜ 나 그 애가 좋아

11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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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HXy7i8l7YNM

ㅗ 내가 말을 잘못 들은 것인가. 눈을 깜빡이고 마음속으로 그 한줄의 문장을 되새겨봐도 그의 얼굴에서는 거짓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었는걸  하지만  내 동생을 좋아한다는 말을 이렇게 대놓고 한다는 건 내가 싫다는 걸까. 아니면 정말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걸까? 머리속에선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이 사람은 나에게 어떤 대답을 원하던 것인가.
"그 얘라니 내 동생말이야?"
아아, 아무리 생각해도 멍청한 질문이었다. 지금까지 하던 모든 얘기는 내 동생을 향한 것이었는데, 이런식으로 나의 대답을 늦춰봤자 내가 비참해진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텐데. 그의 표정이 애매하게 변해간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겠지. 내가 봐도 멍청하기따름인 질문이니까.
"너라면 도움을 줄거라 믿어. 고백하려고."
점점 비참해진다. 더이상 멍청한 대답을 할수도, 이상한 나만을 위한 생각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도망치고 싶다.

ㅜ 그 속엔 무엇이 들었죠?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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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Fjxj6X0IAU

ㅗ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 나는 들고 있던 작은 상자를 한번, 그리고 여자의 얼굴을 한번 쳐다본 뒤 짧게 대답했다.

"희망을 뺀 나머지요."

사실 이 화려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었는가는 나도 몰랐지만 그렇게 대답했다. 악질적인 것일 수록 화려하고 아름다운 겉모습으로 사람을 홀린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주워들은 까닭이었다.

ㅜ 저 꽃이 지기 전에,

117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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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chvHG1cwf3A

ㅗ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그를 닮은 동백화는 금방이라도 타오를듯한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손을 뻗어 아름답게 펼쳐진 노을빛을 가려보다, 그의 웃는모습, 목소리, 향기, 체온, 이 모든것을 이젠 느낄수 없다는 생각에

118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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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chvHG1cwf3A

그만 참아왔던 감정들을 쏟아내었다.
"제발..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보고싶어.'
라는 단어를 입 안에 겨우 삼켜내었다. 뜨거워지는 눈가를 비비며 자리에 일어났다. 그때, 저 멀리에서 피어있던 동백화들 사이에, 환하게 웃고있던 그가 보이는 듯 하였다.

ㅜ제발, 가지말아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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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OvYcYLtslw+

ㅗ R이 애원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은 결단코 그녀의 인생 속에서 단 한번도 없었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걸까. 확실히 초조해보였다. 하지만 그가 초조하던 말던 그녀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오히려 우스웠다. 항상 이성,논리만을 종용하던 그가 지금은 너무나도 감성적인 태도로 안달복걸하고있으니.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건 매우 비합리적이었다. B는 싸늘한 눈초리로 R을 노려보았다.

ㅜ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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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vgB3savsz+

ㅗ 창 밖을 바라보며 나는 중얼거렸다. 너는 내 쪽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했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 하자 너는 읽고 있던 책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그래, 너는 분명 모르겠지, 내가 곧 떠나간다는 사실을 말이야. 나는 다시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벚꽃이 피어나 있었다. 너를 처음 보던 날에도 이렇게 벚꽃이 피어있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팠다. 그래서 11살이 되던 해, 나는 병원에 입원을 했다. 병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일찍이 돌아가신 어머니한테서 유전된 병이라는 것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내가 성인이 되기도 전에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가족들조차도 내가 일찍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혼자였다.

내 또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놀고, 수업을 받고, 또 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계속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렇게 몇 일, 몇 달, 몇 년이 흘러갔다. 내가 17살이 되던 해까지 나는 계속 혼자였다. 그 해의 봄날, 나는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아주 아름다운 벚꽃이 핀 날이었다. 그 날 나는 너를 울고 있던 너를 보았다. 나는 네가 너무나도 괴로워 보였기에 내 손수건을 건내 주었다. 그 때의 너는 나에게 고맙다고 하며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며칠후, 나는 너를 병원에서 다시 만났다. 너는 그 때 누군가의 병문안을 온 것 같았다. 너는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병원을 찾아왔다. 나는 네가 그렇게까지 매일 찾아오는 상대가 부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그 때부터 너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다. 몇 달 뒤, 너는 병원의 홀에서 또 울고 있었다. 이번에도 나는 너에게 다가가서 손수건을 건네 주었다. 그 때의 너는 놀라고 나서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몇 주 뒤까지 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어느 날 홀연히 내 병실로 찾아와 대화를 하고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계속 너는 나를 찾아왔다. 그렇게 우리들은 친해지고 내 마음속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좀 더 제대로 싹트기 시작했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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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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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DvgB3savsz+

"왜 그렇게 슬프게 웃고 있어?" 책을 읽고 있던 네가 말을 걸었다. 나는 당황하면서 옛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네가 나에게 처음 손수건을 주던 날에도 이렇게 예쁜 벚꽃이 피어있었는데, 기억해?" 네가 그렇게 말하고 나는 기억한다고 답했다. 우리 둘은 창 밖의 아름다운 벚꽃을 계속 쳐다보았다.

아... 신이시여, 부디 이 시간이 좀 더 오래가게 해주세요.


ㅜ 새벽 3시, 시계 소리만이 들리는 시간에 누군가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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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ma59ceEBmpiSg

ㅗ 폭풍이 지나간 자리가 그리도 고요하다던데,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구나.
 지연은 킁, 소리와 함께 콧물을 먹었다. 몸 안으로 삼키면 나오는 것 조차 없었던 일이 된다는 듯이. 그러나 눈꺼풀은 눈물을 삼키기엔 탄력이 약했고, 차마 삼키지 못한 눈물은 뺨을 따라,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팔자주름을 따라, 턱선을 따라 떨어져 내렸다.
 눈물이 나오는 속도가 잦아들자 지연은 침을 삼켰다. 떨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넣어 일으켜세웠다. 종아리 근육이 경련했다. 이런 식으로 몇 달을 쓰면 고장이라도 날 것 같다.
 우습게도 지연이 바로 향한 곳은 경찰서도, 법원도, 친정도 아닌 화장실이었다. 대충 짐작은 되었지만 자신의 몰골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성인 남성의 팔뚝 가로 길이만큼 금이 간 거울에 눈물과 콧물과 피가 범벅이 되어 피자처럼 변해 있는 얼굴이 비쳤다. 수도꼭지를 돌리자 세찬 물줄기가 세면대 보울에 닿아 두르고 있던 분홍빛 앞치마에 튀었다. 그녀는 이목구비를 지우기라도 할 듯 얼굴을 세차게 문질렀다. 화장을 지울 때와는 사뭇 다른 손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체액이 섞여든 물줄기에 끔찍한 기억과 괴로움이 함께 씻겨나가기를 바랐다. 소용돌이치면서 배수관을 지나 바다로 떠내려가 어쨌든 그녀에게서 영영 떠나버리기를.
 세수를 마친 지연은 한결 마음이 편안해져 있었다. 고개를 들어 깨끗해진 얼굴을 확인하려 했을 때, 현관에서 달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연의 심장이 놀라 헉, 하는 낮은 소리를 냈다. 겨우 씻어낸 나쁜 것들이 지연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다시 생겨나 몸을 뒤틀고 저들끼리 엎치락뒤치락대며 가슴께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연은 도움을 구하듯 거울에 비친 자신과 눈을 마주쳤다. 거울 속 공포에 질린 눈을 한 그녀의 입술에는 아무래도 흉터가 질 것 같았다.

ㅜ 선생님, 이젠 그만 둘 겁니다. 전부 다요.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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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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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a6uo9KWDzU6

ㅗ 언젠가 네가 그 말을 꺼내게 될 거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네 표정은 무거운 짐을 훌훌 내려놓기라도 했다는 듯 너무나도 후련하고 상쾌해 보여서, 나는 결국 놀라고 말았다. 푸르게 미소짓는 네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거야, 있지, 결국 그건 너에게 뭐였어. 하고 싶은 말은 수없이도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그 무엇도 입 밖으로 내놓지 않았다.

 그래, 축하해.


ㅜ 구하러 와주겠다고 약속했잖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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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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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hkxFM7i6ILQ

ㅗ그녀의 말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듯이 남자의 몸이  조용히 떨렸다. 그녀는 매번 그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는 요구를 내비쳤고 그는 그런 그녀의 막무가네식의 요구에 장난기 띤 응답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그녀가 항상 그렇게 구함을 요구한 것이 장난이었을 것이라 생각한 그와 자신이 위험해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고 있었고 결국 한밤 중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했던 그녀는 어떤 누군가의 욕망에 의해 더럽혀졌고 결국 그녀라는 꽃은 짓밟혀 사그라졌다.
그 다음날 그는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그 연락이 아닌 그녀의 부고를 알리는 처참한 소식만이 전달되었다.
정신을 차리려 해도, 그녀의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려 해도 그의 귓가에는 '날 구해줄거지?'라며 웃음을 섞은 목소리 그리고 '날 구해준다며'라는 울음을  섞은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기에 그녀의 장례식에 참여한 그의 머리속은 온통 어지러웠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위해서 그 시간에 할 수 있는건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어.."
머릿속에서 울리는 말에 대답을 하는 듯 작게 읖조린 그는 그녀의 빈자리를 느끼며 장례식장 한켠에서 무너져갔다.

ㅜ날 위해 울어줘

12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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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3zimq/koghM

ㅗ 너는 웃는얼굴로 죽어가며 그리 말했다. 분명 괴로울텐데, 힘들텐데. 마치 웃는표정만을 지을수밖에 없는 피에로처럼 넌 웃었다. 나는 그렇게 밝게 웃고있는 너의 얼굴이 너무나 슬퍼보여 결국 너를 붙잡고 울 수밖에 없었다. 널 위한 내 울음소리를 들으며 편안한곳으로 떠나길 빌면서...

ㅜ 날 미워하고 싫어하고 증오해줘.

126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ML866Wucksk

ㅗ 그렇게 말하는 네게서 기묘한 열기가 피어났다. 네 말을 첫 귀에 이해하지 못했더니 초점이 갈 곳을 잃었다. 분명히 내가 한 질문은 납치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 할 정도로, 내가 그에게 해주길 바라는 게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었으리라.
반 년을 너와 연인으로 지내면서 평범한 애정 표현에는 조금도 관심없던 널 이상하게 여겼어야 했다. 만나다 보면 내게 마음을 열고 점점 다정하게 변해갈 것이라 착각하지 말았어야 했다. 결국 내가 마주하고 만 건 일반적인 연인 사이에선 찾아볼 수 없는 갈망과 이기심이 끈적하게 뒤섞인 나머지 애정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을 뿐인, 네 마음 속의 끔찍한 괴물이었다.
 넌 거기까지만 말하고 방에 하나뿐인 문을 닫아버렸다. 문에 도달하기도 전에 자물쇠는 이미 잠겨있었다. 아무리 해도 열리지 않는 문을 손톱으로 긁으며 나는 절망했다.
아아, 반 년을 기다려 들은 것이 이토록 소름끼치는 고백이라니.

ㅜ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127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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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WL7bmwF+IgA


넌 그렇게 말하였다. 다만 나는 다른 것을 바랐다. 아직 미완성인 그의 취향, 그의 기호에 내 이름표를 붙여놓고 싶었다. 그리함으로써 그의 즐거움이, 그의 생의 활력이, 온전히 나에게 근거한 것이 되어 그가 어디에 있든지간에 그를 완전히 지배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 가련한 제자의 치기 어린 고백을 받아주었다. 미안하지만 내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자신을 가장 혐오스럽게 만들어 놓고도, 당신의 자녀에 취미를 전수하며 스스로를 부정할 수 없게 만든 그를.

ㅜ 저희 공연, 많이 참석해주세요!

128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maiUb9ce3QoUM

ㅗ 숫기 없어보이는 어린 여자 하나가 당차게 외쳤다. 뽀얗던 두 볼은 연분홍색 크레파스를 칠한 마냥 붉어져 달아올라있었고 갈 길을 잃은 똘망한 눈동자는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포스터 몇십장을 들고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한 장 한 장 그 포스터를 들이밀던 여자는 자신이 들고있던 포스터 뭉텅이들이 많이 줄어들었음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한숨을 길게 빼내었다.
초겨울의 서늘한 바람이 그녀의 두 볼을 식혀주는 듯 스쳐지나가고, 조용한 길목은 밝게 켜진 가로등에 의존해 제 모습을 뽐내고있다. 여자는 곧 다시 그 뭉텅이를 들고 일어서더니 당차게 포스터를 내민다.
" 공연 많이 참석해주세요! "


ㅜ 나는 겨울이 제일 좋아.

129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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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maqz4fn/XiJi6

ㅗ "나는 겨울이 좋아"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혜진이의 얼굴이 뽀얗게 빛난다. 저 웃음이 나의 것이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은 마음속 한켠에 밀어 넣은채 한결은 친한 친구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한다. 혜진의 곁을 2년째 지키는 그놈만 아니었어도, 한결은 혜진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아니, 소꿉친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혜진의 우정이라는 기준에 걸려있는 그는 혜진의 주변을 지키는 역에 충실할뿐이다.
"내가 그런걸 모를줄알아? 바보같이 웃긴"
한결의 머리속은 항상 혜진이 좋아하는 것, 혜진의 웃는 얼굴, 혜진이가 싫어하는 것 등 혜진으로만 가득채워 있었고, 겨울을 좋아한다는 것. 눈을 좋아한다는 것. 비오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소한 것쯤은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
겉으로 티내지 않으려 하는 것뿐. 그녀의 곁에서 멀어지는 것을 겁낼뿐이다. 한발짝이라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를 원하며 그림자를 자처한 그에게 혜진은 그림속의 아름다운 꽃일뿐이다.

ㅜ왜 그렇게 쳐다보나요?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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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아이는 나에게로 시선을 흘끗 돌리더니 말했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냐니. 네가 사람을 먹고 있으니까 그런 거잖아. 윤리 관념이란 게 너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거야?

"...아니야. 아무것도."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려다 참았다. 너는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해도 아마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며, 아이를 향해 있던 눈빛을 거두었다. 아이는 식사를 계속했고, 나는 아이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 나도 아이에게는 저런 취급이겠구나. 애써 고개를 돌렸지만 고기를 먹는 소리와 방 안에 진동하는 피비린내는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아이를 형태가 불분명해진 시체와 한 방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혼자 있을 수 있겠어?"
"그럼요. 당연하죠."

아이는 식사를 멈추지 않고 무표정으로 일관했고, 나는 그런 아이를 뒤로하고 문을 닫았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ㅜ 너, 나쁜 짓을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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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그녀가 말했다. 정확히는 그녀의 입이 말한 거지만. 아니 그녀의 눈이 말한 것인가. 한껏 휘어진 눈과 핏기가 생생한 뺨이 나를 놀리는 듯 했다. 지기 싫었기에 그녀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녀에게도 흔들리는 내 눈동자가 보이겠지. 하지만 피하기는 싫었다. 나는 떳떳하다. 난 내가 떳떳하다고 믿고 있다. 믿고 있었다. 저런 요망한 여자의 한 마디로 무너질 내가 아니다. 아니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웃었다.
 나쁜 짓 맞잖아, 그거.

ㅜ 뭐야? 나 무시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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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나 무시하는거야?"

내가 가만히 있으면 네가 자주 하던 말.
네가 언제나 짓던 그 표정으로 말한다. 봐도봐도 그 표정과 말은 귀여워서 작게 웃어버렸다.

그러자 너는 '해보자는거야?'라며 얼굴을 더욱 붉히면서 씩씩거렸다.

"아니."

라는 말을하면서 나도 모르게 활짝 웃었는지 너는 그대로 굳은 채 내게서 점점 멀어졌다.

ㅜ안녕? 오랜만이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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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화기를 손에 든 채로 굳었다.

아직도 악몽 속에서 내 목을 조르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를 찾아내버렸다.

식은땀이 맺힌 손바닥 안에서 전화기가 미끄러졌다. 창백하게 질린 손가락 마디마디가 더이상 그 목소리를 듣지 말고 끊어버리라며 비명을 질렀다.

나는 침묵했다. 송화구 너머에서 나직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상황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ㅜ과거가 현재의 모습으로 날 찾아와 목을 비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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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순수하게, 악의없이, 그것이 옳다고 믿으며 다가와 현재의 목을 비튼다.

현재는 그것을 보며 가만히 실소한다.

후회와, 증오와,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비웃음을 지으며, 복잡한 웃음을 보인다.

너는, 언젠가 오늘을 후회할거야. 현재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스러져갔다. 그리고 과거는, 그 일을 기억의 한편에 묻어버렸다. 과거는, 이 순간 현재가 되고, 이미 스러진 현재는, 미래가 된다.

현재는, 미래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자신이 한 일이 옳다고 믿으며 가슴을 펴고 떳떳이 살아간다. 승승장구한다. 이것이 옳았다고 믿으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며.

그리고 어느날, 현재는 과거를 마주한다. 과거는, 너무나도 당당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과거가 현재의 모습으로 날 찾아와 목을 비튼다.

ㅜ피로 목을 축이고, 살로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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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그의 뼈가 보일 때까지 해체하자 양동이는 피로 가득찼다. 한숨 푹 내쉬며 이마에 맺힌 물방울을 팔로 훔쳐냈다. 이제 거의 끝났다. 의자에 쓰러질 듯이 앉자 허기와 갈증이 솟구쳤다. 보통은 요리하고 세팅까지 하고나서야 맛있게 해치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양동이를 내 앞으로 가져오고 급한 대로 허벅지살을 들었다. 그제서야 겨우 피로 목을 축이고, 살로 배를 채웠다. 어느정도 욕구를 해결하자 한층 마음이 놓였다.

ㅜ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널 좋아한다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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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난 이미 너에게 매료되었고, 너에게 홀려버렸다.
이런 몸뚱아리는, 이제 너만을 바라보는 것 말고 무엇을 더 할수나 있을까.

ㅜ 미안해. 아니, 전혀 안 미안해.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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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역설. 눈을 피하는 네 속은 내뱉은 문장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품고 있다. 이토록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저의를 말로나마 부정하고 싶다면, 그것을 굳이 파헤치지 않기로 했다. 나 또한 네가 부인한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겉으론 뒷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 그렇다면, 너는 네게 미안하지 않은 채로, 나는 그에 순응한 채로. 이렇게 우리의 관계는 조금씩 엇나가고 있다.

ㅜ 너를 사랑하지 마.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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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오타다 네게가 아니라 내게 ㅠㅠ...!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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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내 머릿속에서 울리던 한 마디이다. 아니, 울리고 있다, 울린다가 더 정확한 묘사일까나. 나는 이 지독한 자기혐오를 떨칠 수가 없다. 명절 때 친척을 만나기 싫다. 그 싫어하는 내가 싫다. 능력자를 시기하는 내가 싫다.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내가 싫다.
이런 내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내 자기혐오는 내 입을 조종해 말로서 그 손을 깨물어 버릴지라.

ㅜ 아버지,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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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아버지, 아버지. 문득 떠오른 활자가 누군가를 정확히 지칭하고 있지는 않았다. 정말 나의 인생 속에 존재하는 어두운 아버지인지, 독실한 신자가 부르짖는 아버지인지.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글로 나타낸다면 지우개로 지워 그 부분은 흑연이 닿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리라. 내가 해내가야 하는 삶의 길에서 잔재들을 가득 쓸어모았다. 내게 해줄 말이 있었다면, 분명히 이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치 홀린 사람처럼.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선만 피하는 내 눈앞에 책임이라는 단어가 피어올랐다. 나는 다시금 도망친다.

ㅜ 선생님, 죽을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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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나를 붙잡고 그렇게 말하는 소년은 금방이라도 창 밖으로 뛰쳐나가 제 목을 커터칼로 그어 버릴 것만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애증과 같아 보였던 눈빛으로. 그렇지만, 나는 이미 끔찍한 세월에 갉히고 있단다. 너는 너의 벌을 받으렴. 사람은 죄와 현실을 피해서는 안돼. 죽어가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야. - 라는 진부한 소리를 뱉어 낼 수는 없었으므로 가만히 소년의 눈을 들여다 보는 것이 전부였다.

ㅜ 시퍼런 빛은 왜 시퍼런 빛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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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소녀가 물었다. 무척 맑은 목소리였다. 눈동자만 옆으로 굴려 소녀를 흘긋 쳐다보았다. 소녀의 하얀 원피스가 바람에 살랑였다. 그 하얀색을 눈에 담다가 다시 눈동자를 굴렸다. 앞에는 시퍼런 바다가 넓게, 아주 넓게 펼쳐져있었다. 소녀가 그렇게도 궁금해하는 시퍼런색의, 시퍼렇다 못해 검은색의 바다가. 넓게, 깊게.

".....몰라."

목소리가 갈라졌다. 쇳덩이가 목구멍에 들어앉은 것 같았다.
오늘도 죽는데 실패했다. 소녀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바람은 멎었고, 바다는 시퍼랬다.

ㅜ 안녕. 이제 우리는 서로 몰랐던 사람으로 되돌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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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숨이 껄떡껄떡 넘어가면서도 그는 상당히 침착해보였다. 마치 잠들기 전 주변을 정리하듯, 옷 매무새를 다듬고, 핏자국 묻은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덕분에 내 머리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미친듯이 박동하는 심장과는 달리 내 목소리는 차분하고 사뭇 다정하기까지 했다.

"되돌아갈 수는 없어요."

서늘한 그의 손을 붙잡고 중얼거렸다.

"한 번 당신이 나에게 애정을 주고, 신뢰를 주고, 마음을 줘 버린 이상,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당신만이 떠나버리고, 나는 평생 사로잡혀 살아가겠지."


ㅜ"그럼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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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예리한 칼을 쥐어주며, 부드럽게 네가 말했다. 상냥하게 말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구나. 당신.
다 내보이지 않는 웃음이 참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너를 죽이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죽여달라는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도 내가 싫었잖아? 빨리."

눈이 시큰하다.
너는 이내 멀거니 서있는 내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ㅜ이름이 기억나질 않네.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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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한 때는 무서울 것 없이 높게 치켜 오른 명성을 누르지 못해 날 내려 보던 너였는데, 지금 이 꼴을 봐. 인간이란 참 가증스러운 존재 아니니. 따위의 독백이 욕지기와 함깨 끓어오를 때, 내 이름 조차 기억 하지 못하는 너의 모습은 퍽 우스웠다.

어때? 좀 살만 해? 

누구였지, 너.....

다시금 날 기억 하지 못할 때. 난 결심했다. 이 애를 바닥에 쳐박게 해주겠다고, 내 처절했던 시절을 기억하게 해주겠다고.

나? 너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파생 된 아이.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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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 죽지 못해 살지는 마.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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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UiYOw0XME

(쳐박게 - 처박게로 정정, 시절을 과 기억하게 사이에 반드시 추가)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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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그렇듯 서늘한 것이었다. 죽음을 빙자한 끈적한 액체가 늪처럼 발끝부터 달라붙어 질척하게 매달렸을 때에도, 후회는 커녕 과거조차 담지 않을 시선으로 늘 그것을 바라보곤 했다. 폐허의 위에 서 있는 그는 항상 군림하는 자였으나 그 아래 보종하는 자가 없기에 허울에 좋은것에 불과했다. 황금이라 생각했던 것은 녹이 슨 구리빛에 불과했다. 그것을 늘 알고 있었으나 항상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ㅜ그렇지, 차마 살지 못해 죽어야지.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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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을 듯한 겨울 날, 네가 태평한 얼굴로 말했다.  언제부턴가 습관처럼 해대는 그 말에 나는 무디어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일까, 오래된 궁금증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었다. 나는 보통 적당히 대꾸해주고 굳이 파고 들지 않았다. 우리 사이는 익숙하지만 친밀한 무엇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너는 나를 찾았고, 나는 너를 찾았다. 비정상적인 관계에 평범한 질문 하나 쯤도 괜찮겠지. 순간의 변덕으로 물었다.  "왜, 힘든 일이라도 있어?" 네 눈이 동그랗게 뜨여졌다. 그리 의외였나. "왠일로 걱정해주네? 그냥, 뭐. 너도 알잖아, 내 사정."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폐쇄된 곳에서는 작은 일도 큰 사건처럼 불려지기 마련이다. 네 이야기는 남의 입에 자주 올랐고 나는 듣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이제 네가 속에 뭉쳐 놓은 쇳덩어리를 뱉어냈으면 했다.  "소문이란 건 믿을 게 못 되니까. 게다가 그건 네 입으로 말한 개 아니잖아. 믿을 게 못 되지."  네 얼굴이 와그작, 일그러졌다. 항상 무미건조한 사람이 지은 사람다운 표정은, 핏방울이 눈물로 나오려는 듯이 보였다.  "나는, 네가... 그러니까 너도...날, 나쁘게.."  눈물이 한 웅큼씩 터져 나왔다. 수많은 날들을 말들에 싸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아이의 속은 문드러져 있었다.      "쉬이, 시간은 많으니까. 네가 먼저 말해주는 걸 기다리고 있었어. 뭐, 결국 내가 물어봤지만."    아직 해는 중천이었고 너와 보낼 시간은 차고 남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갈 시간이었다.

ㅜ날 기만한 죄는 크단다. 네가 상상을 뛰어넘는 대가를 치루게 될거야.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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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렇게 저주했지만, 희대의 사기꾼은 그저 실실 웃을 뿐이었다. 항상 그의 인생이 그랬듯, 그는 항상 빠져나갈 구멍을 수천개나 만들어두었고, 그를 저주했던 이들 중 누구도 그 구멍의 반의 반조차 막지 못했기에 그의 웃음은 멈출 수 없었다. 대가? 응보? 항상 그의 상상을 뛰어넘지는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사기꾼은 낄낄 웃으면서 뒤로 돌아서고 말했다.

 ㅜ 대가? 아주 나-중에 치르도록 하지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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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게 낄낄 거리며 내 면전에 저딴 저속한 말을 내뱉던 너를 난 똑똑히 기억한다. 나-중. 너의 나중은 언젠데? 그 말을 나도 똑같이 뱉어주지 못한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 백번이고 후회 했지만 집어 삼킨 나의 잘못 또한 그릇됨을 인정 하니 아무 말도 못 하고 마는 것이다.

ㅜ 광명을 찾아봐, 어디. 찾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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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열심히, 최선껏, 매달려있을 이름을 찾아봐. 침엽수의 가시 따위 너에게는 흔했잖니. 그 많은 소원들 중 널 고발하는 쪽지는 어디 달려 있을까? 자수를 해도 늦었어. 내일 새벽 등을 올리기 시작하면, 네 친구 모두가 네 악행 적힌 종이를 읽게 되고 말 테니.
자, 손전등을 높이 치켜들어. 찾아봐. 냉혹히 빛나는 이름을 똑딱똑딱 시간 제한 안에 찾을 수 있을까?
ㅜ 네가 원해서 하는 공부잖아. 왜 엄마한테 신경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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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알고있다, 물론 나도 알고있었다. 하지만 어느 한 곳도 나의 감정을 받아줄 수 있을 만한 곳을 없었다.
가장 근처의 분풀이 상대. 나쁘다는걸 알고있지만 어쩔수없었다. 엄마, 미안해요- 라고 말할 용기같은것도 없었다.
오히려 왜 내 짜증을 안받아주는지에 대한 분노만이 앞섰다.

ㅜ 어째서 저를 무시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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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저를 무시하시는 겁니까?!
저는 당신을 사모합니다!! 어찌하여 이 아름다운 감정을 당신은 모른체 하며! 무시하며! 소생을 우습께 생각 하시는 겁니까!!?
제발 저를 생각해주십시오..
그 생각이 공포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이여도 괜찮습니다!!
그러니 저를 항상 생각해주십오...

ㅜ 감사했습니다,그대를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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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어머니께 차가운 녹차를 가져다드리고 대나무 얽힌 찬 바닥에 무릎을 대었다. 지하로부터의 한기에는 이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감사하다. 그대를 잊지 않겠습니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마지막 말씀이었다. 그대는 분명 할아버지로 보였다. 이른 추위에 반팔 티셔츠를 배에 덮었다. 어머니께서 어느새 가방을 들고 내 뒤에 와계셨다. 나는 얼른 일어서 어머니를 앞서가 차문을 열었다. 어머니는 가방을 조수석에 던져넣으셨다.

"엄마, 엄마 어머니는 금실이 좋았어?"
"아니, 50 때까지 아버님께 맞고 살았다. 감사는 개뿔."
난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비어가는 물잔에 마지막으로 붙어있었을 기억들은 대체 어떻게 왜곡되었을까.

ㅜ 너는 내 자랑이다. 네게 욕심을 많이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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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몇 번이고 되뇌어 어린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힘들다고 말 하나 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눈을 빛내며 앞을 향해 나아가는 나의 아이다.
언젠가 말을 걸어 왔다. 힘들다고 했다. 그럴 생각이 들 때면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러다 보면 생각이 없어진다고 답했지.
무엇을 달성해 줄까. 무엇을 할 것인가.
네 덕분에 나는 가득 찼다. 네 덕분에.
너는 내 자랑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ㅜ 네 말을 자르고 나서 나는 이리 말할 거야. 미안하지만, 여기부터 실례하겠습니다.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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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그는 접이식 의자를 샀어요. 편의점은 참으로 신비하고 모든 물건을 갖춘 공간이네요, 사람 냄새 빼고 모든 냄새가 다 모여있어요.
"무엇을 더 필요로 하시나요"
앞치마를 정돈하기도 전에 태엽 로봇처럼 질문해 버렸어요. 봉투를 드릴까요? 불법이지만 손님이 왕이니까요. 겸손하게 두 손 모으고 볼을 경련시키면 당신은 절 철덩어리 자판기처럼 두드리면 된답니다. 마주 웃어보일 필요 있는 대상은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라고요.

"주문요?"
"네."
"네 말을 자르고 나서 나는 이리 말할 거야."
완전한 꼴불견이다. 아직은 이렇게만 생각했어요. 오늘 마실 소주가 한 병 늘었네?
"미안하지만, 여기부터 실례하겠습니다."
그는 접이식 의자를 펼쳐 내쪽으로 내리쳤어요. 전 폭력이라 생각하고 화들짝 놀라 비상벨을 눌렀죠. 그는 제 옆에 접이식 의자를 고이 내려놓았어요.
"왜 점원은 서 있어야 하죠? 앉아계세요. 사람 냄새가 안 나요."
그는 동전을 짤랑대며 슬슬 걸어갔고, 전 그를 멍하니 지켜보았습니다.


"그게 비상벨을 누른 이유라고요?"
"네. 그러니까 그분의 팔을 이만 놓아주세요."
"요즘 기승인 강도인 줄 알고 신나서 출동했더니만."
"아야야. 놓아줘요."
"성과보다 멋진 광경을 봤네. 오늘 마실 소주 한 병을 아꼈어."

ㅜ 비밀이야! 우리 엄마랑 아빠랑 사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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