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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5: 88) 외눈박이 아저씨
1
별명 :
이름없음
작성시간 :
16-08-07 18:51
ID :
drqdezIXoJ1co
본문
내가 중학생 때 꾼 꿈이야. 1년 내내.
학교에서 이 이야길 바탕으로 쓴 소설이 있지만, 여기서는 내가 빼먹고 안 쓴 이야기라든지. 다 쓸 거야.

외눈박이 아저씨. 잘 지내시나요?
전 지금, 잘 컸어요. 이제 대학교를 바라보면서도, 아저씨가 말한대로 꿈은 버리지 않고 있어요.

스레더즈에게도 외눈박이 아저씨가 왔음 해서. 힐링된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는 내 인생의 커다란 기둥이야.

이야기, 시작할게.
40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zRW5boQch++

나는 곰인형을 안고 돌아다녔어. 원래는 외눈박이 아저씨가 왔거든. 늦어도 3~5분 안에.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

41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zRW5boQch++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빗방울을 맞은 거야. 하늘은 맑은데.
여우비가 내린 거지. 주변에 나무같은 것도 없었어. 좀 멀리 걸었나?

저기서 걸어오는 신사는 아저씨인가?

42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zRW5boQch++

아저씨는 우산을 접은 채로 뛰어왔어. 그러더니 펴서 나에게 씌워졌어. 나중에 보니까 왼쪽 어깨가 젖어있더라고. 푸욱.

"미안해요. 많이 늦었죠?"

43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zRW5boQch++

>>42 안그래도 젖었는데 왼쪽 어깨가 상대적으로  더 심했어. 물방울이 떨어지고.


곰인형은 오늘 못 노는 것을 알고 축 처졌어.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너, 꽤 귀여웠어. 아, 지금도 귀여워.

44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zRW5boQch++

학교라서. 집에서 더 이을게.
야자 죽..  아니야.

45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외눈박이 아저씨는 회중시계를 꺼냈어. 나는 까치발을 들고 슬쩍 바라보았지. 시간이.. 12시 30분? 31분? 그 정도에 멈춰있었어. 초침이 움직이지 않고.

46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내 눈길이 느껴졌는지 시계를 집어넣었어.

"루프와씨. 당신이 사는 곳은 어떤 곳이에요?"

갑자기 그렇게 말을 걸어서 좀 당황스러웠어.

47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그냥, 뭐.. 대충.."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안왔어. 지금이라면 대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곳은, 이곳처럼 아름답나요?"
"아뇨."

바로 답했어. 딱히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48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아저씨는 말했어. 난 꿈이 있다고.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기뻐하는 사람 곁에는 자신도 웃으며, 슬퍼하는 사람 곁에는 자신도 울면서. 서로 공감하고 마지막은 예쁜 이별로 끝내고 싶다고.

"꼭?"
"꼭. 그래야 해요."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지.

49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저와도요?"

아저씨는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우산을 접었어. 어느 새 비가 그쳤나봐.

"이별은 있어야 하는 거에요."

아저씨가 말했어.

50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그래야지 만남이 생기는 거니까."

그 당시 나이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어. 지금은 무슨 말인지 대충 감은 오겠는데.
저 말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아저씨를 기다리는 것 같아. 이별을 했으니까,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51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생각나는 여름 이야기는 끝이야. 가을 이야기는 조금은 무서워. 난 그 가을 꿈 때문에 깨자마자 구토하고.. 뭐, 그랬지?

52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DLMVgVLdHcI

딱히 달갑지는 않은 꿈이긴 하지만.
아저씨 이야기를 잠깐 하고 갈까. 아주 소소하게.

53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그냥, 무서움을 조금 덜어낼려고. 내 인생의 최악의 악몽이지.

아저씨는 요리를 좋아했어. 특히 샌드위치 만들기. 가끔 가지고 올 때마다 다 다른 샌드위치를 들고 왔어.

54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햄, 에그, 치즈.. 하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토마토도 있었어. 빵과 빵 사이에 토마토. 난 토마토는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는 않았지만. 요리는 나름 잘했어, 그는.

55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 글이 날아갔어. 슬퍼.

아, 곰인형이 자신도 샌드위치를 먹겠다면서 입가? 에 가져다 댔는데 빵 부스러기만 묻은 거야.

56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그러더니 나무 밑으로 가서 엎드려 눕더니 "나 우울하오.." 분위기를 풍겼어.

너무, 귀여웠어. 딱, 입 삐쭉 내민 토라진 아이 같았어.

57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아. 외눈박이 아저씨는 레몬과 포도를 좋아했어. 샌드위치를 다 먹고 나면 항상 포도 한 송이나 레몬 하나를 다 먹어버리곤 했지.

58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oekUy/HOSY

오늘은 이만 잘게. 눈이 감기네. 잘 자.

59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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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gNTRjnFVyGg

미안. 수능 준비한다고 해서 못 왔어. 계속 이을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아저씨 이야기를 계속 할까?

60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gNTRjnFVyGg

가을의 악몽 이야기도 할 거야. 그 전에 조금 더 아저씨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아저씨는 달콤한 걸 좋아했어. 단 것이라면 꼼짝 못 했어. 초콜릿을 엄청 좋아했지.

61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gNTRjnFVyGg

아저씨는 항상 고장난 시계를 들고 다니며 들판 위를 거닐었어.

자신은 모든 사람의 꿈을 관찰한다고 했지. 어쩌다 나처럼 만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항상 새로운 꿈 이야기를 해줬어. 자신이 본 것이겠지.

62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gNTRjnFVyGg

하지만 그는 악몽을 없앨 수 없었어. 그냥 지켜보기만 할 뿐.

조금은 잔인했지.

63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gNTRjnFVyGg

좀 있다 올게. 좋은 하루 보내.

64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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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OvXtjrwtQqI

오오 신기하다

65
별명 :
★b1Yt9eWt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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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wQGK/uKtBYQ

미안. 자꾸 늦게 오네. 안녕. 예비 재수생 되었어. 하하.

외눈박이 아저씨. 저 꿈이 생겼어요. 축하해주세요. 네?

66
별명 :
★b1Yt9eWtzq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안녕, 가을이 되었어요. 아저씨. 아저씨는 왜 안 오시는 건가요?

꿈에 아저씨가 나오는 횟수가 줄어들었어. 일주일에 5번으로 시작하더니 점점, 3번, 2번.

급기야 아예 안 나오는 경우가 생겼어.

67
별명 :
★D3gjrzd88X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별명 뭐로 했는지 까먹었어. 바꿔가면서 할게. 으으.

나는 고개를 숙여 책상에 머리 박고는. 아저씨는 낙서하면서.

68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아, 진짜 뭐였지? 별명이 기억 안 나.

아저씨가 보고 싶었어. 그냥 보기만 해도 좋으니까.

단지 그뿐이었는데.

69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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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wQGK/uKtBYQ

아, 별명 찾았다.

어느 날, 꿈을 꿨어. 아주아주 까만 꿈이었지. 까만 꿈속에서 나는 눈을 비볐지.

그때, 손가락에 말캉한 게 느껴졌어.

70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그것은, 내가, 잘못, 봤기를 바랐는데.

내 온 몸에는 짧은 곡선이 여기저기 새겨졌고.

그것은, 곧 움직여서.

눈이 되었어.

그것들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어.

71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나는 이리저리 도망치다, 가끔은 눈알을 밟았어.

그때, 연두부인지 젤리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말랑한 것을 밟은 그 끔찍한 느낌과 함께, 발을 떼면 붙어나오는 그 점액들은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72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공포가 되었어.

73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그러면 나는 구역질과 함께 토했지.

나온 것은 토사물이 아니라 눈알들.

그것도 전부 나를 쳐다보는.

74
별명 :
★4IqFLvJWR7
기능 :
작성일 :
ID :
drwQGK/uKtBYQ

나중에 올게.

7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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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sqDUvGhs1N6

헐..대박 스레주 글솜씨가 너무 좋아서 흐름도 안끊기고 완전 몰입했어.. 아저찡..

76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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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75 부끄럽네, 조금. 고마워.

안녕. 오늘은 좀 일찍 왔어.

77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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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저 가을 이야기를 끝맺고, 나는 다시 장기간 못 올 거야. 외눈박이 아저씨 이야기는, 계속 되겠지만.

78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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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눈은 전부 나를 향하며.

시선은 내 몸을 꽁꽁 묶었어

목, 다리, 팔, 배...

79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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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그리고 그것은 날 갈기갈기 찢었지. 외눈박이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어.

80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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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문득 떠오른 한 가지

꿈을 지켜보기만 할 수 있다는. 아저씨.ㅣ

81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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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80 오타, 미안.

아저씨는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82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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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아저씨. 나는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데. 아저씨는 손 하나도 뻗지 못하시나요.

83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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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제 꿈에 걸어와서, 저에게 손을 내밀어주세요.

84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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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그거면 되요.

85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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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84 되 -> 돼 머리까지 뒤죽박죽이네

아저씨는. 가을이 지나기까지. 오지 않았어.

미웠어.

86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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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너무 미웠어.

다시 안 왔으면 좋겠어.

87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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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그런데 내가 왜 그와 다시 친해졌을까.

이유는 겨울에 있었어.

88
별명 :
★4IqFLvJW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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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rmEh5GjuPdQU

다음에 올게.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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