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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284: 68) 재 이야기.
1
별명 :
이름없음
작성시간 :
16-12-20 19:35
ID :
dasi9GhB7DbOI
본문
대학생활이라는 단어는 자유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저명한 인사가 했던 말은 아니고, 그저 나의 생각이다. 12년의 세월동안 학교는 배움과 가르침, 그리고 통제와 수용의 장소지만, 대학 생활이라는 울림은, 비록 대학이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구속받지 않을듯한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내 말에 공감하거나 하지 않는 많은 초중고 학생들이여 날 믿어라. 실제로도 그러니까.
물론 자유는 책임을 동반하며, 방자가 아닌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쓸데없는 시간을 할애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목적이 교훈을 주기 위함은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는 교훈 비슷한 걸 얻어갈지도 모르겠다. 훌륭한 반면교사로서 날 이용해준다면 그것 또한 어느만큼 영광이다.
2
별명 :
이름없음
기능 :
작성일 :
ID :
dasi9GhB7DbOI

내 소개를 하기 전에 조금 밑밥을 깔아보도록 하겠다. 보통 영감이라고 말하는 귀신을 보고 느끼는 능력이 사람마다 다르다는건 모두 알고있을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걸 도체 부도체 반도체로 표현하길 좋아한다. 혹여나 저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도체는 전선같이 전기가 잘 통하는 물체, 반도체는 일정 조건 하에서 통하거나 통하지 않거나 하는 물체, 부도체는 나무처럼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물체를 뜻한다. 신내림을 받은 무당은 도체고, 영감이 아예 없는 사람은 부도체라는 말이다. 이해가 되었으려나? 태어난 대로 살았으면 나는 부도체로서, 한평생 그쪽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삶은 변화의 연속, 나 개인은 부도체지만, 아쉽게도 내 동생은 도체다. 내가 알기로는 신내림을 받는것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물론 먼저 세상에 나온 사람으로서 그런  상황을 모른 척 넘어갈수는 없었고. 멋모르는 정의감에 불타던 어린시절에 마냥 내가 히어로라도 된 것 처럼 나서서 대신 신내림을 받았다. 그 신이 제대로 내렸는지 어땠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3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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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dasi9GhB7DbOI

이상, 이야기의 물꼬를 트기 위한 밑밥이였다.
신내림을 받은 부도체.
하지만 부도체라고 해서 전기에 면역인건 아니다. 피뢰침은 몇번이고 벼락을 버텨내지만 벼락을 맞은 나무는 결국 불에 타버리니까. 저항이 높은만큼 내구도는 떨어진다. 이건, 벼락을 맞고 숯이 되어버린.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부디 들어주길 바란다.

4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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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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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tDv+H51gBk

그럼 스레주는 신내림을 받을 필요 없었는데 동생 대신에 받았다는거야?

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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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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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o5v0oLt946

스레주.. 몸은 건강하니? 이런 거 물으면 실롄가 ㅜㅜ

6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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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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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스레주야.
글은 실화를 기준으로, 인물에 대한 캐릭터성 등등을 조금 각색하여서 쓴 괴담이야. 굵직한 사건들은 다 실화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어. 현실과 픽션을 아슬아슬하게 줄타는 괴담이 좋은 괴담이라고 생각하거든. 전쟁은 전쟁영화만큼 멋지지 않고, 연애는 로맨스소설처럼 달콤하지 않으니까. 실제로 있었던 일만 나열하면 기승전결이 없고 말이지.

따라서 내 스레의 주인공은 나이면서도 어느부분은 내가 아니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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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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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4 대신이라고 생각하는건 예전에 관뒀어.

>>5 건강해. 고마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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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 고개 ]

내가 누군지에 대해서만 신나게 얘기하고, 결국 대학 생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것을 깨달았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아무리 사나운 맹수라도 배가 고프지 않으면 이유없이 살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그 말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사바나의 사자가 사이코패스처럼 얼룩말을 학살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으므로 대강 맞는 말인 셈 치자.

혹시나 사자의 얼룩말 제노사이드 현상에 대해서 들어본 누군가가 있다면 스레 세워라. 대박 터진다 그거. 아님말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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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요지는 고개를 들이밀지 않으면 해를 입지 않는다는 거고, 눈치 빠른 녀석은 알겠지만 내가 이 스레를 세웠다는건 고개를 들이밀었다는 뜻이다.

서두가 길어져서 미안하다. 제대로 얘기하겠다.

처음 들이밀었던 고개. 대학 생활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아홉수를 지내고 대학에 진학했다. 좋던 싫던 신내림을 대신 받을 정도가 되면 그쪽에 대해 어느정도의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내 경우엔 딱히 데여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더 흥미본위로 달려들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강령술 중에 해보지 않은 강령술은 없었고 하여간 온갖 짓이란 짓은 다 하고 다녔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불행이라면 불행인게, 그런 짓을 하고 다니면서도 무서운 경험을 해본적이 몇번 없다.

괴이에 달려드는 나의 행동은 더욱더 적극적이 되었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폭주기관차차럼 미친짓을 해 대는 나의 레이더에 그 사람이 걸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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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그런쪽의 동아리에서, 그런쪽의 친구에게서, 약간은 전설처럼 떠돌아다니는 오컬트계의 선배의 이야기를 주워들은 나는 바로 선배의 탐색을 시작했다.

탐색이라고 해도 실제로 그런 주제로 '여기 귀신보는 선배 계십니까' 라고 하며 찾아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에. 기발한 나는 또 나답게 기발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드래곤볼을 본 사람이 있는가. 드래곤볼이 아니라면 아무 소년 만화라도 상관없다. '아니, 이 기는...?' 이라던가 '수상한 기가 느껴지는군...' 이라고 주인공이 말하는 연출을 본 적이 있다면 나의 아이디어에 공감할것이다. 강령술로 무언가 엄청나고 위험하고 강하고 대단한 녀석을 불러낸다면 분명 기척을 느끼고서 내가 있는 곳으로 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서, 야심한 밤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강령술을 시작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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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강령술이라고 해서 엄청 대단한건 아니지만, 사실 대단한 녀석을 골라서 부르는 방법도 모르니까, 마음을 담아서 최대한 강력한 녀석이 나오길 바랬다.

방법을 이곳에 적지는 않겠지만, 괴담판이나 오컬트판에 올 녀석들이라면 분명 한번쯤 들어봤을 방법일것이다.

강령술 자체는 순서대로 문제없이 잘 끝났다. 끝나기까지 누구의 개입도 없었기 때문에 내 작전은 실패라고 생각하며 뒷정리를 시작했다. 준비한 술을 고수레 삼아 바닥에 뿌리려는 찰나, 기척도 없이 나타난 누군가가 내 손에서 술병을 빼앗아갔다.

갑자기 손에서 술병이 사라졌기에 당황하며 소매치기의 주인을 바라보니 그 사람은 대단하게도 병나발을 불고있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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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불의의 약탈에 어리둥절하면서 말려야하나 하고 바라보고 있으려니, 나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그 여자는 이미 음주를 마치고선 어딘가를 향해 싸움을 걸듯 소리를 쳤다.

"여기에 이제 네 것은 없어. 돌아가!"

술을 뺏긴게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돌아가자니 어디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르겠고 해서 멍하니 서 있던게, 바로 전설로 구전되어 내려오는 선배와의 첫만남이였다. 물론 돌아가라는 얘기는 나한테 한 얘기가 아니고, 그 술도 내 술이 아니었다.

이후 욕을 먹었다. 그것도 아주 신나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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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8IxHMNv9D6

토지의 신을 바꿔칠 뻔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뭔지 몰라도 내가 부른 녀석이 아주 대단한 녀석이고, 그 녀석에게 바친 술을 바닥에 뿌렸으면 그 주변이 그 녀석의 영토가 되었을거라나 뭐라나, 여튼 그랬다.

술을 빼앗긴 녀석은 화가 나서 사라지기 전에 강령술을 실행한 나에게 자기 나름의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충격이나 타격같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덕분에 벼락 맞은 나무 꼴이 되었다.

지금은 시선의 가장자리 부분만 영안의 틔여있다. 이 감각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 해 볼 것이다. 다만, 지금도 벼락을 맞은 당시에 틔인 영안으로 잠시동안 본 선배의 뒤에 있던 밤보다 짙은 어둠을 잊을수가 없다.

이건 고개를 처음 들이민 이야기.
선배를 처음 만난 이야기.
벼락을 맞아버린 이야기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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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9MK+1xCqlqk

뜬금없는 소리지만, 스레주 글 정말 잘 쓴다... 부러울 정도야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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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aakpJHkJt8c

흥미진진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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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 집 ]

"너 그 집에서 얼마나 살았냐?"

선배네 랩실에서 괴담이라도 읽으며 시간을 때우고 있으려니 의자를 뱅글 돌려앉은 선배가 갑작스럽게 문맥도 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이 일방적인 질문의 공세를 '말을 건다' 라고 표현해도 되는걸까.

노트북을 접고는 몸을 돌려 선배를 바라봤다.

"집이라뇨?"
"집. 너가 살고있는 집. 홈 하우스"
"아니, 집이라는 단어의 뜻을 몰라서 물어본건 아니고요.."

대화의 방식이 너무나도 급진적이고 단도직입적이라 언제나 당황스럽다. 그보다 이 선배 홈과 하우스의 차이점은 아는걸까.

"홈은 가정, 하우스는 건물 자체. 라고 얘기하는게 한국에서의 구별 방법이지만 완전히 구라니까 나한테 그 얘기를 할 생각은 하지 마"

아니 어떻게 알았지.

"할 생각을 한 것 만으로도 사과를 받아야 할 정도야 그거"

뜨끔한다. 아니, 진정하자. 물증이 없으니까 여기선 진정하고 절대 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자. 그보다 집이라니, 무슨 의미일까.

"일단 대학 와서는 자취중이니까, 한 학기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네요."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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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뭐야, 적응 빠르잖아. 네가 생각하는 '집'은 지금 자취방인거야?"

굳이 따지자면 하우스 말고 홈, 이라고 선배는 첨언한다. 자기가 방금 홈이랑 하우스랑 다르지 않다고 했으면서 제멋대로다. 물론 폭력이 두려우므로 입밖으로는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다. 잠시 고민 후에 어릴적엔 할머니 댁에서 자랐기 때문에 집이라면 역시 할머니 댁이 떠오른다고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선배는 눈을 빛내고 자신의 팔꿈치를 자신의 무릎에 받치며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흥미가 가득하다. 흥미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좋아 집을 상상해라"

역시 흥미 외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흥미 외라고 하면 일단 설명해줄 의욕 같은것 말이다. 약간 설명을 요구하니 완전히 질렸다는듯, 이것도 모르냐는듯 대답해준다.

"재미있는거 할거니까 시키는대로 해"

부족하지만 일단 설명이긴 하다. 딱히 반론을 제기해도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으므로 시키는대로 하기로 했다.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따라해보아도 좋을것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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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일단 집을 상상해라. 가구의 위치 하나하나, 벽지의 모양, 벽지에 묻은 얼룩, 신발장에 들어있는 신발의 갯수, 신발의 종류. 너는 지금 현관에 있다. 신을 벗고 평소처럼 집 안에 들어가서 방, 가구, 벽, 천장, 바닥 하나하나 모두 만져보고 확인해봐."

그저 그렇게 집 안을 상상하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되는거냐고 물어보자, 그거면 된다고 잠자코 따라하면 된다고 말한다.

상당히 어려운 주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상상력이 뛰어난 녀석이 아니기때문에 집을 상상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상상속에서 나는 현관에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상상속의 나는 어릴적의 나였다. 약간 낮은 시선, 약간 가까운 바닥을 느끼며 노란 운동화를 던지듯 벗어두고 방 안에 들어섰다.

짧은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가 왜인지 닫혀있는 커텐을 열고 이방 저방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저녁시간인듯 노을빛이 방안에 은은히 맴돌았고, 별 문제 없이 집 안을 돌아다니던 중 현관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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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평소처럼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서 문을 향해 가던 중, 문득 위화감을 느끼고 정지했다. 누군가의 방문은 나의 상상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다. 잠깐, 혹시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던가? 위화감과 기시감과 공포감 사이에서 현관을 열지도 어딘가로 도망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으려니, 선배가 내 이마에 일격을 날린다.

"악"
"뭐야, 불렀는데 말을 안해."

불렀던가. 듣지 못했다.

"뭐, 상관없어. 생각보다 빠져드는게 빠르네."

싱글싱글 웃어댄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체셔고양이의 미소같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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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그래, 뭘 봤어? 들어봤으려나 모르겠는데, 이건 네 마음속의 숨겨진 공포를 형상화 해주는 주술이야. 주술이랄까 최면이지만. 아니, 최면도 아닌가?"
"엥, 아무것도 못봤는데요?"
"구라치지마라 죽는다"

솔직함의 보상이 살해공갈이다.

일단 진정시키고 현관의 인기척에 대해서 말했다. 다시 또 재미있는걸 들었다는듯한 흥미뿐인 눈.

"재미있네, 네 불안감은 그건가. 재미있는걸 알려줄게. 이건 강령술이 아니야. 뭔가를 보는 사람은 두가지인데, 정말로 상상력이 뛰어나서 불안감 속에서 무언가를 상상해내거나, 실제로 겪은 일을 기억해내거나."

손가락을 하나씩 펴며 두 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스스로의 상상력 대단해 라고 하며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했더니, 잔인하게도 확인사살을 해준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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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qyBuXezIIh+

"제대로 된 최면도 아니였고, 네가 상상력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으니까. 정말 겪었던 일이겠네. 어때? 기억났어? 죽고싶어졌어?"

역시 흥미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그 방문객의 정체와, 불안감 기시감 공포감을 다시 마음 저편으로 억지로 밀어넣으며, 선배를 뿌리치듯 무시하고 다시 노트북을 열어 화면을 켰다.

선배가 나에게서 흥미를 잃는데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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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fdexdEQZajE

ㄱㅅ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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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9sQQOcVD16

꿀잼! 레스주 계속해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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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ZbzJnfvyjGI

[ 걸음 - 상 ]

선배와 있었던 이야기다.

내 취미가 어둡다는건 알고있다. 그건 부정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전부 어두운것은 아니다.

선배를 알기보다 먼저 알게 된 이쪽 계열의 동료들이 몇 있다. 대부분 이쪽의 동아리에서 만났는데, 생각보다 죽이 잘 맞는다. 선배와의 이벤트가 랭크 경쟁전이라면, 이쪽의 친구들은 아케이드 빠른대전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녀석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럽게 그렇고 그런 짓을 하며 싸돌아다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그렇고 그런 짓에는 심령 스팟 순회가 있는데, 그 날도 여느 날 처럼 소위 말하는 나온다는 장소에 놀러 갈 계획이였다.

25
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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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daZbzJnfvyjGI

장소는 주변의 폐 병원, 요즘 시대에 버려진 건물같은건 찾아보기 힘들지만, 힘든 만큼 그런 장소에는 소문이 가득하다. 이 병원엔 발소리가 유명했는데, 아무도 없는 병실 복도를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는, 실로 정석적인 괴담이 돌고있었다.

아마추어끼리 가는 순회에는 슬슬 질려있었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에 바쁘다고 내 명치에 주먹을 꽂는 선배를 어떻게든 꼬셔서 파티에 합류시켰다. 프로가 끼면 한층 더 흥미로울 것 같았지만, 아무 말 없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후드를 뒤집어 쓴 선배가 뒤를 따라오는 상황은, 뭐랄까 심령현상보다 선배의 후환이 더 두려운 기분이였다.

이 싸늘한 분위기와 분노한 선배의 뒷감당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심령스팟 순회라는 본래의 목적은 대충 잊어버리고 일행에 뭉쳐서 적당히 따라가던 도중, 층계참에 있던 우리들에게 발소리가 들렸다.

26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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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daZbzJnfvyjGI

'저벅' 보다는 '타박' 에 가까운 맨발이 바닥에 닿는 소리. 전신이 짜릿해지는 감각. 일행은 전원 복도를 바라보았다. 보일리가 없는것을 보려고 노력한다. 타박. 타박. 발소리는 복도의 끝에서부터 가까워진다.

개인적으로는 선배가 괴이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오른눈으로는 복도를 보고 왼눈으로는 선배를 보고 있었다.

타박 타박. 가까워지는 발소리. 심드렁한 선배

타박 타박. 복도 앞을 지나가는 발소리. 갑자기 눈이 동그래지는 선배

타박 타박. 복도에서 멀어지는 발소리. 뒤돌아서 도망치는 선배

잠시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도대체 선배가 도망갈 정도면 뭐가 나타난건지 고민하던 찰나, 고민할 시간에 도망쳐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일행을 이끌고 선배를 따라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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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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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어! 스레주는 언제쯤 또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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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 하]

이하는 어수선하게 영문도 모르고 병원에서 끌려나온 친구들과 헤어진 후의 이야기다.

혼자 심각한 표정으로 사라진 선배를 찾다가 관두고 돌아갔다. 연락한다고 받을 사람도 아니고, 이럴 때 괜히 끼어들었다가는 화만 입는다는걸 그간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랩실에서 멀쩡한 선배를 만났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일단 그래도 조금은 걱정되므로 어제 대체 뭘 보았냐고 물어보았다. 참고로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어? 너 뭐 봤냐?"

뭔가 봤으면 쫄 필요 없었는데, 랍신다. 아무것도 못봤는데 도망친거냐고 놀리니까 팔꿈치가 명치를 가격해온다. 명치, 아프지만 그것보다 더 아픈 말이 들려온다.

"멍청아, 생각을 해 봐라. 머리는 머리카락 심는 화분이지?"

내 화분 풍성해서 매우 다행.... 이지만, 억울하게도 뭘 생각해 봐야 할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거기에 볼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내가 못 봤을 리가 없잖아. 거기다 그렇게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까지 내는 괴이다. 소리만 있는 괴이라니 들어본적도 없어. 소리인데 듣는다니 웃기네, 나 좋은말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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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다가 헛소리.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약간이나마 생기려다가 말았다. 평소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일이였지만, 약간의 반항심이 생겨 선배가 못 보는 귀신도 있는모양이네요 하고 놀렸더니 괜히 한대 더 맞았다.

"없어 임마 없다고."

선배는 리듬감 넘치게 날 구타하며 말을 잇는다.

"귀신이라는건 뭐냐, 결국엔 생에 남았던 잔류물이야. 귀신이 갑자기 생전 안 하던 일을 하지는 않는다고.

잔류물이라는건 뭐냐, 삶의 재생이라는거지. 재방송 할때 '재' 자야 알아들어? 보통의 귀신은 인간의 시각을 자극해. 별 이유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인간의 가장 주된 감각이 시각이기 때문이지. 그 다음이 청각, 그 다음이 후각. 둘은 사실상 비등비등.

중요한건 이거야. 평생 시각에 의존해 온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면 스스로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지. 하지만 평생도록 시각이 무엇인지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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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이라는 존재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게 불가능해져. 시각이라는 자극 방법을 선택하는데에 실패한 녀석들이 차선책으로 고른게 바로 청각이다. 걷는다는 이미지를 걷는 모습이 아닌 발소리로 재구성한거지.

그 귀신은 분명 살아생전에 눈이 안 보였을 거야."

평생토록 자신을 보지 못하고 죽어서도 자신을 보지 못해. 라고 말하면서, 내 명치를 두드리길 그만뒀다.

"그런건 처음봤네. 아니, 처음 들었네. 신기했어"

선배는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나에게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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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주 글 잘 쓰네. 문장이 술술 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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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 ]

내가 나이를 많이 먹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성인이긴 하다. 오컬트를 취미로 둔 성인이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난 어둠이 무섭다.

어둠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필연적으로 빛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어둠이라는건 존재가 아니라 현상이고, 그 현상은 빛이라는 존재의 부재에 의해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어둠은 존재하는게 아니고, 존재하는건 빛일 뿐인데, 그 빛의 유무에 따라서 어둡다거나 밝다거나 한다. 일반적으로 빛이 없는 상태를 어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음은 시각에 대해서 말해보자.

시각은 빛을 받아들이는 감각이다. 광원으로부터 뻗어나온 빛의 파장이 물체에 부딫혀 반사되고, 그 반사된 빛이 눈에 들어온다. 파장중에서 가시광선이라고 불리는 빨강부터 보라색의 스펙트럼만 망막과 뇌에서 인지되고, 이것을 시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둘을 섞으면 부정할 수 없는 자명한 한 단어의 진리가 나온다. 빛이 있어야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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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함이라는것은 사실 축복이다. 내가 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벼락을 맞은 날 이후로 영안이 트였다. 일반적으로 보이는건 아니고, 시야의 가장자리에서만 보인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울텐데, 리듬 게임이나 피구를 할 때의 상황을 상상해보아라. 우리는 날아오는 공, 혹은 날아오는 노트 하나하나에 모두 촛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의외로 촛점을 맞추고 있을 때 보다,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무엇인가를 볼 때 더 잘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걸 동체시력이라고 부르는건지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내가 제안하는 실험을 하나 해 보길 바란다.

안전이 보장된 보도블럭, 혹은 차도 주변의 카페에서 자동차를 관찰해 보아라. 관찰해야 하는 부분은 차 바퀴의 휠. 대부분 알고 있겟지만, 일반적으로 차 바퀴는 수레바퀴같은 구멍이 뚫린 휠을 갖고있다. 신기하게도 휠에 촛점을 맞출때는 휠의 모양이 보이지 않지만, 억지로 다른 곳을 보고 있을때엔 잠깐이지만, 휠의 정확한 모습이 보일때가 있다. 개인차는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이니까 한번쯤 시도해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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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휠을 보는 감각으로, 나는 영안이 틔여있다. 이건 뭐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것도 아니고, 골치가 아프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람은 빛이 있어야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나의 경우엔, 빛이 없어도 보인다.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 빛이 없어도 보인다. 빛 아래에 여러  상 맺음을 가지고 있을 때엔 보이지 않거나, 봐도 모르고 넘어가고, 모른 체 넘어갈 수 있는 것들도, 어둠 속에선 너무나도 또렷하게 보인다.

나는 어둠이 두렵다.

이 이야기를 선배에게 하니 아니나 다를까 코웃음친다.

"야, 어둠이 뭐가 무섭냐. 눈을 감아, 눈을."

눈을 감는다고 시각이 사라지는게 아니라는걸, 선배는 모르는 모양이다. 가장 가까운 어둠은, 눈꺼풀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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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주야. 하루에 한개의 에피소드는 적어보려고 노력중인데, 녹록치 않네. 늦어도 3~4일에 하나씩은 올려보도록 할게.

혹시나 꾸준히 봐 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거면 고마워. 이야기의 주인공이나 스레주인 나한테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봐도 좋아. 적당히 고민해서 대답해줄게.

구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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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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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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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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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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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물은 삶과 직결된다. 모든 문명은 강 주변의 평야에서 발생했고, 심지어 지금도 대도시의 주변엔 강, 하다못해 하천이 꼭 흐른다. 물이 있어야 삶이 유지되는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물은 죽음이다. 음기를 대표하는 물질이면서, 불과 태양의 반대편에 서서 어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간단히 말해서, 물에 빠지면 죽는다.

예로부터 수맥이 흐르는 땅에 이변이 많다고 하거나, 우물가나 강변에 관련한 괴담이 많은것이 그 증거이다. 그리고 이 쌓인 증거는 거짓이던 진실이던 무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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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있었던 이야기다.

" 낚시를 간다 "

그렇다고 하신다. 맥락도 없고 의미도 없는데다 이유도 없다. 가자 라는 권유형이 아니라 간다 라는 확정형인것도 거슬린다. 다행이라고 할까 대학에 오기 전엔 바닷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나도 낚시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거절할 이유가 딱히 없으니까 시간도 때울 겸 승낙했다.

바다낚시 이외에는 해본 적이 없어서 강이나 하천 낚시에 대해선 완전히 일자무식인 내가 봐도, 도저히 낚시가 불가능 할 것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장소도 장소지만 낚싯대 이외에는 미끼부터 바늘까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선배의 의중도 파악할 수 없다.

조심스레 뭘 할거냐고 물어보니 또 욕을 먹었다. 낚싯대로 하는게 낚시 말고 대체 뭐가 있냔다. 뭐....논리적이긴 하다.

일단 하자는대로 따라했다. 찌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낚싯대를 물에 담궈놓는다. 물고기가 있을 리 없는 시내 한가운데의 하천. 물에 비치는건 강 건너에 세워져 있는 건물들 뿐이다. 우리가 고기를 잡기 전에, 경찰이 우리를 거동수상자로 잡는게 빠를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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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 끝에 달린 방울이 내는 짤랑짤랑 소리를 배경삼아, 선배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 아래에는 무엇이 있냐."

뭐지, 철학인가.

물은 면이나 선이 아니라 부피다. 즉 물 아래에는 물이 있겠지.그 아래의 물의 또 아래로 쭉 내려가다보면 바닥이 존재할거고.... 고민하고 있자니, 선배가 또 틱 하고 답을 준다.

"물은 경계다. 물보다는 수면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알맞으려나? 가볍게 생각해서는 젖음과 마름의 경계지만 내가 바라는 답은 삶과 죽음의 경계다.

그리고 경계라는건 그 경계를 넘는게 얼마나 힘이 드는가에 따라서 결계와도 마찬가지로 작동해. 사실 결계나 경계나 매 한가지이기도 한데 이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고."

딸랑딸랑 하는 방울 소리와 섞여 어려운 말이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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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 아래엔 뭐가 있냐. 삶과 죽음의 경계라면, 어떤식으로 삶과 죽음을 나누는데? 삶과 죽음의 결계라면, 어떤식으로 죽음을 가두는데?

수면을 봐봐, 뭐가 보이냐. 물결, 흔들리는 찌, 반짝이는 햇빛. 하지만 수면은 그것보다 많은 정보를 포함해.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수면에 비치는 세계를 볼 수 있을거다.

물에 비치는 건물, 나무, 사람, 세계. 이 상은 물 속 깊은곳에 맺히는게 아니라, 수면이나 혹은 그 바로 아래, 아주 미시적인 "물" 에 비치는 모습이야. 죽음은 거기에 갇힌다."

물에는 평화로운 강둑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건물의 창가에 나와있는 사람. 강둑을 걷는 사람. 흩날리는 나무.

"그럼 다음, 어떤 죽음이 갇히냐에 대한 얘긴데, 당연히 물에서 죽은 녀석들이 갇힌다. 흔히들 물귀신이라고 얘기하는 그거 맞아.

수면은 경계, 곧 결계. 자기가 승천하기 위해서는 사람 하나를 끌고 들어가야한다. 그게 결계를 넘는 조건. 삶과 죽음을 건너는 조건.

물론 그런 속설은 전부 구ㄹ.."

방울이 일순간 그릇이 깨지는듯한 큰 소리를 내었고, 내가 반응할 생각도 못한 사이에 선배는 낚싯대를 번쩍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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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하하 위험해 위험해. 진짜 낚을뻔했어. 결계는 이런 간단한 자극에도 반응하니까 재미있단말야."

잡으려는게 고기가 아니라는걸 깨닫는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선배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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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lY8rn6Dsb6

꾸르꾸르 쟴쟴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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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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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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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ㅋㅋㅋㅋㅋㅋ 스레주 기다리구 있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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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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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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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가타리의 소설과 어투가 비슷한것 같아ㅋㅋ 괴이라던가 재 이야기이면 灰物語 인가 글솜씨가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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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죽음이 갖는 무게가 어느정도나 될지 생각 해 본 적이 있나? 인간의 영혼의 무게가 몇 그램 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 명이 죽으면 주변의 몇 명이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죽음 그 자체가 갖는 무게. 산 사람이 잃은 무게나, 죽은 사람이 지우고 가는 무게가 아닌 죽음 자체의 무게, 그 본질의 무게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조금 재미있는 실험을 했던적이 있다.

선배와 있었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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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있는것은 아니다. 가끔은 고독을 씹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충전할 필요가 있다. 입김이 찬 공기를 맞아 희게 날린다.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끌어올려 입을 덮었다.

평소 자주 다니던 길에서 벗어나 한적한 길에 접어들었다.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학교와 자취방 주변이기 때문에 지리는 알고있다. 이 골목에는 국화꽃이 있다. 누가 언제 죽은건지 모르지만 시들기 전에 항상 새 꽃으로 바뀌어 있다. 요즘 감성 치고는 낡은 느낌이긴 하지만, 가까운 사람을 잃은자의 마음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걸 보면 조금은 숙연해진다.

평소 행실은 바르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앞을 지나갈 때엔 그간의 죽음을 얕봤던 행실을 반성하는 의미를 조금 섞어서 잠깐 기도하듯 묵념을 올린다. 그 날도 여느 날과 같이 묵념하고 고개를 드니 거기에 그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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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하고 끓는 검은 사람의 형체.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암흑 물질을 언어 그대로 번역한 듯한 분위기다. 분노도 한도 슬픔도 외로움도 괴로움도 고통도 억울함도 기쁨도 절망도 느껴지지 않는다.아무것도 비치지 않고 아무것도 감지할수 없는 무는 강한 악의보다 두렵다.

최대한 감정을 숨겼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이 바닥에 오래 있으면서 배운게 있다. 아는척 하는건 부르는 것 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이다. 알아도 아는체 하지마라, 보여도 보이는체 하지마라, 들려도 들리는체 하지마라.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볼 안쪽 살을 씹으며 무표정을 가장한채로 뛰지 않고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집까지 따라온 기척은 없다. 딱히 피해를 입은것도 없다. 하지만 저런게 동네에 존재한다는 소문은 들은적도 없다. 책임감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동네에 돌아다니는 야생동물을 신고하는 정도의 기분으로 선배에게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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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진짜냐? 대박 미쳤 야 미쳤 야 대박인데!"

묘하게 들뜬 선배가 찾아온다고 했다.

얼마 뒤, 선배가 찾아와서는 나를 끌고 그 자리로 가려고 했다. 선배야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그 공포에서 금방 벗어난 참이라 다시 돌아갈 마음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버텼다.

거기서 대체 뭐가 죽은거고 무슨 사연이 있는건지 대충 뒷조사를 조금이라도 해 둬야 퇴치하던 퇴마하던 관찰하던 관측하던 할게 아니냐고 하자, 선배는 호탕하게 웃는다.

"없어 없어. 거기서 죽은거 아무것도 없다."

놀랐다. 그렇지만 분명히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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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험이야 실험. 아무도 죽지 않은곳에 꽃을 뒀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쭈욱. 시들기 전에 바꿔주고, 가끔 슬쩍 대놓고 보이는데에서 추모도 했다.

추모하는 분위기는 머지 않아서 계획대로 퍼졌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추모했다. 보통 추모를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 명복을 빌어주고 왠지 모르게 살아있는게 죄송스럽지 않냐? 유감이라고들 표현하지. 영어로는 바로 이 감정을 쏘리라고 한다고. 우리나라보다 더 직설적인 표현이다.

산 자의 마음은 미안함이야. 왠지 모르게 미안하다. 죄스러움. 살아 있기 때문에 미안하고, 그 죄송함으로 죽은자의 억울함을 달래보는거지. 당신은 죽었는데 나는 살아서 미안하다. 확실히 깨끗한 감정은 아니고, 확실히 복잡한 감정이긴 한데. 여튼 이 감정이 향하는 대상이 누구인가가 문제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기도와 추모의 대상이 생겨버린거다. 죽었던적도 없고, 살았던적도 없고, 존재했던 적이 없는 대상. 대상이라는 단어 자체를 쓸 수가 없지 사실? 무를 대상이라고 부르나? "없는 상태" 를 대상이라고 부를 수 있나?"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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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모순이다. 애초에 오컬트가 다 모순이지.

허공에 모여버린 감정은 감정끼리 모여서 뭉친다. 이론상으로는 그래. 그 대상 없는 감정들이 모여서 대상 자체를 만들어버린거다. 신은 부르는 자의 목소리에 반응해서 존재를 드러낸다. 신화속에서 신들의 모습이 시시때때로 다른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라고.

아프로디테는 아름답고, 헤라는 가정을 수호하고,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의 왕이지. 결국 일단 말하기는 설정놀음이라는거야. 그런 설정을 붙여서 그런 신을 숭배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으로 신이 나타난다.

우리 친구는 추모의 마음이 만들어낸 신인거야. 창조된 죽음의 신의 첫번째 목격자가 된 걸 축하한다 짜샤?"

선배는 내 어깨를 한대 치고는 방을 나섰다. 아마도 그 자리로 갈 것이다. 갑작스럽게 많은 정보를 들어서 이후에 들은 얘기는 흘려들었지만, 나중에 난 그걸 후회하게 된다.

"야, 그러고보니 너. 언제부터 그렇게 잘 볼 수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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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주야. 이번주 내로는 업데이트 하기 힘들거같아. 미안. 다음주 중으로 들고올게. 바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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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보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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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레주 필력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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