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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게시판 목록 총 129개의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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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95: 27) [1차] 시간은 금이다
1
별명 :
★XFdRzUO+V3
작성시간 :
16-12-21 01:09
ID :
BLWE9lqvRea+Q
본문
사람들에겐 늘 시간이 부족해. 지금 아무리 많다 해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턱없이 모자라지.
나에게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거야.
그렇지만 지금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
내가 앞으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고 싶어.


/안녕 만나서 반가워! 스레주가 바빠서 레스 쓰는 텀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질 수 있는 점 양해 바라. 레더들의 관심을 먹고 자라는(?) 사람이니까 레스 달아주면 매우 고맙겠어!
2
별명 :
★XFdRzUO+V3
기능 :
작성일 :
ID :
BLWE9lqvRea+Q

특별할 것 없는 2월의 오후다. 나는 내 방에 서서, 내가 이곳에 살았던 흔적을 지우고 있는 중이다.

"백이수! 짐 다 챙겼니?"

사실은 그냥 이삿짐 정리다. 내가 꾸물거리는 것을 보다 못한 엄마가 조금 언성을 높여 묻는다. 나는 짧게 대꾸했다.

"아직."

객관적으로 봐도 한참 남았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챙길 건 챙기고, 버릴 건 버려. 시간 없어. 네가 원해서 가는 거잖아."

나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과 함께 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다. 굳이 번거롭게 다른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 것은 ,부모님의 전근이나 면학 분위기 등의 이유가 아니고 순전히 내가 이 동네를 떠나고 싶다는 것을 줄기차게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가면 나도 마음을 추스르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될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진짜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일상적으로 꺼내기에는 조금 꺼림칙한 주제라서 입 밖에 내지 않을 뿐이다. 지금 엄마도 겉으로는 잔소리를 하지만 속으로는 나를 안쓰럽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3
별명 :
★XFdRzUO+V3
기능 :
작성일 :
ID :
BLWE9lqvRea+Q

이 동네에 계속 있어 봤자 싫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내 상태만 더 나빠질 뿐이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이사를 결정했건만, 몸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사실은 떠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생각해 봐도, 이건 그냥 여기가 익숙해서인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지 않고서는 분명 우울증에 걸려서 자살하고 말 것이다. 길을 지나다닐 때마다 백이면 백 잊고 싶은 기억들이, 나를 괴롭히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예전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때의 일. 나를 보며 짓던 미소와, 따뜻하던 손의 감촉. 이수야, 하고 부르던 목소리. 그 다음 순간 눈앞에 튀기는 선혈과, 고막을 때리는 자동차의 브레이크 소리,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무력한 내 모습까지, 모두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한꺼번에 펼쳐진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엄마가 부르는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왔다.

"엄마 못 도와주니까 꼼꼼하게 해라, 알았니?"

"네, 네."

마음 같아선 방에 휘발유를 실컷 뿌리고 불을 붙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휘발유가 없다. 하긴 나는 돈도 없고 배짱도 없는 게 어떻게 그런 걸 구해오겠냐만은. 얌전히 짐이나 싸야지.

4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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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WE9lqvRea+Q

처음에는 가족을 상대로 악에 받쳐 아무 말이나 내뱉다가 홧김에 나온 얘기였는데, 어쩌다가 현실로 나타나 있다.

"싫어 엄마, 나 여기서 못 살겠어! 내가 자살하면 책임질 거야? 하나뿐인 아들 죽는 거 보고 싶냐고!"
"뭐가 문제인데, 그래서 넌 어떻게 하고 싶은 거니?"
"이사 가, 그럼! 우리 집 어차피 오래돼서 불편하니까 그냥 여기 버리고 가면 되잖아? 엄마 아빠는 이 동네 안 질려?"
"얘가 못 하는 말이 없네?"
"이대로면 고등학교 안 갈 거야. 여기선 못 가. 난 혜수도 다른 중학교 입학했으면 좋겠어."

...분명 이런 식이었다, 처음 말할 때는. 지금은 다들 나름 만족하는 것 같다. 일의 내막을 잘 모르는 초등학생 동생은 확실히 좋아하고 있다.

"오빠, 엄마가 빨리 짐 싸래! 아, 그리고 이사가는 덴 놀이공원도 근처에 있댔는데, 빨리 안 가고 싶어?"
"어, 그렇구나. 그리고 내 방에 멋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미안해 오빠. 됐어?"

저 녀석은 나를 뭘로 보는 걸까. 지금은 대답할 기운도 안 나서 그냥 방에서 나가라고 손짓했다. 세상에 내 편은 없는 건가 보다. 새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5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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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WE9lqvRea+Q

어찌어찌 짐을 다 싸고 차에 올랐다. 가는 동안 나는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건물들이 갑자기 뿌옇게 흐려진다. 소매로 재빨리 왜 나는지 모를 눈물을 훔쳤다. 동생은 잠이 들었고, 운전하는 아빠와 조수석에 탄 엄마는 서로 몇 마디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적막을 채웠다. 나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은 덕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전에 학교에서 누군가 떠들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난 그때 내 자리에서 엎드린 채 무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야야, 그거 알아? 사람이 목을 매달고 죽으면 혀가 가슴 높이까지 내려온대!"
"징그러워!"
"그리고 높은 데에서 떨어지면 땅에 닿기 전에 의식을 잃는대."
"헐, 그럼 안 아프게 죽냐?"
"내가 안 해 봐서 모르지. 제일 고통스럽게 죽는 건 불타 죽는 거라더라."
"이런 얘기 그만해..."
"왜, 난 더 듣고 싶은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짜 자살할 요량으로 닥치는 대로 정보를 모았었다. 최소한 그 때 얘기하고 있던 애보다는 내가 자살에 대해 더 잘 안다. 그러다가 지금 나이에 자살하는 건 쓸데없는 짓으로 느껴져서 그만뒀다.

6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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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WE9lqvRea+Q

성인이 되어 보지도 못했는데 자살하긴 이르다고 생각했다. 채 피지 못한 꽃이 꺾이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나는 꽃잎을 피워내지 못하고 져 버린 또다른 꽃의 몫까지 피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때 그 애의 목숨을 대가로 내가 살아난 거라고 생각하니 도저히 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살기로 했다. 살아서 누구보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랬는데. 여러 날을 고민한 결과 이사를 가지 않고서는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꽃씨가 싹을 틔우려면 먼 곳으로 옮겨져야 하는 법이다.

"다 왔다, 내리자."

차가 멈추자 아빠가 말했다. 나는 동생을 깨운 후 차에서 내렸다. 시야에 펼쳐진 새로운 풍경이 나를 반겼다. 예감이 좋다. 여기라면 우울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기대해 봤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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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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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WE9lqvRea+Q

이삿짐을 푸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엄마도 아빠도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다. 분명 내가 또 짜증내고 난리칠 것을 염려해서 그러는 것이리라. 언젠가 밤에 아빠가 엄마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엿들었다. 쟤 이러다 분명 큰일난다고, 혜수가 안 좋은 거 보고 배우면 어떡하냐고. 사실 엿들었다고 할 것도 없다. 나 안 자는 거 알고, 대놓고 들으라고 한 얘기인 게 뻔한데. 그리고 나도 동생 앞에서는 자중하고 있다. 내가 하소연한다고 들어줄 애도 아니고 말이다. 일찌감치 방에 옮겨 놓은 침대에 드러누웠다. 새 집이다. 페인트 냄새마저도 향기롭게 느껴지는 새 집. 밝은 척 하고 새 친구들을 사귀고, 공부도 마음 다잡고 새로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나도 점점 밝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며 또 공상에 빠졌다. 아직 첫 등교까지는 많이 남았다.

핸드폰을 켜 보았다. 친구들한테서 카톡이 잔뜩 와 있는 듯 한데, 죄다 단톡방이다. 스리슬쩍 이사 가는 나한테는 아무도 볼 일 없다. 마음이 홀가분하다. 천장을 보고 누워서 앞으로 과거와 단절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8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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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WE9lqvRea+Q

내가 앞으로 계속 삶을 이어나갈 것은 분명하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도망치듯 왔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누군가에게 첫 눈에 반하는 것 같은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첫 등교 날에 그 결심은 보기 좋게 깨졌다. 사랑에 빠지고 말고를 내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더 멍청한 짓이었다.

9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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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lilxUtJs96U

그래서 첫 등교 날 부터 사랑에 빠지는게 한 범인은 누굽니까!!

10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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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x3pFFjPFybk

>>9 그걸 쓰려고 들어왔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11
별명 :
★XFdRzUO+V3
기능 :
작성일 :
ID :
BLx3pFFjPFybk

입학식은 지루하게 그냥저냥 흘러갔고, 다음 날 나는 반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떠들고 있고, 나는 대충 교실 안을 둘러보면서 친구가 될 만한 애들을 찾았다. 난 성격도 소극적인 편이니까 적당히 공부 잘하는 평범한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면 되겠거니 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교실 뒤편에 앉아있는 남학생 한 명이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애는 교실의 온갖 소란으로부터 분리되어 평온하게 헤드셋을 끼고 책을 읽고 있었다. 햇빛을 받아 검은색 머리카락이 반짝이고 있었다. 옆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더 이상 닿지 않는 듯 했다. 내가 여기서 언제까지고 쳐다본다 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얼마 동안 그대로 관찰하고 있었다. 몇 명의 학생들이 나의 시야를 방해하며 몰려들 때까지.

"그래서 말이야~"
"진짜?"

이리하여 나의 짧은 감상 시간은 방해받게 되었다. 저 애들한테 꺼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나는 가만히 내 할 일을 하는 척 했다.속으로는 벌써부터 그 애와 친해질 궁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오랫동안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12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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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x3pFFjPFybk

학생들 사이로 언뜻 보이는 그 애한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걸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하지만 딱 봐도 일진하고는 거리가 있다. 교복도 단정하고. 그렇다면 뭘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충동만 더 늘어난다.

"으아... 망했다."

아직도 눈앞에 그 애의 모습이 선명한 채로, 계획은 이제 어찌 돼도 좋다고 생각하며 쉬는 시간에 혼잣말을 하며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내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야, 네가 3반 이쁜이냐?"

뭔 개소리야, 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옆을 올려다보니 머리를 밝게 염색한 남학생이 책상에 기대 있다. 나는 공부 따윈 하지 않는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은 녀석이다.

"나?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그랬더니 녀석은 재밌다는 듯이 큭큭 웃으며 대답했다.

"뭐야, 그 진지한 대답은! 그냥 장난인데. 그리고 나 너랑 같은 반이다? 못 봤어?"
"못 봤어, 미안. 그리고 초면인데 누가 그렇게 말해."
"앞으로 친해지면 되지. 왜, 싫어?"

어쩌다 보니 친화력 높고 좀 별난 녀석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13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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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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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x3pFFjPFybk

"우리 아직 통성명도 안 했지? 난 서재현이야. 너는?"
"난 백이수. 근데 왜 갑자기 말을 걸었어?"

재현은 의자를 끌어와서 다리를 꼬고 앉아 말했다.

"오지랖 열라 넓은 내 성격상 어쩔 수 없었어. 친구 없다고 얼굴에 써져 있길래,  이 몸이 도와주러 왔지."
"굳이 안 도와줘도..."
"지금 여기 애들 거의 다 중학교나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봤어서 그 얼굴이 그 얼굴이야. 근데 넌 아니니까. 어디 멀리서 이사 왔어?"
"어, 맞아. 그래서 친구 새로 만들어야 하고."
"그래, 그래야지. 맞다, 사실 나 아까전부터 너 보고 있었는데."

아까 전이라면... 내가 창가 자리에 앉은 애를 보고 있을 때 재현도 나를 보고 있었단 소리다.

"아주 넋을 놓고 쳐다보더만? 성빈이 걔가 잘생기긴 했지."

남자, 그것도 같은 반 애를 좋아한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망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벌써부터 예감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신중하지 못했던 조금 전 과거의 나에게 마음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그 와중에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된 사실은 기뻤다. 나는 정말이지 답이 없는 인간이다. 제발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가능할까.

14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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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x3pFFjPFybk

인물들 프로필은 좀 나중에 올리게 될 것 같아!
바쁘고 피곤ㄴ해서 오늘은 여기까지!(양심 어디감
스토리 떠오를 때마다 어디 적어놓으면 쓸 때 편하겠ㅅ지...

15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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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qjwRkZDAhpQ

잘 보고있어. 기대하고 있을게..!

16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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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BLVX38gJ0IuRU

이수는 성빈이를 보고, 재현이는 이수를 본다는건...삼각관계군..!

17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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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0924zbysxvM

>>15  고마워 ㅠㅠㅠ 스레주의 사랑ㅇ을 받아라 얍얍!! ♥♥♥

>>16 과연 그럴ㄹ까...(코쓱
언제 어디서 막장 드라마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

18
별명 :
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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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xls4b6qjk1w

백이수...백수가 희망직업이라 백이수인가..했는데 그게 아니라 백이'수'...수여서 이수였던 것인가..! 내가 스레주의 참된 뜻을 이제서야 깨달았다...이수는 수여서 이수였어..!! 아니면 성빈이랑 재현이 두명이 수여서 2수...? 아니 이건 너무 극단적인 생각인가...

19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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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tQKBcvNLUgU

>>18 심도있는 고찰이군. 사실 등장인물 이름들은 삘이 오는 걸로 짓는데 너레더 말대로 그런 해석이 가능하네...! (무슨 (사실 백수가 어원이 맞다 카더라

요즘 시간ㄴ이 없는데 방학하면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ㄹ까...
언제 한번 각잡고 몰아서 올려야 되나 ㅋㅋㅋ

20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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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NdZwU1vihTs

나는 변명하려 했다.

"아니, 그냥 창밖 보고 있었는데."

"거짓말이지."

비록 몇 초만에 변명할 의지가 사라지긴 했지만.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실을 말하고는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재현은 조금 뜻밖의 말을 꺼냈다.

"애초에 소문낼 생각 같은 거 안 했거든? 나도 비슷한 입장이니까 말이야."

"정말?"

"그래서 동질감이 느껴지더라고. 너랑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촉이 왔지."

"뭐야, 그게."

순간 긴장이 탁 풀린 나는 힘없이 웃었다.

"너무 부담 준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어쨌든... 결론은 나랑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거야. 가끔은 연애 상담도 해주고, 하소연도 들어주고 뭐 그런?"

"그래. 고마워. 진짜 고맙다."

"고마우면 학교 끝나고 먹을 거라도 쏴."

이리하여 좀 별난 방법으로 고등학교에서 첫 번째 친구가 생겼다. 겉모습은 소위 말하는 노는 애여도 성격은 좋은 것 같았다. 내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생각하는 데 열중했던 나머지 남은 하루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수수한 인상의 여성인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시고는 종례를 하셨는데, 신학기 관련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셨기에 잘 받아 적었다.

21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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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NdZwU1vihTs

선생님이 나가신 후 나는 가방을 싸며 성빈이 쪽을 돌아보았다. 빨리 정리하고 나갔는지, 자리가 이미 비어 있었다. 그대로 나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재현의 손에 이끌려서 다음 순간 학교 앞 분식점에 앉아 있었다.

"여기면 적당히 시끄러워서 아무말 대잔치를 벌여도 듣는 사람 없어. 괜찮지?"

"어, 그렇네. 근데 무슨 얘기를 하려고?"

"너한테 하성빈에 대한 기본 정보를 알려주려는 목적도 물론 있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 고민에 대해서 졸라 많이 얘기할 거야."

"괜찮아. 오늘 학원도 없고."

우리는 대충 떡볶이와 어묵을 시키고 대화에 돌입했다. 재현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쌓여 있었기에 조금 빠른 속도로 문장들을 쏟아냈다.

"내가 뫄뫄중 나왔는데, 걔는 3학년 2학기 때 우리 반에 전학 왔었어. 그 시점에서 전학 오는 건 드물지 않냐?"

"3학년 때 전학은 별로 안 하지. 그럼 걔도 이 동네 온 지 얼마 안 된 거네?"

"그런 것 같아. 여기서 좀 먼 데 다녔다고 들은 것 같은데... 2학기니까 애들이 고입 때문에 바빠서 걔한테는 신경 안 썼고 본인도 상관 안 했어. 애가 성격이 안 좋은 건 아니었는데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

22
별명 :
★XFdRzUO+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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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ID :
BLNdZwU1vihTs

"네가 걔한테 말 많이 걸지 않았었어?"

"헐, 어떻게 알았어?"

"왠지 그랬을 것 같거든. 친화력이 좋으니까."

"내가 좀."

재현이는 굉장히 사교성도 좋고 성격도 밝은 게, 중학교 시절의 나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그런 애 옆에 있으면 나도 친구가 많이 생길 것 같았다. 그때,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일단 먹느라 이야기를 중단했다.

"떡볶이 맛있겠다! 매운 거 잘 못 먹는데 맛있어서 그냥 먹고 싶어."

"난 네가 매운맛 먹고 싶다고 하길래 잘 먹는 줄 알고 시켰는데. 아니었어?"

"한계에 도전하려고 해 봤지. 스트레스도 풀 겸?"

떡볶이를 하나 먹었다. 난 매운맛을 잘 견디는 편이라 나쁘지 않았지만, 나보다는 저쪽이 걱정이었다. 재현은 벌써부터 물을 컵에 가득 따라서 앞에 놓고 있었다.

"너무 매우면 쿨피스 시키지 뭐. 그래서 어디까지 말했더라?"

"네가 성빈이한테 말 많이 걸었다는 거?"

"아, 그래. 난 한가해서 걔하고 친해져 보려고 겁나 많이 노력했다? 근데 내가 뭐라고 물어보면 대답이 완전 단답형이야. 내가 왜 전학왔어? 라고 물어보니까 뫄뫄고 가려고. 하고 거기서 딱 끝나더라, 대화가."

"아... 그런 애들 있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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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뫄뫄고등학교고, 그 옆에 뫄뫄중학교가 있어. 절대 학교 이름을 짓기 귀찮아서 그런 게 맞다.

애들 키는 이수가 170대 초반이고, 재현이가 이수보다 아주 조금 더 크고, 성빈이는 180대 중반.

누가 앞으로 일어날 전개 다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섭다... ㅋㅋㅋㅋ 그렇게 스레주는 막장드라마를 만들게 되고...

질문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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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괜찮으면 애들 외형 좀 알려 줄 수 있을까..? 스토리 기대된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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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학기 동안 좀 친해지긴 했는데."

"니 착각일 수도 있지."

"헐, 상처받았어. 너무해."

재현은 그래도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먼저 다가가 보는 게 좋지 않냐고 했다. 나도 망해봐야 얼마나 망하겠냐고 생각해서, 시도는 해 보기로 했다. 뭘 해도 중학교 때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내 이야기 잠깐만 해도 되냐?"

"어, 물론이지."

그 뒤로 이어진 이야기는 '잠깐'이 아니었다. 재현은 한 살 위의 선배를 좋아한다고 했다. 처음 친해진 게 초등학교 5학년 때고, 좋아하게 된 건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중학교 2학년 때였다고 한다. 그 당시 생산한 흑역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그가 다채로운 욕을 섞어가며 말했다. 선배와 친해짐에 따라 공부와 자연스레 담을 쌓게 된 그는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영원히 둘이서 양아치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근데 준오 선배가 고등학교 가더니 갑자기 좋은 대학 가겠다고 공부 시작한 거야. 완전 이거 아니야?"

재현이 머리 옆에다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무슨 사정이 있으시겠지."

"1학년 때 며칠 하고 말 줄 알았더니 아직까지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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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관계 다 끊고 요즘 이상해졌어. 그래서 나랑도 안 놀아준다? 내가 누구 때문에 공부 던졌는데, 이 she follow me!"

얘도 참 고민이 많구나. 여기서 내 얘길 꺼내면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질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익숙하지 않았으며 풍경은 가는 곳마다 새로웠다.


/방학 중에 시간이 많아질 거란 건 훌륭한 오산이었다!
비속어는 자체 검열합시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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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정리합니당. 적당히 뇌내 필터링을 거쳐주세요

백이수: (이래봬도) 주인공. 키는 171cm. 머리는 어두운 파란색, 눈은 연한 갈색. 평범한 듯 하면서 은근히 귀엽게 생겼음. 마음이 여리고 소극적인 편. 어쩌다 보니 의지박약으로 작심삼일, 아니 작심일일.

하성빈: 쉬는 시간에 독서하는 유형의 사람. 185cm. 흑발 흑안. 키 크고 말랐고 비율 좋은데 주위에 기묘한 AT필드가 쳐져 있는 것 같아서 애들이 안 다가온다. 본인은 전혀 상관 안 한다.

서재현: 놀고 또 놀고. 173cm. 머리가 은은한 캐러멜색인데 당연히 염색이다. 원래 머리색은 어두운 갈색. 본인은 염색할 때마다 자연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 눈동자는 적갈색.

유준오: 현실을 직시하는 중인 (나름) 인생선배. 179cm. 머리색은 어두운 보라색, 눈은 짙은 회색. 갑자기 철들어서 부작용을 겪고 있다. 요즘의 좌우명은 노 대학 노 라이프.

나머지 내용은 앞으로 차차 나옵니다. 웅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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